인쇄 기사스크랩 [제1100호]2020-05-14 11:44

하나투어, 결국 무급휴직 칼 빼들었다

고용노동부 승인 절차 거쳐 오는 6~8월 무급휴직 실시
‘하나 허브’ 출범으로 해외 법인 필요성 낮아 대부분 청산키로
선도 여행사 무급휴직 결정, 전체 여행업계에 충격 안겨줘 지적도

국내 여행업계를 주도해 온 하나투어가 코로나19로 인해 사실상 영업이 완전 중단된 지난 2월 말 이후 3개월여 만에 창사 이래 무급휴직이라는 칼을 빼 들어 주목되고 있다.
 
하나투어는 무급휴직을 위해 고용노동부에 승인을 요청하고 결과에 따라 오는 6월1일부터 8월 말까지 3개월간 무급휴직을 실시할 계획이다. 하나투어는 주 3일 근무하는 최소 인력을 제외하고 대부분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직원들은 무급휴직 기간 동안에는 고용유지지원금만 지급 받을 수 있다.
 
하나투어는 지난 5월13일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무급휴직 신청 접수 공지를 게시했다.
 
공지 내용은 "1분기만 27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2분기 이후도 대규모 적자를 예상한다. 그룹사 내 자회사 통폐합, 해외지사 및 사무실 축소, 사옥 매각 추진 등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활용해 생존을 위한 적자 폭 축소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빨리 종식되면 기존 무급휴직 신청 건에 구애받지 않고 유급휴직으로 변경 또는 정상 근무할 수 있도록 하겠다. 올해의 철저한 준비를 통해 보상체계 및 성과급 제도를 새롭게 개편해 향후 여행시장이 회복된 후 모두가 공감할 수 있고 기여한 성과에 합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하나투어는 코로나19로 인해 고용노동부가 여행업종을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지정하자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아 직원들의 임금을 일정부문 보장해 왔다.
 
하나투어는 지난 달 20일 400억 원을 투입한 차세대 시스템 ‘하나 허브‘의 오픈으로 해외 법인의 존립 필요성이 낮아짐에 따라 해외 법인 일부를 청산하거나 앞으로는 연락사무소 기능으로 변경해 운영할 방침이다.
 
하나투어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비자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베트남을 남기고 대만, 필리핀, 싱가포르,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의 법인은 청산하기로 결정했다. 태국의 경우는 방콕에 연락사무소로 운영할 방침이다. 중국의 경우는 북경 법인만 유지하고, 상해, 청도, 서안 등 분공사 등은 폐업한다. 또 홍콩, 장가계, 상해, 청도, 서안, 계림 등 현지 법상 법인을 낼 수 없어 현지 법인과 합자 법인을 낸 곳 역시 청산 대상이다. 유럽의 경우는 영국 법인만 남기고, 미국도 로스앤젤레스 미주 법인과 하와이 지점을 청산한다.
 
하나투어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자 이미 면세점 본점 영업을 중단하고 설영특허를 반납하기로 하는 등 사업 자체의 구조 조정에 나선 바 있다.
 
한편 여행업계는 IMM PE가 제3자 배정 유상 증자에 참가해 1대 주주가 되면서 무급휴직이라는 카드를 빼내 들어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장기적인 대응이 필요하지만 여행업계 1위 업체로 여행업종을 선도해 왔다는 점에서 전체 여행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할 때 무급휴직 결정은 다소 성급한 결정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