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1224호]2023-09-12 10:17

​캐나다 현지인들의 가을 휴가지 7탄
 
대자연을 달리는 가을 숙소, 캐나다 열차여행
  
캐나다에는 ‘달리는 호텔’이 있다. 밤낮없이 내달리는 열차 안에서 셰프의 요리를 맛보고 칵테일을 즐기며 별이 쏟아지는 하늘을 바라보다 스르르 잠이 들어도 좋은, 그런 호텔 말이다.
 
더욱 놀라운 건 달빛 호수를 보며 잠들었더라도 아침에 눈을 뜨면 창밖으로 단풍나무 숲이 지나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마법 같은 호텔이 궁금하다면 비아레일(VIA Rail)을 탑승해 봐야 한다. 캐나다를 가로지르는 약 1만4,000km 길이의 철도, 여러 노선 중에서 동서를 횡단하는 캐나디안(The Canadian)이 가장 유명하다.
 
 
 
Route 1. 토론토-밴쿠버, 감탄의 연속인 ‘캐나디안’

캐나디안은 모든 열차 여행자의 로망인 캐나다를 횡단하는 노선으로, 동부의 토론토(Toronto)와 서부의 밴쿠버(Vancouver) 사이를 4일 밤낮으로 달리며 그 거리가 장장 4,466km에 이른다. 토론토 유니온 역(Union Station) 또는 밴쿠버 퍼시픽 센트럴 역(Pacific Central Station)에서 출발해 온타리오(Ontario), 마니토바(Manitoba), 사스카츄완(Saskatchewan), 알버타(Alberta), 브리티시컬럼비아(British Columbia) 5개의 주를 지나가다보니 어마어마한 ‘캐나다 스케일’에 엄지를 치켜들기 마련이다.
 
 
 
경이로운 자연을 담는 거대한 창
 
열차가 달리는 동안 원시림 같은 숲과 광활한 대초원, 장엄한 로키산맥 등 대자연의 파노라마가 이어진다. 캐나디안 노선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스쳐 가는 풍경들을 최대한 담을 수 있도록 고안한 커다란 창이다. 큼직한 유리창 덕분에 안락한 좌석에 앉아만 있어도 아름다운 자연이 쉼 없이 찾아온다. 덕분에 여기저기 분주히 돌아다니지 않아도 다양한 경치를 빼놓지 않고 감상할 수 있다.
 
다이닝 공간인 스카이라인 카(Skyline Car) 2층에 있는 시닉 돔(Scenic Dome)과 프레스티지 파크 카(Prestige Park Car)는 지붕까지 유리로 덮어 더욱 압도적인 자연 풍광을 만날 수 있다. 눈 부신 햇살과 다채로운 노을, 밤하늘의 별빛까지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과 경이로운 자연이 쉴 새 없이 펼쳐진다. ‘캐나다 최고의 창문(Canada’s Best Window)’이라는 찬사가 전혀 아깝지 않은 공간이다. 심지어 울창한 숲을 달릴 땐 야생 곰이 지나가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달리는 호텔의 편안함
  
오랜 시간 열차에서 지내는 것이 불편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접어 두어도 된다. 오히려 열차 안에서 먹고 자는 시간 모두가 즐거움의 연속이다.
 
캐나디안 노선은 프레스티지(Prestige), 슬리퍼 플러스(Sleeper Plus), 이코노미(Economy) 3종류의 객실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에서도 프레스티지 클래스는 식사를 포함해 냉장고와 가죽 소파, 개인 욕실이 딸린 프라이빗 객실을 제공하며 열차 여행에 필요한 일들을 처리해 주는 전담 컨시어지까지 있다. 저녁이 되면 소파가 푹신한 침대로 변해 창문 밖으로 쏟아지는 별을 바라보며 잠들 수도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언제든 파크 카에 있는 전용 라운지에서 커피, 차, 알코올 음료와 스낵을 즐기며 여유롭게 보내는 호사도 누릴 수 있다.
 
슬리퍼 플러스 클래스는 낮에는 서로 마주 보며 앉아 있다 밤이면 커튼이 쳐진 2층 침대로 변하는 침상 칸(Berths)과 독립 공간인 캐빈(1인용, 2인용)이 있으며, 객차마다 공용 욕실이 마련되어 있다. 프레스티지 클래스와 마찬가지로 식사가 포함되며(알코올 음료 제외) 성수기 시즌(지정된 시간에만 사용 가능)을 제외하고는 파크 카 이용도 자유롭다.
 
이코노미 클래스도 눈여겨볼 만하다. 편안한 리클라이닝 좌석은 밤에도 안락한 잠자리를 보장해 주며 가벼운 식사와 스낵, 음료들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 이코노미 클래스를 위한 스카이라인 카에서 언제든 파노라마 뷰를 감상할 수 있다.
 
 
 
Route 2. 몬트리올-할리팩스, 바다를 따라가는 ‘오션’
 
비아레일 노선은 몬트리올(Montreal)과 할리팩스(Halifax) 사이를 오가는 오션(Ocean)은 퀘벡(Quebec)과 뉴브런즈윅(New Brunswick), 노바스코샤(Nova Scotia) 주를 달리는 1,346km의 대장정이다. 푸른 바다가 이어지는 이틀 간의 여정은 몬트리올에 해가 저물기 시작하면 느릿느릿 열차가 움직이기 시작해 하룻밤을 꼬박 달려 나간다. 어슴푸레한 여명이 밝아올 무렵 세인트 로렌스 만(Gulf of St. Lawrence)의 장대한 해안선이 눈앞에 펼쳐지고, 이때부터 바다의 시간이 끝도 없이 계속된다.
 
 
 
오션 노선은 시닉 돔이 없지만 객차 창문이 워낙 커서 크게 아쉽지 않다. 객실은 슬리퍼 플러스와 이노코미 2개로 나뉘어 있으며 다이닝 카와 서비스카에서 식사와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슬리퍼 플러스 클래스는 1인용 또는 2인용 캐빈에서 하룻밤 묵게 된다.

비아레일 http://www.viarail.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