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1231호]2023-12-15 10:58

지속 가능한 여행시장 활성화 방안 세미나 개최

오창희 한국여행업협회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KATA, 여행상품 가격 경쟁의 문제점과 대응 전략 주제로
코로나19 이후 여행업 회복기 해외여행시장 저질 경쟁 극복해야
소비자 인식 제고 방안 필요, 정부의 균형 있는 규제 방안 요구돼
  
한국여행업협회(KATA 회장 오창희)는 문화체육관광부 후원으로 지난 12월 14일 서울관광플라자 시민아카데미에서 ‘지속 가능한 여행시장 활성화 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오창희 KATA 회장, 김진국 노랑풍선 대표이사, 조용훈 티켓코리아 대표이사, 윤민 타이드스퀘어 대표이사, 함수일 여행지기 대표이사, 고광호 대한항공 한국지역본부장, 김용진 코앤씨여행사 회장, 황두연 유에스여행사 회장, 조태숙 영풍항공여행사 대표이사, 이훈 한양대학교 교수, 김형곤 세종대 교수 등과 여행업계 관계자 등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오창희 KATA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 아웃바운드 시장도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정확한 문제의 진단과 해결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이번 세미나에서 건전한 발전 방안이 마련돼 전체 여행업계가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형곤 세종대 호텔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여행상품 가격 경쟁의 문제점과 대응 전략’이란 주제의 발제를 통해 “해외여행상품의 덤핑 문제는 사실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저가여행상품은 문제가 적지만 이것이 저질여행으로 연결되는 것은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김형곤 교수는 저가여행상품은 저질여행상품과 유사하게 받아들여지고 있고 비용 보전을 위해 여행객에게 쇼핑/옵션 강요와 저질 식사 등의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저가여행상품은 일부 소비자에게는 가격만이 여행상품의 유효한 판단 지표로 활용되고 있는 등 여행상품의 내재적 특성이 저가여행상품 확산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김형곤 교수는 여행산업의 환경적 요인으로 대형여행사의 시장 잠식 및 중소여행사 경쟁, 송출여행사-현지여행사-가이드-쇼핑/옵션사 사이의 왜곡된 관계 고착화의 종속적 먹이사슬 구조, 정부/협회/감독기관 등의 정책적 통제와 감독 기능의 미흡을 지적했다. 이로 인해 저가여행상품과 여행산업 생태계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고 관광지의 수명 단축의 원인으로 귀결된다고 밝혔다.
 
김형곤 교수는 저가여행상품 경쟁은 개인의 합리적 선택이 공동체의 불합리한 결과로 이어지는 사회적 딜레마를 낳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형곤 세종대 호텔관광경영학과 교수가 발제를 발표하고 있다
 
이 같은 사회적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해 관계집단에 따른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시했다. 여행사는 경쟁과 협력, 소비자는 인식 개선, 정부는 조정과 통제를 함으로서 사회적 딜레마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여행사는 협력과 합리적 경쟁, 소비자는 인식 변화를 통해 덤핑 여행상품의 시장에서 퇴출, 정부는 제도적 통제와 지원을 통해 해외여행시장의 저질이란 문제에서 근본적으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이훈 한양대학교 교수가 좌장으로 전문가 토론이 이어졌다. 이훈 교수는 “해외여행상품의 덤핑 문제는 언제나 존재해 왔는데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시장의 회복기에도 여행업계에 내재돼 있는데 이제는 전환돼야 한다”며 “전환은 방향성과 속도가 중요한 만큼 여행업계가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진국 노랑풍선 대표이사는 토론에서 저가여행상품보다 저질여행상품이 시장에서 판을 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헤외여행시장은 항공 공급의 과다로 인한 항공사간의 과당 경쟁, 홈쇼핑 비용의 과다, 온라인 판매 채널의 가격 민감도 등이 해외여행업계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국 대표이사는 패키지 여행상품이 고객에게 편의성과 적정 요금의 제시 등 매력적인 부분이 있음에도 저가여행상품이 저질여행상품으로 변질돼 개별여행시장으로 고객을 빼앗기고 있는 만큼 여행업계와 사업자단체의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여행업협회가 해외여행업계의 홈쇼핑 방송 횟수 제한, 판매 채널 조절 등의 건전 거래 질서 확립을 위한 규제를 할 필요성을 제시했다.
 

 지속 가능한 여행시장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서 토론을 진행하고 있는 토론자들. 왼쪽부터 함수일 여행지기 대표이사, 조용훈 티켓코리아 대표이사, 김진국 노랑풍선 대표이사, 김형곤 세종대 교수, 이훈 한양대 교수(좌장), 윤민 타이드스퀘어 대표이사, 고광호 대한항공 한국지역본부장
 
조용훈 티켓코리아 대표이사는 “여행업의 내재적 모순 속에 대형여행사들이 B2B 영업을 너무 쉽게 여기고 있다”며 “온라인시대에 대리점수를 줄여야 하는데도 오히려 일부 대형여행사들은 내년도 사업계획 발표에서 대리점수를 크게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하고 있는 모순을 보이고 있는데 5인 미만 중소여행사들이 상용과 인센티브 시장을 인정해 줄 때 여행업체들이 지속 가능 경영이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민 타이드스퀘어 대표이사는 “패키지 여행시장의 균형점이 깨지는 것은 빼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경쟁력 확보, 규모의 경영을 통한 볼룸 확대를 통한 길을 들 수 있는데 이는 바람직한 경쟁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는 상대를 무시하면서 저가를 강요하는 다크 패턴 양상을 띠고 있는 만큼 정부의 규제를 통해서라도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잘못된 규제로 인해 OTA는 규제 사각지대에 놓이고 국내 여행사가 불이익을 보게 되는 역차별은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코로나19 이후 소비자들의 선택은 해외여행상품의 품질을 고려하는 인식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여행업계가 이 기회를 잘 살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수일 여행지기 대표이사는 저가 경쟁은 여행사나 소비자 모두 ‘돈’과 관련이 있다며 여행사는 끝없는 여행요금 경쟁, 소비자는 무조건 싼 여행상품만을 추구한다며 해외여행시장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함수일 대표이사는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을 하지 못한 여행객들의 여행비 지출 여력이 높은 만큼 여행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형여행사들의 인식 변화를 촉구했다.
 
특히 진입 장벽이 거의 없는 여행업의 특성을 감안하여 여행산업이 완전 회복될 때까지는 진입 장벽을 높일 필요성을 제기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해외여행시장의 생태계가 복원되지 못하면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자제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희망했다.
 
고광호 대한항공 한국지역본부장은 해외여행상품을 취급하는 여행업계의 현황이 심각함을 알 수 있는 세미나라고 전제하고 중국지역본부장 시절의 경험을 제시하며 해외여행시장의 선순환 구조의 정착을 제시했다. 중국의 경우 코로나19 이전에 이미 우리 해외여행시장이 겪고 있는 플랫폼을 통한 항공권 판매 등에 있어 플랫폼 업체의 자체 판매분은 15% 정도에 그치고 나머지는 플랫폼 입점 여행사들이 차지하다 보니 덤핑을 일삼고 그로 인한 이익을 추구하면서 고객을 기만하고 이는 소비자 불만으로 이어지는 점을 감안하여 항공사들이 제재를 가한 적이 있다며 해외여행시장과 관련 있는 모든 기관 및 업체들의 공동의 노력으로 소비자의 만족도를 이끌어 내는 선순환 구조의 정착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여행업협회는 이번 세미나에서 제시된 지속 가능한 여행시장 활성화 방안을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해 코로나19 이후 여행산업 완전 회복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이끌어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