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583호]2008-10-24 15:44

고개 숙인 한성항공 “하늘에서 땅으로”

운항 3년 만에 제주 포함 전 노선 운항 중단

국내 저비용항공사, 불투명한 앞날 우려 현실

국내 대표 저비용항공사인 한성항공(사장 이지성)이 지난 2005년 8월, 청주-제주 노선에 신규 취항한지 3년만에 운항 중단을 결정함에 따라 관광업계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한성항공은 지난 18일부터 김포-제주, 청주-제주 전 노선의 운항을 잠정 중단했다. 한성항공 측은 공식 보도 자료를 통해 “그간 최고의 저비용항공사로 성장하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고 이에 힘입어 경이적인 탑승률과 서비스를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유가 폭등과 최근의 환율 상승,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 등에 봉착, 결국 자금 조달에 실패하면서 운항중단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고 밝혔다.

한성항공은 운항중단 이후 (주)소시어스 어드바이저를 자문사로 선정하고 M&A를 포함한 자본유치를 진행하여 빠른 시일 안에 운항을 재개한다는 입장이지만, 여행시장의 상황이 좋지 못한데다 부채 및 회사 내부에 대한 부정적인 소문마저 돌아 사실상 빠른 시간내 운항 재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항공권 구매에 따른 환불 문제를 비롯해 운항 중단 며칠 전까지도 홍보 자료를 언론에 유포하며 자사의 건재함을 과시한 행위가 전체 저비용항공사에 대한 안좋은 이미지를 확산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심화되고 있다.

한성항공의 이번 운항 중단과 관련 여행업계에서는 그간 무작위로 설립 및 운항을 준비하던 영세사업자와 지자체의 저비용항공 시장 진출이 당분간 잦아들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한성항공의 운항 중단으로 인해 저비용항공사 역시 탄탄한 자본력과 기업 규모를 갖춘 진에어나 에어부산만이 생존해, 결국은 ‘빈익빈부익부’현상을 연출하는 현 항공시장의 모습을 답습할 것이라는 주장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 제주항공이 한성항공 예약승객들을 위한 지원방안을 적극 마련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제주항공은 기존 한성항공이 운항했던 청주~제주 노선(1일 6편)에 지난 18일부터 1일 2편의 임시편을 긴급 투입하고, 증편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한성항공 예약 피해자를 위한 특별할인 등 모든 지원방안을 검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제주항공 측은 “한성항공의 운항중단 사태에서 보듯 항공사 설립 및 운영은 어느 개인이나 개인들의 연합체, 혹은 중소기업이 운영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따라서 신규 항공사 설립시 정부가 자금 조달방법 및 향후 지속적인 투자 여력 등을 보다 엄격하게 심사해 허가를 내주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