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1005호]2017-11-03 10:58

“제주올레 4코스 걸을땐 고민을 털어 놓아보세요”


 
따뜻한 마을 프로그램 ‘가마리 할망편지’ 상시 운영
 
 
두 발로 꼬닥꼬닥 걸으며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안겨주는 제주올레여행. 여행자들이 길을 걸으며 떠오른 생각들과 고민들을 할망(할머니의 제주어)들이 들어주고 어루만져 주는 마을이 있다. 바로 제주올레 4코스가 지나는 표선면 세화 2리다.

‘가마리 할망편지’라는 이름으로 시작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사)제주올레와 표선면 세화 2리가 함께 기획 및 운영하고 제주특별자치도가 후원한다. ‘가마리’는 세화 2리의 옛 지명으로 포구의 머리에 자리 잡은 마을이라는 ‘갯머리’를 뜻한다. 프로그램의 주 무대는 올해 8월 문을 연 세화 2리 마을카페 ‘돌코롬봉봉’(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민속해안로 3). 4코스를 걷던 올레꾼이 묵묵히 홀로 담아왔던 고민을 카페에 구비된 편지지에 적어 카페 밖에 설치된 우편배달부 간세에 넣으면, 가마리 할망들이 편지를 읽고 수십 년 쌓아 온 지혜를 아낌없이 풀어 해답과 응원을 담은 따뜻한 답장을 한 두 달 안에 보내준다.

‘손편지’라는 아날로그 감성을 담은 매개체를 통해 여행자와 지역민을 이어줄 이번 프로그램은 오는 2017 제주올레걷기축제의 둘째 날인 오는 4일에 시작된다. 이 날 제주올레걷기축제를 찾은 3,000여 명의 올레꾼들이 4코스를 걸을 예정으로, 세화 2리 돌코롬봉봉 마을 카페에 들러 쉬어가며 ‘가마리 할망편지’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참가비는 1,000원(답장 편지지 및 우표 비용)이지만 이 날만큼은 무료로 운영된다. 참여자들이 써 내려간 편지는 노인을 위한 그림책을 제작하는 1인 출판사 ‘봄바치’가 함께해 11월, 12월 두 달간 가마리 할망들과 함께 읽고 답장을 보낼 예정. 가마리 할망편지는 축제가 종료된 이후에도 세화2리의 마을 프로그램으로 상시 운영될 예정이다.

한편 세화 2리는 지난 8월 마을 카페 ‘돌코롬봉봉’의 문을 열고, 한라봉 에이드, 청귤 차 등 감귤류 음료를 판매하고 있다. ‘돌코롬봉봉’은 달콤하다를 뜻하는 제주어 ‘돌코롬’과 밀물이 되어 바닷물이 가득해진 상태를 뜻하는 제주어 및 귤을 연상시키는 단어 ‘봉봉’이 합쳐진 세화2리의 제품 브랜드다. (사)제주올레와 표선면 세화 2리는 향후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시럽에 감귤류를 절여 만든 프랑스식 디저트 ‘돌코롬봉봉 감귤 콩피’, 생선, 육류, 샐러드 요리 등 어디에나 어울리는 ‘돌코롬봉봉 감귤 간장’ 등의 상품을 개발 및 판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