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1025호]2018-04-13 09:42

보라카이 폐쇄 관광공해 인식 재정립 계기 마련하자
 
 
관광객 권리 보장, 관련 업계 피해 예방 차원 인식 필요

대량관광시대 혼행족 대세 등 이미 부작용 현실화 돼

여행업계 관광의 질 추구 불구 외부 환경 영향 발목 잡혀

관련 업계 관광상품 기획단계부터 공동 협력방안 모색해야
 
 
필리핀정부가 한해 200만 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는 보라카이섬을 오는 26일부터 6개월 동안 완전 폐쇄하기로 결정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필리핀정부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보라카이섬에 대한 심각한 환경 파괴에 대한 지적에 따라 6개월 동안 섬을 완전 폐쇄하고 환경 복원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관광객도 한해 35만 여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가 높아 인천-보라카이 노선을 운항하고 있는 한국 국적 항공사 및 필리핀 국적 항공사들은 오는 26일 이전 대부분 운항을 중단하고 세부 등 다른 노선 운항에 들어간다. 패키지 여행사들도 이미 예약된 고객들에게 다른 관광지로의 목적지 변경이나 전액 환불을 해주는 등 사회적 파장이 없도록 최선을 다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보라카이 전문 랜드사의 경우 6개월 동안 영업이 완전 중단돼 어려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필리핀 국적의 항공사들의 경우 보라카이 만큼 인프라가 구축돼 있는 관광지가 많지 않아 대체 노선의 영업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행업계에서는 보라카이섬 폐쇄를 ‘관광공해’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올 한해 국민들의 해외여행이 3,000만 명을 넘어 설 것으로 예상되는 대량관광(Mass Tourism)시대에 환경 파괴로 인한 관광공해는 말할 것도 없고 많은 관광객들로 인해 항공기 탑승, 관광지 줄 서기, 식사시간 대기 등 좁은 의미의 관광공해도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성수기의 불가피한 현상으로 치부하고 있지만 실제 여행업계가 자사의 고객 재창출을 위해 쏟아 붓고 있는 관광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들이 소용이 없게 된다는 점이다. 실제 해외여행 목적지에서 특정 관광시설을 이용하는데 대기시간만 1~2시간이 소요되고 있는 등 좁은 의미의 관광공해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최근 들어 여행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혼행족만 해도 이 같은 패키지 여행에 따른 좁은 의미의 관광공해를 피하려는 젊은 소비자들의 관광심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관광지의 경우 제주도는 우도의 경우 렌터카의 무절제한 진입으로 섬 자체가 마비에 이르자 제주도가 아예 조례로 렌터카 진입을 못하게 하고 있다, 또한 제주도는 렌터카의 공항 진입으로 인한 차량 정체가 심각하자 렌터카 주차장을 별도로 마련해 셔틀버스를 공항까지 이용하게 하는 등 관광공해로 인한 부작용이 국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관광공해로 인한 환경 파괴는 1차적으로는 지역 주민들과 관련 사업자의 피해이지만 이를 복원하는데 상당한 시간과 사회적 비용이 수반되는 만큼 예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여행사와 항공사 등 관련 업계는 관광객의 권리 보장과 관련 업계의 피해 예방을 위해 관광상품 기획단계부터 공동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등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정부도 관광공해 문제에 있어 제주도 우도처럼 일정 인원 이상에 대해서는 진입을 제한하거나 입장료를 할증하는 등의 대책 마련과 함께 관광지 환경 보전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강구해 나가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