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벨기에 플랜더스를 여행하다 멋진 바(Bar)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에 겨울에 그 자리에 갔는데 온데간데없다면 그 바는 ‘서머 바(Summer Bar)’임에 틀림없다.
 
‘서머 바’는 플랜더스 지역에서 여름에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문화이다. 현지인은 물론 여행객들 역시 매년 어느 곳에 어떤 ‘서머 바’가 운영되는지 커다란 관심과 기대를 가지며, 그 해에 운영되는 ‘서머 바’ 위치나 성격 등 정확한 정보가 포함된 전용 사이트도 있으며, 플랜더스 내 각 도시 관광청이 운영하는 홈페이지에서도 최신 ‘서머 바’ 정보를 제공한다.
 
일종의 ‘팝업 바’ 개념인 ‘서머 바’는 대부분 봄이 지난 5월부터 선보이며 9월이 되면 사라진다. 이 시기에 플랜더스 전역에는 약 250개의 다양한 ‘서머 바’가 운영되며, 위치나 형태도 아주 다양하다. 특히,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인해 ‘서머 바’ 운영이 중단됐기 때문에 금년 ‘서머 바’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 때 보다 높은 편이다.
   
‘서머 바’는 도심 한가운데 있는 건물 옥상에 정원과 밝은 색상의 데크 의자가 있는 루프탑 바가 있는가 하면, 전시관이나 미술관에서는 내부 정원에 임시 수영장을 설치하고 그 주변에 모래도 뿌려 마치 해변에 있는 듯한 분위기를 제공하고, 밤에는 거대한 스크린을 통해 영화를 보여주기도 한다. 오래된 성 앞에 ‘서머 바’를 설치해 차가운 맥주를 마시면서 성 주변의 독특한 경치를 감상하는 ‘서머 바’도 있다. 또는 해변이나 시원한 물가, 숲 속, 호숫가, 시내에 있는 동물원 등 다양한 곳에서도 ‘서머 바’가 운영된다.
 
이름에 ‘바(Bar)’가 들어간다고 술만 파는 것이 아니다. 맛있는 음식이야말로 ‘서머 바’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항목이다. 이 밖에도 트램펄린, 사이클링 시설, 요가, 명상, 미술 전시를 병행하는 ‘서머 바’도 있으며, 가족 단위 고객을 위한 ‘서머 바’에서는 어린이를 놀이시설을 제공하기도 한다. 럭셔리 고객만을 위한 ‘서머 바’는 그에 맞는 호화 시설을 선보이기도 한다.
 
여름에 플랜더스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방문 지역에 있는 그 해 ‘서머 바’ 목록을 참고하면 좀 더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다.
 
안트워프 동물원에 펼쳐진 ‘서머 바’(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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