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1031호]2018-05-25 09:38

외국인 관광,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정치인은 DMZ… 안보의 최전방 대한민국

기업인은 산업 시찰, 문화계는 힙서울 인기
 
 
손님이 왔을 때, 오렌지 주스, 녹차, 커피 중 당신이라면 무엇을 주겠는가? 정답은 ‘손님이 원하는 것’이다. 매년 수많은 외국인들이 비즈니스, 수교, 공연, 관광 등을 목적으로 한국에 방문한다. 그리고 그들을 맞는 수많은 한국인들은 한국의 ‘무엇을 보여줄지’ 고민을 거듭한다. 이러한 고민 해결에 도움을 줄 자료가 있다. 외국인 VIP 의전전문 여행사 코스모진은 약 20년간의 VIP 의전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들이 선호하는 관광 유형을 도출해냈다.
 
▲기업인이라면 산업시찰… 관광과 홍보를 동시에 ‘일석이조’
비즈니스 목적으로 방한한 기업인들은 파트너의 홈그라운드를 확인하고 싶어한다. 이에 발맞춰 최근 국내 기업들은 자사 시설들을 관광 코스에 넣어 재미와 기업 홍보의 두 마리 토끼를 함께 노린다. 자사 공장 및 발전플랜트 등 산업시설을 방문하는 것은 기본이다. 기업별로 특색있는 시설을 맞춤형 코스에 넣어 브랜드 파워가 녹여진 시각적 즐거움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내기도 한다. 두산그룹 계열사는 야구 시즌에 외국인 바이어와 함께 서울 소재 경기장에서 자사 구단의 경기 관람을 즐긴다. 삼성의 경우 삼성미술관 리움, 에버랜드 등 문화예술 관광지인 자사 시설을 일정에 넣는다. 삼성데이라는 것을 운영해 외국인 바이어를 위한 원 데이 코스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정치인은 DMZ… 안보의 최전방 대한민국
정치인들은 한국의 안보 상황에 상당히 민감하다. 남북관계는 단순히 우리나라와 북한만의 관계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을 포함한 수많은 강대국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현대 정치 전쟁의 최전선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방한한 정치인들은 남북관계와 관련된 한국의 가슴 아픈 역사와 안보 관광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찾아다닌다. 특히 그 중에서도 가장 방문 빈도수가 높은 관광지는 DMZ, JSA 그리고 용산 전쟁기념관이다. 최근 남북정상회담 이후로 급속도로 변화하는 남북관계를 두 눈으로 보기 위해 DMZ 관광 방문이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전쟁기념관도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10위권 내 베스트 관광지로 꼽히는 등 ‘꼭 가봐야 할 곳’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문화계 종사자는 힙서울에 매료… 장막을 들추고 한국인의 일상을 엿보다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은 한국에서 대중문화 트렌드가 어떤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궁금해 한다. 실제 유명 힙합 그룹 멤버가 방한했을 때는 강남과 이태원 등지를 중심으로 한국의 클럽문화를 집중적으로 체험하면서 유행을 선도하는 청년층과 어울리며 영감을 얻고자 했다.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의 디자이너들은 방한 기간 중 명동 거리, 광장시장, 동대문을 돌아다니며 옷을 구경하고 전과 김밥, 육회 등을 먹는 것을 즐겼다. 이처럼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은 분야를 막론하고 힙한 서울의 모습을 보고 사람들과 호흡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일반 외국인 VIP 관광객은 체험 관광 및 한류 즐겨… 장 담그고, 찜질방서 땀 빼고
순수하게 관광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VIP들은 다른 국가에는 없는 한국만의 고유한 문화 체험을 즐기는 편이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최근 각광받는 관광 콘텐츠로는 각종 장 담그기 체험이 있다. 일일 체험을 통해 자신만의 된장, 고추장 등 장을 담근 방문객들은 이 장이 숙성되고 나서 다시 맛을 보기 위해 한국으로 재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또 럭셔리 VIP 관광을 온 한 외국인 그룹은 방한 전에 ‘한국에서 꼭 해야 할 리스트’를 직접 작성했는데, 여기에 찜질방 방문이 포함되어 있을 정도로 찜질방 역시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한국의 찜질방을 대표하는 삶은 달걀, 식혜 등의 각종 음식과 다양한 종류의 사우나와 탕은 외국인들에게 이색적인 관광 체험으로 다가간다. 이러한 관광 콘텐츠의 공통점은 단순히 관광지를 가서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그 일부가 되는 ‘체험’이라는 것이다. 한국에 대해 큰 관심이 있고 더 알아가고 싶은 외국인들은 이러한 체험을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모진 정명진 대표는 “아직까지는 대부분의 관광 상품이 패키지형으로 제작되어 일률적으로 제공된다”며, “그러나 외국인 VIP 개개인마다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이미 만들어져 있는 레디메이드 관광 코스보다 그들의 눈높이에 맞춘 맞춤형 의전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하는게 가장 핵심”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