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1031호]2018-05-25 09:36

전국 비로자나불을 한 자리에서 만나다


 
경주엑스포, ‘정태호 비로자나불 사진전’ 개막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불국사에 왔다가 비로자나불 사진전에 들렀습니다. 시대별로 지역별로 모습이 모두 다른 비로자나 부처님을 만났고, 내가 깨닫고 행하면 내가 곧 부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훼손된 우리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절실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 엑스포문화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비로자나불 사진전’을 찾은 관람객 김태현씨(부산, 50)는 비로자나 부처님을 마주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정태호 사진작가의 ‘깨달음의 빛-비로자나불 사진전’은 지난해 7월 서울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에서 1차 전시를 가진 이후 지방에서는 처음 열리는 전시다. 지난 18일 개막 이후 지역의 불자들 및 우리문화재에 관심있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정태호 작가는 전국에 흩어져있는 비로자나불을 일일이 찾아다녔다. 한 컷의 사진도 외부의 도움없이 작가가 직접 촬영한 사진들로만 묶은 도록 ‘깨달음의 빛-비로자나불’이 10여년 간의 작업을 거쳐 지난해 완성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비로자나불인 경남 산청 석남암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국보 233-1호, 766년), 조성시기가 밝혀져 통일신라 후기의 불상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는 경북 봉화 축서사 석조비로자나불좌상(보물 제 995호, 867년) 등 전국에 흩어진 157좌의 비로자나불을 촬영한 1800여장의 사진 중 엄선한 30여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비로자나불은 부처님의 진신(眞身:육신이 아닌 진리의 모습)으로 광명(光明)의 부처이다. 범어 바이로차나(vairocana)를 음역하여 비로자나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비로자나불상은 8세기 중엽에 출현하기 시작해 9세기 중엽인 통일신라 후기에 크게 유행했다. 이후 고려, 조선시대에도 대형 비로자나불상과 삼존불 또는 삼신불 형식의 비로자나불상이 조성되면서 이어졌다.

‘깨달음의 빛-비로자나불 사진전’은 엑스포문화센터 전시실 1층에서 5월31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