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595호]2009-01-16 10:44

꽁꽁 얼어붙은 봄 허니문 시장

꽁꽁 얼어붙은 봄 허니문 시장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삼성동 코엑스에서 웨덱스가 열렸다. 국내 6개 여행사와 3개 관광청이 참여했지만 실질적인 수익 창출과 실모객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전람이 주최하는 웨딩박람회 춘계 한국결혼상품전(이하 웨덱스) 행사가 이달 8일부터 12일까지 5일간 삼성동 코엑스 1층 태평양 홀에서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웨딩박람회의 상품판매력이 뒤떨어진다는 사실과 경기침체로 예년과 비교해 여행시장이 많이 위축된 상황에서 허니문시장도 예외는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행사장 규모도 지난해 행사와 큰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행사에는 여행업계에서는 관광청과 리조트, 여행사 등 총 16개가 참여했지만 올해는 ▲레드캡투어 ▲GS eshop여행(하나투어) ▲가야여행사 ▲교보여행사 ▲롯데관광개발 ▲허니문리조트 등 6개 여행사와 ▲사바관광청 ▲캐나다관광청 ▲태국정부관광진흥청 등 3개의 관광청만이 참여했다. 또한 전체 행사장소도 절반 규모로 줄어들었으며 입점 여행사들의 행사장 규모 역시 레드캡투어를 제외하고는 모두 절반 이상 축소됐다.

실속파 허니무너 증가

웨덱스에 참여한 여행사들은 장단거리를 아우르는 다양한 상품과 특전으로 예비부부들을 공략했다. 각 여행사는 허니문고객들을 대상으로 고급앨범 또는 여행용 가방 세트, 커플티셔츠, 면세점 할인권, 지역별 추가 경품 등을 제공했다. 하나투어는 전 지역 상품이 총 망라된 1백50페이지 상당의 허니문브로슈어를 제작, 배포했으며 특히 하와이 전용 상담 자리를 별도 마련해 하와이 상품 판매에 열을 올렸다. 레드캡투어는 전년행사와 마찬가지로 웹브로슈어로 상담을 진행하고 가격표만 제공했다.

전체적인 상품가격은 전년보다 약간 상승했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큰 변동은 없었다. 그러나 물가상승률을 감안했을 때 상품가가 하락한 것과 다름없다.

웨덱스를 통해 예비부부들은 꿈의 신혼여행지인 유럽상품에 관심을 많이 보였지만 예약은 푸껫과 발리, 괌 사이판 등 단거리 지역이 많았다. 장거리 지역은 비자면제프로그램으로 입국이 쉬워진 하와이와 일부 유럽 지역 상품이 관심을 얻었다.

특히 꾸준히 큰 인기를 얻어온 발리 풀빌라 상품 인기가 상품가 상승으로 인해 주춤해졌으며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푸껫 풀빌라와 보라카이 등의 지역이 인기를 얻고 있다.

웨덱스에 참가한 A여행사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워지자 허니무너들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며 “예년에는 평생의 한번이라는 타이틀로 인해 조금 무리해서라도 장거리 또는 고가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예산에 맞춰 상품 및 지역을 선택하는 실속파 허니무너들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또한 경비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클럽메드나 PIC 등과 같은 올인클루시브 리조트들에 대한 문의도 증가했다”며 “상품가도 고려하지만 현지에서 옵션이나 식사 등으로 소비되는 추가비용까지 꼼꼼하게 체크하는 여행객들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웨딩박람회 모객 한계, 입지 없어져

이번 박람회를 통해 레드캡투어와 롯데관광은 각각 약 1백건의 예약을 성사시켰으며 하나투어는 1백80건의 예약을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예약은 가예약자들이기 때문에 실수요로 전환되는 커플들이 얼마가 될지는 미지수다.

몇 년 사이 소규모의 웨딩박람회가 끊이지 않고 열리고 있다. 그러나 각 여행사는 웨딩박람회에 참여하는 대신 자체적인 상품 설명회 및 온라인 박람회를 개최하고 있어 소비자들은 웨덱스 등의 박람회를 통하지 않더라도 경쟁력 있는 상품을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

B여행사 관계자는 “해를 거듭할수록 상품 판매력이 낮아져 웨딩박람회의 경쟁력은 이제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봄 허니문 시즌을 타깃으로 앞으로 여러번의 웨딩박람회가 더 열리는데 여행사의 참여도는 매우 미미할 것”이라며 “경기 침체로 결혼 자체를 하반기로 미루거나 내년으로 넘기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어 올 봄 허니문 시장이 매우 어두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경 기자 titnews@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