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582호]2008-10-17 16:11

장애인도 새로운 세계를 갈망한다

장애인 패키지상품, 판매사 전무

높은 가격, 목적지 제약,

수익성 결여 등 위험 요소 많아

여행박사(대표 신창연)가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3박4일간 ‘장애인에게 여행의 자유를’ 행사를 개최, 눈길을 모았다.

해외여행 경험이 없는 장애인과 그들을 도울 수 있는 동반인 37명이 참여한 이번 행사는 여행박사가 추진하는 사회 사업의 일환으로, 3백여명의 여행박사 직원들이 매달 월급의 1%씩 모은 돈 1억원으로 행사가 진행됐다.

이번 행사의 경우 휠체어 이동시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특수 차량을 이용했으며, 호텔도 편의성을 제공하기 위해 넓은 규모의 객실을 사용하는 등 장애인들의 불편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준비들이 이루어져 많은 비용이 들었다.

이처럼 실제로 장애인 패키지여행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일반 패키지 상품에 비해 월등히 높은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여행사들의 입장이다.

여행박사 관계자는 “이번 행사에서 볼 수 있듯이 실제로 장애인들을 위한 패키지 여행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비용은 물론 이들을 위한 많은 시간과 노력이 따르는 것이 사실”이라며 “현재 여행박사도 장애인들을 위한 패키지 상품을 차별화해 선보이고 있지만 문의 자체도 미미하다”고 현실을 밝혔다.

여행박사의 사례처럼 장애인 패키지 여행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많은 무리가 따르기 때문에 상품을 구성하기가 쉽지 않다고 여행사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일반적으로 가벼운 장애를 갖고 있는 이들은 일반 패키지 상품을 선호하기 때문에 장애인 패키지 여행이라고 하면 중증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한다.

따라서 이들을 위해서는 전용차량 및 전문 가이드, 의료사고를 대비한 의약품 등이 필요하고, 그로 인해 상품 가격 및 추가비용은 더해질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패키지여행을 문의하는 대부분의 장애인들은 생각보다 높은 상품가격을 듣고는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일반 패키지 상품처럼 최소 인원을 맞춰 가격을 낮추기도 힘든 실정이다.

또한 목적지 자체도 비행시간으로 인해 한계가 있다.

비행기 내에서 장애인들을 위한 좌석은 물론 화장실, 의료 사고에 대한 대책, 이동 통로 등이 장애인 여행에 있어서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항공사에서도 장애인들에 대한 배려와 혜택 등을 제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결국 여행사란 수익을 내기 위한 기업이기 때문에 당장의 효과를 볼 수 없는 사업에 투자를 하는것은 한계가 있다.

하지만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하는 것을 여행사의 의무라 할 경우, 여행을 원하는 장애인들의 요구 또한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장애인 여행에 대한 복지 선진국의 성공 사례를 학습하고, 그들에 대한 배려를 가미한 상품을 구성 한다면 그들에게는 여행의 권리를, 여행사에게는 또 하나의 고객층을 형성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민은혜·이창곤 기자 titnews@chol.com

취재협조=여행박사 070-7017-2100.




*인터뷰-[박윤구] 한국사회복지발전 대표

 

장애인 해외여행시장 무주공산, 성장 가능성 커

장애에도 불구하고 기업가로써 왕성하게활동해 온 박윤구 한국사회복지발전 대표. 장애인 대부분이 해외여행을 꿈으로만 여겼던 지난 1995년, 장애인전문여행사 ‘곰두리여행클럽’을 설립하고 장애인 해외여행 저변 확대에 힘써왔다. 그는 장애인 해외여행 문화가 많이 발전 했지만 아직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고 주장한다.

-장애인 해외여행 실태는.

▲“몸이 조금 불편한데 해외여행이 가능할까요?”, 장애인들이 여행사에 전화해 건네는 첫 마디다. 어렵게 비행기에 오른다고 해도 일반 여행사의 경우 장애인을 고려한 시설과 전문 인력이 부족해 장애인들이 고충을 겪기 일쑤다. 일행에 뒤처지거나 버스에 홀로 남아야 하는 등 장애인들이 수치심을 느끼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장애인 해외여행의 특징은.

▲장애인들의 해외여행 욕구는 절실하다. 시각장애인에게 해외여행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공기, 음식, 분위기 등으로 충분한 감흥을 얻는다.

-장애인 해외여행에 특별히 필요한 것은.

▲장애인 행사에는 인력과 장비가 더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장애인 편의를 위한 정책 및 시설이 잘 갖춰진 국가의 경우 공항과 호텔을 포함한 대부분의 장소에 전용 통로 및 이동수단을 구비하고 있다. 또한 관광업계 종사자를 비롯한 국민 대다수가 장애인을 돕는 것을 배려가 아닌 의무로 생각한다. 여행사는 이 같은 정책 및 시설을 찾아 활용하기만 하면 된다.

-장애인 해외여행 시장을 전망한다면.

▲우리 국민 10명 가운데 1명이 장애를 갖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장애인 여행시장은 생성조차 되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장애인은 일반적으로 혼자 여행하기 보다는 가족 및 친구와 함께하는데 이들까지 생각한다면 잠재수요는 기대 이상이다.

더불어 장애인들은 선택 관광 및 쇼핑에 대해 적극적이며 봉사료에 대한 이해도 높다. 장애인 전문여행사를 표방하는 곳이 몇 있다. 하지만 대부분 영세하고 전문성이 결여돼 현재 장애인 여행시장은 사실상 ‘무주공산’이다.

장애인구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에 따라 여행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클 것으로 기대한다.




