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1055호]2018-11-29 15:06

울산의 겨울 진객 떼까마귀 10만 마리 태화강 찾아 겨울을 난다

 
 
먹이 풍부, 천적으로부터 몸 보호 대나무숲 있어 최적지

공업도시 울산이 아닌 자연 생태관광자원 자리매김 인기

월동기 동안 저녁시간 울산지방정원 일대에서 군무 관람
 
 
황하의 중국문명, 인더스강의 인도문명, 티그리스강의 메소포타미아문명, 나일강의 이집트문명-인류 4대 발상지-모두가 강 하류지역이었으며, 20세기 산업사회를 이룩한 라인강, 한강, 태화강의 기적 역시 강변의 업적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강물은 인류의 젖줄이었으며, 문화의 원천이었다. 울산시민을 길러 준 한 없이 포근한 어머니의 품속이었으며, 서정과 낭만을 일깨워주고 정한을 달래어 준 인자한 모정이기도 했던 태화강은 울산의 중심을 가르며 흐르는 강이다.

태화강은 울산의 중심을 가르며 흐르는 강으로, 화룡연을 굽이돌아 학성을 지나면서 이수삼산의 이름을 남기고 울산만에서 동해로 들어간다. 동서로 약 36㎢, 남북 28㎢의 유역은 그 대부분이 산악지대를 형성하나 강의 양쪽과 하류에는 기름진 평야가 펼쳐져 있으며, 오늘날에는 울산시민의 중요한 식수원이 되어주고 있다. 태화강은 울산의 생명을 유지시켜 주는 혈관이기도 하다.

이 소중한 태화강에 겨울이면 찾아 드는 진객이 바로 까마귀떼이다.
 

환경부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정한 ‘전국 20대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된 태화강은 화려한 군무로 울산 하늘을 수놓는 떼까마귀가 생태관광자원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16년 대통령이 방문하기도 한 십리대숲이 태화강대공원에 위치해 있다. 울산 태화교와 삼호교 사이 태화강 양편에 형성된 대숲으로 길이가 무려 4㎞(폭20~30m)나 되어 태화강 십리대숲이라 한다. 이 대숲은 일제시대 잦은 홍수 범람으로 농경지 피해가 많아짐에 따라, 주민들이 홍수 방지용으로 대나무를 심음으로 인해 생긴 백사장 위의 나무가 오늘의 십리대숲으로 변했다.

지난 2011년 5월에 개장된 ‘태화강 대공원 초화단지’는 매년 겨울 울산의 태화강지방정원에 가서 저녁 하늘을 보면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진귀한 광경을 볼 수 있다. 바로 해 저무는 저녁 하늘을 자유롭게 누비며 한 폭의 그림 같은 광경을 연출하는 까마귀 군무가 바로 그것이다.

매년 겨울이 시작되기 전 울산을 찾아 해질녘 장관을 연출하며 겨울 울산의 명물이 된 까마귀는 시베리아 등지에서 서식하다가 날씨가 추워지면 제주도에서 겨울을 보내다가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2,000년도 초반부터 조금씩 울산을 월동지로 하던 것이 최근에는 매년 최대 10만 마리까지 찾아오고 있다.
 

울산의 도심을 가로지르는 태화강 옆 울산지방정원에 있는 대나무숲은 우리나라를 찾아 겨울을 나는 떼까마귀(Rook)와 갈까마귀(Daurian Jackdaw)의 70%이상이 찾는 국내 최대 까마귀 월동지이다.

울산을 찾는 까마귀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흉조로 인식하고 있는 텃새인 큰부리까마귀와는 구별되며 낙곡, 풀씨, 해충 등을 주식으로 삼아 다음 해 농사에 도움을 주고 있고, ‘삼국유사’에는 “까마귀가 비처왕을 인도하여 연못 속에서 나오는 노인으로부터 글을 받도록 하였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앞일을 예언하는 능력이 신령스럽다고 기록하고 있다.

태화강은 매년 봄 백로 8,000여마리가 둥지를 틀어 서식하는 우리나라 최대의 백로 서식지로 봄에는 백로가 겨울에는 떼까마귀와 갈까마귀가 찾아오는 우리나라 최대의 철새 천국이 되어 가고 있다.

