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600호]2009-02-27 15:09

중국의 ‘천연 산소 창고’, 은시

중국 은시(上)

자연의 위대함을 간직한 신비의 땅

중국 중서부 무릉산맥 내지 호북성 서쪽 끝자락에 자리한 은시(恩施). 아직까지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지만 ‘대협곡(大峽谷)’이라는 자연이 빚어 놓은 어마어마한 관광 매력이 숨겨져 있는 중국의 명소이다.

은시는 대협곡과 같이 지각 변동으로 인해 형성된 여러 관광지와 토가족으로 대표되는 소수민족 문화 등이 잘 보존돼 있다. 하지만 중국 내에서도 최근에 와서야 주목받기 시작한 새로운 관광지.

전체 면적 3,972㎢ 중 65%가 산림으로 구성된 은시는 ‘천연 산소 창고’로 불리며 중국 내에서도 산림이 울창한 지역으로 손꼽힌다. 4계절이 뚜렷한 기후를 보이며 연평균 기온은 16.5℃로 여름(최고기온 29℃)에는 선선하고 겨울(최저기온 -10℃)에는 따뜻하다. 또한 은시토가족묘족의 자치주 도청 소재지로 전체 79만명 인구 가운데 토가족, 묘족, 동족 등의 소수민족이 38%에 달해 각 소수족의 풍습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우리와 인접해 있어 한국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목적지 가운데 한 곳이다. 상해, 북경, 장가계, 곤명, 황산 등 넓은 영토만큼이나 관광지도 많지만 중국 내 새로운 목적지를 찾는 수요는 계속 증가해 왔다. 수차례 여행으로 중국에서는 더 이상 볼게 없다고 섣불리 예단하는 여행객들에게 은시가 중국의 새로운 매력을 선사할 것이다.

중국 은시=이창곤 기자 titnews@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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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웅장함, 대협곡

인천과 은시를 곧 바로 잇는 항공편이 없어 일행은 중경을 여행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중국 여행시 차량으로 5~6시간 이동하는 일은 보통이라고 하지만 꼼짝 못하고 차 속에서 몇 시간씩 보내는 일은 여간 고역이 아니다. 이튿날 아침 대협곡으로 가기 위해 또 다시 버스에서 2시간이상을 있어야 했지만 협곡이 조금씩 그 웅장한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하자 상황은 달라졌다. 대협곡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차량은 더 이상 폐쇄된 공간이 아니라 대협곡을 순회하는 투어버스로 변해 있었다.

대협곡은 아직 전 구간이 개발되지 않아 4시간정도 소요되는 등반 코스가 유일하다. 등반로를 조성해 놓았다고는 하나 산세가 가파르고 고도가 높아 노약자는 등반이 다소 어려울 수도 있다. 보통은 아침 일찍 출발해 2시간 산행 후 코스 중간에 마려된 쉼터에서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한뒤 산행을 계속한다.

은시를 대표하는 관광자원으로는 단연 대협곡이 꼽힌다. 청강대협곡의 일부인 은시대협곡은 길이 108㎞, 총 면적 300㎢로 서울 면적 절반 가까이에 이른다. 버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대협곡이 웅장했다면 등반 중에 마주하는 대협곡은 신비롭다. 수 십 미터에 이르는 절벽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으며 기이한 모양의 바위가 하늘까지 닿을 기세로 뻗어 있다. 협곡으로 이름을 떨치는 관광지라고 해도 협곡 구간은 그리 넓지 않다. 하지만 은시 대협곡은 협곡이 넓게 분포해 있어 이 또한 하나의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 정도 규모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하다. 대협곡은 수많은 봉우리들이 갖가지 형상을 뽐내지만 이 가운데 마치 장대를 세워 놓은 듯이 홀로 우두커니 솟아 있는 ‘옥필봉’이 가장 유명하다. 또한 흡사 어미가 아이를 안고 있는 형상을 한 ‘모장정심’이란 바위도 산행 중 미소를 짓게 한다.

대협곡에는 지각변동으로 인해 동굴과 폭포가 여럿 형성됐다. 현재 발견된 동굴만 2백여개에 이르며 지면이 갈라지면서 생긴 한 폭포는 길이가 7.5㎞에 이른다.

기자는 시간 관계상 지름길을 통해 2시간동안 산행에 참가했다. 하산 후 다리가 후들후들 거릴 만큼 체력이 소진됐지만 기암괴석의 정기와 신록의 푸른 기운을 받아서인지 기분만은 매우 상쾌했다. 20대의 여린 여성의 몸으로 일행을 이끈 가이드는 산행 중간 중간 토가족 전통노래를 불러 놀라운 폐활량을 자랑하는 동시에 등반객들에게 기운을 북돋았다.

은시대협곡은 자연의 위대함과 신비로움을 절로 느끼게 하는 곳이다. 일행 중 한 명이 “왜 한국에는 이런 곳이 없을까”라고 탄식하며 중국을 시기할 만큼 대협곡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은시는 교통과 식사 등 여행 인프라 전체에 보완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중국 여행의 전문가로 구성된 답사단 모두는 대협곡만으로도 은시가 관광지로써 충분한 가능성을 가졌다는데 뜻을 같이 했고 기자 역시 전적으로 동감했다.

[은시 정보]

▲명 칭 : 은시(恩施)

▲위 치 : 중국 호북성 은시토가족묘족 자치주 중부. 양자강 지류인 청강 상류 서쪽 기슭에 자리하고 있으며, 북쪽으로 중경시와 접해 있다.

▲면 적 : 3,972㎢

▲인 구 : 약 79만명(토가족, 묘족, 동족 등 소수민족이 38% 차지)

▲기 후 : 연평균기온 16.5도, 연평균 강수량 1,424~1,894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