장애인 전문 여행사

 

장애인 수요 증가, 전문 여행사는 적어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이 빠르게 증가해 온 가운데 장애인 해외여행도 미약하지만 꾸준히 증가해 왔다. 2008년 10월 현재 장애인 전문 여행사가 몇몇 존재하고 있지만 그 수는 매우 적다. 규모도 영세해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광고·홍보 활동을 펼칠 여력도 못돼 입소문을 통하거나 고객이 먼저 찾아와 모객이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장애인 해외여행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 및 관련 기관에서 여러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형식적인 지원책이거나 창구가 일원화되지 못해 활성화되진 못했다.

하지만 장애인 전문 여행시장의 미래는 어둡지만은 않다. 장애인의 해외여행 욕구는 날로 높아져 가며 노인과 환자 등 ‘여행약자’ 인구가 증가하고 있고, 기업들이 장애인 해외여행을 적극 지원하면서 이와 관련한 대규모 행사도 연중 개최하고 있다.

앞으로 장애인 전문 여행사들은 서로 교류하며 노하우를 공유하고 공동 모객 활동 등을 펼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일반 아웃바운드업체들과 교류를 통해 새로운 여행지를 개발하고 선진 시스템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 이를 통해 경쟁력 있는 가격과 체계적인 여행 서비스를 제공해 장애인 여행을 활성화 시키고 안정적인 수익 구조도 갖춰나가야 할 것이다.

곰두리 여행 클럽

14년 노하우와 네트워크로 전문성 갖춰

장애인 여행의 문을 열다

장애인 전문 여행사의 시초로 알려진 곰두리 여행 클럽(대표 박용순). 현재 고문직을 맡고 있는 박윤구 전 대표가 장애인들만을 위한 여행사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지난 1995년 설립했다.

회사 설립 당시만 해도 장애인들을 위한 여행상품 및 전문 여행사는 전무한 상황이었다. 장애인도 일반 여행사의 맞춤여행 서비스를 이용하면 해외여행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패키지상품 보다 가격이 매우 비싼 맞춤여행을 구매할 수 있는 수요 층이 극히 적은 현실이다. 이에 곰두리 여행 클럽은 장애인도 저렴한 비용으로 해외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로 장애인 패키지 여행상품을 마련했다.

곰두리 여행 클럽은 장애인 고객을 대상으로 기획 및 맞춤여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항공권 발권과 호텔 예약 업무도 병행한다. 장애인 편의 시설이 잘 갖춰진 괌·사이판, 호주·뉴질랜드, 일본, 캐나다 등의 상품을 주로 판매하고 있다.

곰두리 여행 클럽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은 13년여간 장애인 행사를 진행해 오며 쌓은 노하우이다. 각 목적지의 장애인 편의시설 및 우대정책 등 장애인 여행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확보하고 있다. 또한 곰두리 여행 클럽 이용 고객과 임직원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영업력은 장애인 단체 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다.

곰두리 여행 클럽 관계자는 “장애가 있다고 해서 추가적으로 비용을 지불해야 할 이유가 없다”며 “선진국의 경우 공항, 호텔 및 리조트, 주요 관광지 등에 마련된 장애인 편의 정책 및 시설을 이용하면 장애인도 기획여행을 진행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곰두리 여행 클럽은 앞으로 장애인 전문 여행사로써의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 차별화된 상품을 기획하고 홍보활동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이의 일환으로 장애학생 수학여행 및 실버요양여행 등을 개발해 전문성을 강화해 나갈 계획. 더불어 보험 및 렌터카 등의 사업을 시작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예정이다.

문의=02)6409-7748 / www.tour24ok.com

휠체어 투어

개별맞춤 서비스로 ‘마음편한 여행’제공

장애인 여행불편 최소화 추구

지체장애인인 박호석 휠체어투어 대표는 기획여행상품을 이용해 호주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당시 호주의 장애인편의시설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한다. 이처럼 장애인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곳이라면 장애인들도 여행을 할 수 있겠다는 확신과 장애인들에게 마음 편한 여행을 제공하겠다는 목표아래 2006년 휠체어투어를 설립했다.

설립 이후 휠체어투어는 장애인 전문 여행사로써 장애인 가족여행, 장애학생 체험여행, 장애인 허니문 등 장애인 맞춤여행을 운영하고 있으며 호주, 괌, 사이판, 태국, 발리, 중국, 일본 등지의 해외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현재 휠체어투어는 개별 맞춤여행만을 판매하고 있는 탓에 출발인원이 2인 이상이면 행사 진행이 가능하지만 단독행사로 진행되는 만큼 일반패키지 여행보다 가격은 다소 높은 편이다. 고석렬 휠체어투어 이사는 “장애인들이 패키지여행을 함께할 경우 비장애인은 물론 장애인 스스로도 불편함을 느껴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마음 편히 휴식과 관광을 즐기길 원한다”며 “높은 가격으로 인해 수요가 미미한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휠체어투어는 장애인 전문여행사인 만큼 장애인 전용객실, 휠체어리프트 및 저상버스, 현지 전문가이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 장애인 여행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으며, 선택관광과 쇼핑은 지양하고 있다. 휠체어투어는 지난 3년간 장애인 여행 서비스를 제공해 왔지만 아직까지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추지 못한 상황이다. 휠체어투어 측은 “현재 장애인 여행 수요만으로는 수익을 얻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앞으로 장애인 여행 시스템을 활용해 노인과 환자 등 ‘여행약자’들을 대상으로 수익을 다변화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수익의 일부를 항상 장애인 권익향상을 위해 쓰겠다”는 뜻을 내비췄다.

문의=휠체어투어 02)736-7047 /

www.wheelchairtou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