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597호]2009-02-06 16:44

[포커스] 호텔 GSA 사업

질보다 양? 양보다 질!

세일 및 마케팅은 뒷전 파트너 수 늘리는데 급급

전문성과 시장 응용력 갖춰야

최근 몇 년 사이 여행업계에는 GSA(General Sales Agents)전문 업체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GSA는 한국총판매대리점을 뜻하며 현재 호텔 및 항공사, 관광청, 골프장, 렌터카 등이 GSA형태로 등장해 운영되고 있다. 특히 호텔 GSA 업체는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호텔 갯수와 여행지역 만큼이나 우후죽순으로 급증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현재 국내 호텔 GSA업체들의 호텔 유치경쟁이 과열되면서 업체 선점과 저가요금 경쟁으로 가뜩이나 좋지 않은 여행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유경쟁시장에서 업체 선점 과열경쟁은 피해갈 수 없는 최대 난제지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단 따고 보자’라는 생각으로 뛰어드는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경우 사업체의 금전적 손해는 물론 한국 여행업계의 이미지 전체가 실추될 수도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양보다 질을 우선으로 해야 할 호텔 GSA업체들이 질보다 양을 우선 삼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GSA가 개인 사업의 비즈니스를 넘어 양국 관광산업의 교류창구의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현재 대두되는 문제점은 다시 생각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김현경 기자 titnews@chol.com

너도 나도 GSA!

호텔 GSA는 해외에 위치한 호텔들이 해외 호텔시장에서 지점이나 영업소를 개설해 판매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기 힘들다고 판단될 때, 국내 기업들을 총판매대리점으로 지정해 해당국가 또는 해당지역 내 대리점을 감독하고 홍보 및 선전활동을 전개하도록 하는 것이다.

호텔 GSA업체가 급증하기 시작하면서 일부 업계인들은 GSA를 체결하면 금방이라도 큰돈을 벌수 있을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확산됐다. 또한 여행업계가 전체적인 수익률감소로 경영난이 악화되자 일부 업체에서는 또 다른 수익을 창출하기위해 항공이나 관광청 등 다른 GSA보다 상대적으로 체결하기 쉬운 호텔 쪽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랜드사들이 호텔 GSA 업체로 전환한 경우도 많은데 이들은 필요한 서류나 관련 절차, GSA 업체의 기능을 수행할 기본적인 능력이 미흡한 경우도 적지 않다.

A 호텔 관계자는 “GSA의 경우 업체별로 계약 조건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계약서류를 확인하기 전까지 계약이 총판매대리점인지, 단순 판매대리점인지 일반 대리점인지 알 수 없다”며 “단독 판매대리점이면서 마치 총판매대리점인양 홍보하는 업체가 일부 있다”고 지적했다. GSA라면 한국 내 모든 판매권을 소유해야 하지만 무늬만 GSA업체들은 현지와 한 목소리를 낼 수 없어 변변한 프로모션이나 이벤트조차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판매 방향 잃은 GSA업체 가격 경쟁 심화

현재 여행업계는 잘 알려진 것과 같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월의 경우 호텔 GSA업체들은 전년대비 50%의 실적도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도 일부 호텔 GSA업체들은 호텔 갯수에 집착해 업체 늘리기에 급급, 수익은 뒷전이다 보니 판매담당 인력 증원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심지어 한명의 직원이 2~3개의 호텔세일을 담당하는 경우도 있다.

B 호텔 관계자는 “이러한 경우 사실 홍보나 마케팅이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채 가격으로만 경쟁하는 경우가 많다”며 “호텔의 진정한 매력과 경쟁력을 알리기보다 가격경쟁만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국 시장에서 충분히 성장해 빛을 볼 수 있는 호텔의 경우에도 GSA업체를 잘못 선정해 판매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밝혔다.

가격 경쟁 심화는 단기간 안에 현지에 판매력을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시장이 어려울 수록 더욱 가열되고 있다. GSA계약은 1년 단위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보통 일 년 안에 현지 호텔에게 만족할 만한 판매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때문에 특급호텔의 경우에도 비수기에는 수익보다는 판매에 초점을 맞춰 1급 호텔가격과 버금가는 수준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그 지역 수요가 가격으로 인해 한 호텔로 몰려 다른 호텔들도 수익부분을 포기하고 비슷한 수준으로 줄줄이 가격을 내린다. 현재 일부지역 호텔가격은 더 이상 내려갈 수 없는 수준으로 바닥을 드러냈다.

문어발식 사업은 그만!

업체에 대한 책임감 가져야

여행산업의 미래는 밝기 때문에 GSA사업은 분명 비전이 있다. 하지만 현재처럼 기본적인 현지 시장분석 및 조사 세일즈능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GSA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C 호텔 관계자는 “엔화, 달러, 위엔화 등이 급등하고 원화가치가 떨어진 상태에서 여행 업체들은 너 나할 것 없이 제 앞가림하기 어렵다. 이러한 상태에서 무조건 문어발식으로 파트너사를 늘리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호텔 총지배인이 바뀔 때 마다 한국 GSA업체가 바뀌는 현상을 보면 한국 GSA업체들이 얼마나 짧은 안목으로 GSA사업을 진행하는지 알 수 있다. 타이틀을 거머쥐는 것에 목을 매기보다는 차별화된 시장분석과 전략적인 투자를 통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성공적인 업체들의 사례를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