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607호]2009-04-17 16:03

[현지취재] 하와이(下)

몸으로 느끼는 하와이




글 싣는 순서

하와이<上> 하와이 중 하와이, 라나이

●하와이<下> 몸으로 느끼는 하와이

눈부신 태양 그리고 미녀와 서퍼들로 북적이는 해변. 아마도 하와이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은 여행객 대부분은 이런 그림을 그릴것이다. 더불어 아름다운 바다가 보이는 호텔에 누워 사랑하는 사람과 칵테일 한 잔을 나눈다면 천국이 따로 없을 것이라 기대한다. 하지만 휴양만으로는 무언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누워만 있으면 몸이 근질거리는 ‘활동파 여행객’이라면 하와이 각 섬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액티비티를 체험해 보길 권한다. 물론 하와이 이외에 타 목적지에서도 즐길 수 있는 경험들이지만 하와이라는 배경이 재미를 두 배 세 배로 키워준다. 보고 듣는 하와이를 넘어 몸으로 느끼는 하와이를 소개한다.

하와이=이창곤 기자 titnews@chol.com

취재협조 및 문의=하와이관광청 서울사무소 02)777-0033 / www.gohawaii.or.kr

할레아칼라에서 아침을

새벽 4시, 한 치 앞도 분간하기 힘든 어둠을 헤치며 할레아칼라(Haleakala)산 정상으로 달렸다. 여행의 피로와 새벽잠을 무릅쓰고 일행이 새벽 산행에 오른 이유는 바로 할레아칼라 정상에서 아침 해를 맞이하기 위함. 구불구불한 도로를 2시간여 달리고 나서야 할레아칼라 정상에 오를 수 있었는데 정상은 이미 해돋이를 보기 위한 여행객들로 활기가 넘쳤다. 아침 7시가 조금 못된 시간, 저 멀리 구름이 조금씩 붉게 물들기 시작하자 정상에 모인 모든 사람은 숨죽여 일출을 기다렸다. 구름 사이로 붉은 해가 모습을 드러내자 여기 저기 탄성과 환호가 터져 나왔고 사람들은 이 찰나를 사진으로 남기기 위해 분주했다. 장엄하게 떠오르는 해를 보며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 허니무너, 연인, 노부부, 단체여행객, 가족여행객 등 이 순간 할레아칼라 정상에 있는 모든 이는 저마다의 가슴에 희망과 사랑을 담는 행운을 얻었다.

해발 3,055m의 세계 최대 휴화산인 할레아칼라. 하와이 언어로 ‘태양의 집’이라는 뜻을 가진 이 산은 마우이 여행의 핵심으로 알려져 있으며 해돋이를 본 뒤 자전거를 타고 산을 내려오는 코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할레아칼라 등반은 렌트카 등 자동차를 이용하는 편이 좋다. 차 한 대당 입장료는 10US$정도이며 정상에서 먹을 음식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특히 새벽시간 정상 인근 기온이 매우 낮아 방한복은 필수이며 등반 전날 일기예보를 통해 해돋이 조망 여부를 알아둘 필요가 있다. 기타 자세한 내용은 할레아칼라 방문자센터 홈페이지(www.nps.gov/hale)를 참조하면 된다.

‘두근두근 ’ 돌고래 심장 느끼기

하와이 여행 일정 가운데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돌핀 퀘스트. 돌고래를 가까이 본 경험이 없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아직까지 동심이 남아있기 때문인지 돌고래와 함께하는 체험 프로그램이 일정에 포함돼 무척이나 기뻤다. 빅아일랜드 힐튼 와이콜로아 빌리지에서 운영되고 있는 ‘돌핀 퀘스트’는 일생에 남을 추억을 선사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돌고래 가슴에 손을 얹고 두근거리는 심장 박동을 느낀 순간 정작 기자의 심장이 멈추는 듯 돌고래와의 교감은 강렬했다. 구명조끼를 갖춰 입은 일행은 안내원을 따라 바닷물을 끌어 마련한 인공 해변으로 들어갔다. 안내원이 호각을 불자 저 앞에서 무언가 빠른 속도로 물살을 가르며 다가왔는데 날카로운 이빨과 거대한 몸집에 처음에는 다소 겁이 났다. 하지만 천성이 귀엽고 다정해서인지 아니면 고도로 훈련돼서 인지 돌고래와 금세 친구가 됐다. 등을 쓰다듬는 것을 시작으로 돌고래와의 놀이가 시작된다. 몰론 등에 올라 물살을 가르는 체험은 하지 못했지만 먹이도 주고 지느러미도 만지는 등 흥미로운 시간이 이어졌다. 돌고래는 사람을 헤치지는 않지만 머리 위의 숨구멍 또는 눈을 만지는 등의 행동은 삼가야 한다. 돌고래 꼬리지느러미의 갈라진 부분을 보여주며 육지 동물의 발과 유사한 곳이라고 설명해 주는 등 안내원은 돌고래와 관련한 다양한 해설도 곁들여 유익한 시간을 만들었다. 자녀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해주고 싶어 고민하는 부모라면 돌핀 퀘스트를 힘주어 추천한다. 아이들은 물론 부모들에게도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줄 것이라 믿는다.

빅아일랜드 힐튼 와이콜로아 빌리지의 돌핀 퀘스트는 온라인 예약 사이트(http://dolphinquest.org)를 통해서만 예약이 가능하다. 리조트 투숙객이 아니어도 이용이 가능하지만 인기가 높아 2~3개월 전 미리 예약해야 한다. 프로그램은 연령대에 맞춰 다양하게 준비돼 있으며 가격은 1인당 최소 199US$에서 최대 650US$까지이다. 자세한 내용은 예약 사이트를 이용하면 된다.

스릴만점 클레이 사격

하늘 위로 솟구치는 목표물을 향해 방아쇠를 당긴다. 하와이 섬들 가운데 가장 조용하고 한적한 라나이섬에서 하와이 액티비티 중 가장 격렬한 클레이 사격을 경험했다. 목가적인 섬 풍경과 다소 어울리지 않는 체험이라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첫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클레이 사격의 매력에 푹 빠졌다. 군 사격 경험으로 두려움이 덜 했던 남성들은 물론 총을 처음 접해보는 여성들까지도 총탄에 의해 사방으로 퍼지는 접시를 보자 연신 ‘호이’를 외쳤다. 클레이 사격은 산탄총을 이용해 날아가는 목표물(접시)을 명중시키는 게임으로 사격 준비 후 ‘호이’라고 외치면 접시가 날아간다. 접시를 명중할 때의 쾌감은 어느 순간보다 짜릿하다.

새콤달콤 트럭새우

오아후섬 일주 관광 중 도로 한 편에 하얀 트럭 앞으로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을 발견하게 된다. 이들이 기다라는 것은 ‘트럭쉬림프’라는 요리로 커다란 승합차를 식당으로 개조, 인근 양식장의 새우를 조리해 판매하는 것이다. 와이키키비치를 출발해 폴리네시안민속촌을 지나면 도로 우측으로 트럭새우를 하나 둘 만날 수 있는데 이 중 한국인이 운영하는 상점도 있으니 찾아보는 것도 재미. 트럭새우는 새우를 레몬즙에 절여 조리하는 것으로 매운맛, 신맛, 마늘맛 등이 있다. 가격은 12US$정도이며 밥을 곁들여 먹을 수 있다. 자극적인 맛을 선호하는 여행객들에게는 저렴한 가격에 새우를 마음껏 맛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