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575호]2008-08-29 11:24

“태국·싱가포르, 경쟁력 잃어”

2008 여름 성수기 결산
2008 동남아시아 상반기 돌아보기


<글 싣는 순서>
근거리 주말여행 목적지가 뜬다
●태국·싱가포르 주춤

동남아 관광의 지표인 태국 방콕과 깨끗한 도시 싱가포르의 관광시장이 주춤하고 있다. 2008년 1월부터 5월까지 태국을 방문한 한국인은 33만5천5백58명으로 전년 동기 35만9천9백89명 보다 6.79% 감소했다.

또한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싱가포르를 찾은 한국인은 20만7백59명으로 전년 동기 18만6천9백18명 보다 7.4% 증가한데 그쳤다. 아웃바운드 시장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몇몇 동남아 타 지역이 성장률 25% 이상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두 지역의 성적은 초라하다.

한국관광객이 선호하는 대표적 목적지 방콕과 현대적 이미지로 관심 받는 싱가포르. 이 두지역의 침체를 비단 전체 아웃바운드시장의 불황만으로 변명하기는 어렵다. 2008년 상반기 동남아시아 시장을 돌아보는 가운데 태국, 싱가포르 두 지역 성장 둔화의 원인을 찾아봤다.

이창곤 기자 titnews@chol.com

▲악재뿐이었던 태국

2008년 상반기 태국 시장은 ‘항공 공급 감소‘, ‘유류할증료 인상’, ‘지상비 인상’, ‘쇼핑관광 실태보도’ 등의 악재들로 가격 경쟁력을 상실, 방문객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여행사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항공좌석 공급 감소를 방문객 감소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는다. 올 상반기 오리엔트타이항공(OX)과 중국동방항공(MU)이 방콕 노선 운항을 중단했으며 전세기 운항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A 여행사 관계자는 “외국항공사의 경우 국적기에 비해 항공요금이 10만원 가량 저렴해 소비자들의 상품구매 결정에 있어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방콕 노선은 공급이 늘어나는 만큼 모객이 가능한 지역”이라며 “항공좌석 공급 감소는 곧 송출객 감소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지상비 정상화’ 문제도 태국 시장의 성장을 저해했다. ‘저질관광’을 개선하겠다는 당초의 취지는 좋았지만 가격 인상으로 인한 모객 부진을 피할 수는 없었다. 또한 모객 부진은 다시 ‘노투어피’를 양산하는 악순환을 반복했다.

‘유류할증료 인상’과 ‘쇼핑관광 실태보도’ 등이 비단 태국시장만의 문제가 아님에도 태국 시장 침체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이유는 ‘저가여행’으로 인식된 태국시장의 관광 이미지 때문이다. 방콕은 20~30만원대의 대표적 저가 여행지로 각인돼 있어 8월말 현재 60만원대인 방콕 상품을 구매할 수요층이 적다는 것이다. 또한 관광지 쇼핑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보도가 이어져 태국관광에 대한 불신이 깊어졌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여행사 패키지 상품을 이용해 방콕을 찾는 여행객은 점차 감소하고 있지만 개별자유여행객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방콕 패키지 상품구매 후 추가적으로 소요되는 비용을 감안하면 자유여행을 이용하는 편이 낫다고 여기는 여행객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추세는 패키지여행사 동남아 사업부의 수익 감소 주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다. 당분간 항공공급 확대를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 가격 인하를 통한 태국 시장 경쟁력 제고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지만 좋은 싱가포르

싱가포르의 긍정적 관광이미지가 실제 여행으로 이어지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적 도시’, ‘안전하고 깨끗한 도시’, ‘쇼핑 천국’ 등 한국여행객들에게 호감을 얻고 있는 싱가포르는 최근 20~30대 직장인 수요 증가로 성장을 기대해 볼만했다. 하지만 여행사 동남아 담당자들은 싱가포르 시장에 크게 비중을 두지 않거나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 대부분이다. 우선 상품가격이 동남아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고 비교적 거리도 멀다. 동남아 근거리 목적지들이 ‘주말여행지’ 또는 ‘실속여행지’로써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데 반해 싱가포르는 그렇지 못하다. 싱가포르 여행의 주요 수요 층은 가족여행객이고 상품가격은 70만원대부터 시작된다.

B 여행사 관계자는 “싱가포르에서 박람회, 전시회 등 국제적 행사가 많이 열리는데 이 기간에는 객실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고 이 시기에는 객실마저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현지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관광시장 활성화를 위한 싱가포르 정부의 노력도 부족하다”며 “싱가포르 관련 여행상품을 구성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다.

싱가포르관광청 측은 “올 상반기 성장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싱가포르가 어느 정도 안정권에 들어선 만큼 동남아 타 지역과 비교해 성장이 둔화됐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보다 예산이 축소된 것은 사실이지만 새롭고 효과적인 제안은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다만 형식적인 행사와 관례적 지원을 다소 축소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현지 호텔 객실 가격이 비싸다는 의견에 대해 관광청 관계자는 “싱가포르는 한국과 비교해 물가가 낮은 지역이 아니다”며 “양질의 여행을 즐기려는 가족 및 직장여성들의 수요는 꾸준하다”고 전했다.

카지노산업 세계적인 확산 추세

지난 20일 싱가포르 경찰청 고위급 인사들이 외국인전용 카지노인 세븐럭 서울강남점을 방문해 카지노 관리기법 및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벤치마킹했다.

싱가포르는 60억달러를 투자해 2009년과 2011년 개장을 목표로 2개의 대형 카지노를 건설중이며 카지노산업을 통해 연 22억 달러의 수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븐럭을 운영하는 그랜드코리아레저 관계자는 “카지노산업은 호텔, 쇼핑 및 컨벤션센터 등과 함께 고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종합 엔터테인먼트산업”이라며 “싱가포르와 함께 일본 또한 이미 준카지노 형태의 카지노바를 승인하는 등 카지노 설립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일본의 카지노 개장은 우리나라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계에 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