까마귀떼가 울산을 찾는 이유는 주변에 먹이가 풍부한 태화강과 천적으로부터 몸을 숨길 수 있는 대숲이 있기 때문이다. 까마귀떼는 낮에는 울주군과 경주, 양남 등을 누비며 떨어진 곡식의 낱알을 먹으며 보내다가 해질 무렵에 대숲 인근의 다운동, 태화동, 삼호동 인근 전깃줄에 앉아 있다가 군무를 펼치며 하늘은 아름답게 수놓으며 대숲으로 들어가 잠자리에 든다.
 

울산시는 울산광역시 승격 20주년이 된 지난 2017년 11월17일부터 21일까지 제8회 아시아 버드페어(ABF)를 태화강철새공원에서 해외 21개국, 42개 단체 126명과 국내 조류 관련 38개 단체 150명이 참가하는 행사를 유치한바 있다.

아시아버드페어(ABF)는 지난 2010년 처음 필리핀에서 개최된 이후 매년 아시아 각국을 돌며 열리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울산에서 처음 개최됐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인이 함께 참여하는 새 축제로서 태화강의 생물종 다양성을 확인하는 전국탐조대회, 아시아지역 조류보호 심포지엄, 생태관광 심포지엄, 태화강 탐조, 공연 등을 진행했으며 울산이 공업도시에서 생태도시로 변모한 모습을 잘 보여준 행사였으며, 울산의 이미지를 세계에 알리고 생태관광도시의 위상을 정립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저녁 무렵이면 아름다운 군무로 하늘을 수놓는 이들 까마귀떼는 삼호동, 다운동, 태화동 지역의 전깃줄에 앉아 휴식을 취하면서 배설물을 내게 되고 이는 차량과 도로에 그대로 떨어져 한때 주민들의 민원이 제기되는 등 사회 문제가 되기도 했지만, 울산시와 환경단체 및 주민들이 협력하여 까마귀 배설물을 처리하고 까마귀와 함께 살아가기 위한 공존의 길을 모색하면서 조금씩 이미지가 바뀌어 가기 시작하게 됐다.
 

울산의 하늘에서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고 흩어지며 모이기를 반복하며 화려한 군무를 펼치는 떼까마귀를 보기 가장 좋은 장소는 중구 태화동 먹거리단지 일원이며, 남구 삼호동 철새공원에서도 관람이 가능하다.

미운 오리새끼에서 아름다운 백조로 변하여 울산시 태화강지방정원의 하늘을 까맣게 물들이는 까마귀떼는 울산이 공업도시의 이미지를 벗고 생태도시로 변해가는 인식의 전환을 우리에게 가져다주고 있으며, 이들이 저녁마다 펼치는 아름다운 군무는 이제 울산의 겨울을 대표하는 관광상품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

겨울 울산 태화강 대나무숲을 찾는 까마귀떼는 공업도시인 울산이 생태관광지로 손색이 없음을 보여 주는 중요한 관광자원이 되고 있다. 까마귀의 월동기 동안 울산을 찾아 겨울의 진객 떼까마귀의 저녁 군무를 확인해 보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울산은 겨울 진객 까마귀떼의 군무 외에도 울산을 대표하는 12경은 관광객들에게 울산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 주고 있다.
 
1. 태화강대공원과 십리대숲
전국 생태관광지역으로 선정된 울산의 대표 도심공원으로, 태화강과 태화강 양편에 형성된 4.3㎞의 십리대숲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한다. 생태환경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태화강을 따라 조성된 태화강대공원은 도심 속 휴식 공간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으며, 푸른 대숲은 해 질 녘에 찾으면 한층 더 낭만적이다. 영남 3루로 불리는 태화루에서 바라보는 태화강의 풍경과 백로, 까마귀가 찾는 철새 도래지로도 유명하다.
 
2. 대왕암공원
신라시대 문무대왕비가 죽어서 문무왕처럼 동해의 호국룡이 되어 이 바다에 잠겼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이다. 공원에서 슬도까지 이어진 해안 산책로는 동해의 푸른 바다와 기암괴석, 100년이 넘은 해송이 어우러진 풍경을 즐길 수 있다.
  
