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540호]2007-12-14 09:09

북경, 예술도시로 변모하다
중국 북경

살아있는 현대미술 백과사전 ‘798예술구’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북경을 만나다

현대미술을 한마디로 정의 내리기는 불가능하다. 일반적으로 20세기 후반 미술을 총칭해 현대미술이라 부르지만 구체적인 개념은 막연할 뿐이다.

‘중국과 현대미술.’
뭔가 어색하고 낯설게 느껴지지만 내년 8월 열리는 올림픽을 계기로 북경의 모든 것은 급변하고 있다. 예술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 북경 곳곳에는 예술단지가 조성됐고 세계의 예술가들이 중국 예술특구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 현대미술의 혁명 ‘대산자 798예술구.’ ‘따산즈 798 예술구’라고 불리는 이곳은 북경의 한인타운인 왕징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지금은 가동을 멈췄지만 원래 798예술구는 전자설비 군용 공장지역이었다. 798이라는 이름도 이 군용공장의 번호에서 유래됐다. 지난 2002년, 황량했던 이곳에 중국의 가난한 현대미술가들이 하나 둘 모여 들면서 새로운 현대미술공간으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이곳의 느낌을 굳이 우리나라와 비교한다면 인사동화랑골목, 헤이리 예술마을이라고 할 수 있을까?
798예술구가 시작되는 골목은 넓지도 화려하지도 않다. 머리위로 지나가는 대형 가스통과 녹슨 철제문, 그 속을 환하게 비추고 있는 할로겐램프들은 공장지대가 갤러리로 변화되면서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나무들이 즐비한 이곳을 산책하는 기분으로 걷다보면 건물 틈 사이속 작품들과 함께 골목 깊숙히 수많은 갤러리들이 숨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곳에선 걸음을 빨리 걸을 필요도, 귀를 쫑긋 세울 필요도 없다. 그저 골목사이로 부는 바람의 이끌림에 따라 아무 화랑이나 불쑥 들어가 마음껏 작품을 즐기면 된다. 하지만 감각들마저 틀에 맞춰진 우리들에게 중국 현대미술가들의 심오한 예술세계는 어렵게만 느껴진다.

지금의 798예술구는 감탄은 멈출 수 없을 만큼 놀랍다. 하지만 점점 전세계인들의 발길이 잦아지는 이유는 오늘이 아닌 내일의 중국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을 통해 세계화에 발맞춰 세련되게 진화될 중국의 내일을 훤히 내다 볼 수 있다.

중국은 2008년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전세계인들에게 보여 주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차오창디예술구 등 여러 개의 예술특구를 지정해 개발했지만 중국정부관계자들도 798예술구가 앞으로 북경의 명성에 한 몫 할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현재 형성된 798구역도 제법 넓지만 798예술구는 사방으로 계속 확장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아짐에 따라 카페테리아, 서점, 레스토랑, 기념품가게 등이 끊임없이 태어난다.

북경이 예술 도시로 변모하고 있지만 그 어느 예술단지에서도 798예술구와 같은 분위기를 흉내 낼 수 없다. 2008 북경 올림픽이 지나면 미국 뉴욕의 SOHO(South of Houston)처럼 이곳도 ‘북경의 SOHO’로 입지를 굳힐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중국 북경=김현경 기자 titnews@chol.com
취재협조=여행박사 02)730-6166.


[798예술구 가는 방법]
버스를 이용해 가는 방법도 있지만 택시를 이용할 것을 권장한다.
왕징에서 출발해 왕징 4취북문에서 주선교 방향으로 계속 직진. 전자상가인 ‘대중전기’를 지나서 내린 후 길을 건넌다. (요금은 택시 기본료)

[북경의 예술단지]
세계 현대미술의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고 있는 북경. 유서 깊은 문화와 찬란한 역사와 문화가 깃든 유명지도 좋지만 이화원, 자금성, 만리장성 등의 틀에 박힌 여행지가 식상하다면 지금 바로 북경 현대미술관 순례를 시작해 보자.
북경 미술관 순례는 하루면 충분하다. 택시와 버스, 지하철을 이용해 이동할 수 있지만 중국어가 서투르다면 택시를 이용할 것을 권장한다.

추천 코스 : 북경미술관지우창→지우창예술구→798예술구→차오창디

▲북경미술관지우창
북경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인 왕부정거리에서 경산공원쪽으로 올라가면 중국 전통양식으로 지어진 북경미술관을 만날 수 있다. 중앙건물의 1층부터 5층까지 모두 20개의 전시관으로 7천㎡의 면적을 자랑한다. 서예, 전각, 건축 등 다양한 중국 근현대미술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입장료 : 20위엔
-개관시간 :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4시 입장완료)
-홈페이지 : www.namoc.org

▲지우창예술구
이곳은 중국의 전통주 이과두주를 만들던 술 공장이었다. 술 창고였던 이곳이 인근 798예술지구의 영향을 받아 예술구로 탈바꿈 했다. 한국과 홍콩, 싱가포르 등의 갤러리와 작품실이 즐비한 이곳에서 798예술구와는 또 다른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차오창디예술구(East End Art Zone)
798예술구가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예술구라면 차오창디는 북경시에서 예술특구로 계획해 조성된 예술구이다. 예술구 전체가 현대적이고 주변 환경도 깔끔해 798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 미국의 대표적인 대안공간 유니버셜 스튜디오즈와 스위스 얼스마일 갤러리 그리고 중국 코트야드 갤러리 등 세계적인 갤러리가 자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PKM갤러리도 지난해에 오픈했다. 홈페이지 : www.caochang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