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582호]2008-10-17 14:29

여행상품가격, 일제히 상승!

‘엎친 데 덮친 격’, 고객 이탈 불 보듯 뻔해

소비심리 위축, 해외여행 포기 늘어

연초부터 지속된 경기 침체와 불황 탓에 수익을 내지 못했던 여행사들이 결국 상품가격 인상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들었다. 여행업계의 상품 가격 인상은 성수기와 비수기에 따른 시장 논리에 공공연히 실행된 전략이지만 이번 경우는 유류할증료 인상과 최근 몇 달간 계속된 환율 급등, 그리고 성수기 낮은 수익률 등을 이유로 단행되고 있기 때문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하나투어의 경우 지난 9일, 환율 인상에 따른 여행상품 가격 인상을 결정하고 닷컴에 팝업을 띄웠다. 평균 10~20만원 정도의 가격 인상이지만 원래 상품 가격에 인상분을 더하고, 유류할증료와 기타 세금까지 포함하면 실제 30~40만원까지 차이가 나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이해를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 하나투어 외에도 평균 10만원 정도 가격을 인상하거나, 상품 소개란에 환율 차액에 따라 별도의 요금을 내야 한다고 공지한 여행사들이 많아 당분간은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A여행사 관계자는 “10월이긴 하지만 패키지 여행사 대부분이 2009년 계획을 세우고 겨울 및 봄 시즌 상품 구성과 가격을 책정하고 있는 상태”라며 “항공 요금을 최대한 저렴한 그룹이나 특가로 맞춘다 해도 현지 호텔 객실 요금을 반영해야 하는데 환율이나 유로 모두 앞으로의 변동 폭을 예측할 수 없어 적정한 가격의 상품을 구성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안타까운 입장을 토로했다.

한편 여행업계의 지속적인 침체와 함께 우리 국민의 소비 심리 위축도 가중되고 있다. 소위 지갑을 닫는 일반 소비자들이 늘어나다 보니 해외여행을 차일피일 미루거나 예약을 하더라도 포기하고 있는 여행객이 늘고 있는 것.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8월 말까지 일반 해외여행 지출액은 총 1백억2천3백8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1% 감소했다. 1~8월 기준으로 일반여행 대외 지출액이 감소세를 보인 것은 2003년 이후 5년 만에 처음.

관계자들은 경기 둔화와 환율 파동 등이 이 같은 결과에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외에도 유학연수를 위한 대외 지급액 역시 98년(-32.8%) 이후 처음으로 줄어들어 올 들어 33억4천9백10만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했다.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