3. 가지산 사계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에 소재한 가지산. 낙동강과 동해를 나누면서 남하하는 ‘낙동정맥’에서 3번째로 높은 산인 가지산(1,241m)은 영남의 알프스라 불리는 울산의 산 중 최고봉이다. 겨울에는 쌀바위 주변에 쌓인 설경이 아름답다.
 
4. 신불산 억새평원
울주군 상북면과 삼남면 경계에 걸쳐 있으며 간월산, 영축산과 형제봉을 이룬다. 영축산 사이 약 3km 구간에는 넓고 평탄한 능선이 이어지면서 억새밭이 펼쳐진다. 억새를 보며 등산의 백미를 느낄 수 있고 패러글라이딩도 즐길 수 있는 전국 최대의 억새평원으로 꼽힌다. 봄이면 억새밭의 파릇파릇한 새순을, 가을이면 은빛 물결이 일렁이는 억새를 보기 위해서 수많은 등산객이 몰려든다.
 
5. 간절곶 일출
동해안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간절곶은 포항의 호미곶보다 1분, 강릉 정동진 보다 5분 정도 해가 빨리 뜨는 일출명소로 매년 1월1일 일출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간절곶 주변에는 유채꽃과 진달래꽃 등 계절별로 꽃을 심어 주변 환경과 어우러져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주위에는 울창한 송림,기암괴석 뿐 아니라 서생포 왜성과 나사 봉수대와 온양 옹기마을 등의 관광명소가 즐비하다.
 
6.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각석
국보 제285호인 반구대암각화는 지구상에 알려진 가장 오래된 포경유적(신석기)으로 북태평양 연안지역의 선사시대 해양어로문화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국보 제147호인 천전리각석은 선사시대 암각화와 신라시대에 해당하는 세선화, 명문 등 여러 시대에 걸쳐 각종 문양들이 새겨져 있어 역사·교육적 가치가 매우 크다.
 
7. 강동·주전 몽돌해변
주전에서 강동으로 이어지는 해안가는 울산이 가진 관광자원 중 하나이다. 주전해변에는 동해의 푸른 바다와 더불어 깨끗한 몽돌 자갈이 해변에 늘어져 있다. 해변에 늘어져 있는 새알 같이 둥글고 작은 몽돌은 다른 해수욕장의 모래와 달라 일반관광객들에게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며 몽돌을 맨발로 밟으면 지압 역할을 해서 산책로로 주목을 받고 있다.
 
8. 울산대공원
울산대공원은 도심공원으로는 전국 최대 규모(369만㎡)로 시민들의 명품 휴식공간이자 도심 생태공원이다. 장미원과 나비식물원, 동물원, 느티나무 산책로, 이색놀이터 등 다양한 체험공원이 마련되어 있으며, 매년 5월경에는 장미축제가 열려 아름답고 다양한 장미꽃 향연을 즐길 수 있다.
9. 울산대교
울산대교는 울산광역시 남구 매암동에서 동구 일산동을 잇는 1,800m의 현수교다. 화정산 정상에 자리한 지상 4층, 높이 63m의 울산대교 전망대에 올라서면 울산대교와 자동차, 조선해양 등 산업시설과 울산의 시가지가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특히, 밤에 보는 공단과 도심은 다른 곳에서 경험하기 힘든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
 
10. 장생포 고래문화마을
고래의 모든 것을 한곳에서 살펴볼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고래특구이다. 박물관, 생태체험관, 장생포항의 옛 모습 등을 두루 살펴볼 수 있다. 돌고래와 함께하는 생태설명회, 수족관, 4D 영상관 등을 운영하고 있다.
 
11. 외고산 옹기마을
선조들의 지혜와 슬기를 이어오고 있는 전국 최대의 옹기마을이다. 옹기아카데미관에서는 가족이나 단체 등이 전통 옹기 만들기 체험 등 다채로운 체험이 가능하며, 옹기박물관과 전시관에서 기네스에 등재된 세계 최대 옹기 등 300여점의 숨 쉬는 그릇을 만날 수 있다.
 
12. 대운산 내원암 계곡
깊은 숲과 청량한 계곡, 반석들을 품고 있는 대운산은 예로부터 영남 제일의 명당으로 원효대사가 마지막으로 수행한 내원암이 있다. 치유의 숲과 수목원이 잘 갖춰져 있고 날씨가 좋은 날은 정상에서 대마도 조망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