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98호]2017-09-08 10:05

관광업 적신호 속 한식에 대한 콘텐츠 화장 필요성 대두

다양성 떨어지는 한국관광산업-안정적 콘텐츠 마련 필요
 
 
5개월째 지속된 방한 외국인 관광객 감소세로 인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 금한령의 장기화와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이 겹쳐 반등의 기미도 찾기 힘든 위기에 놓인 것. 이 분위기가 계속 이어질 시 지난 2015년 업계를 크게 흔든 메르스 사태를 능가하는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7월까지 누적 방한 외국관광객 수는 776만 여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0.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외국관광객의 절반이 넘는 비중을 차지했던 중국 여행객이 끊긴 탓이 크다. 여기에 중국을 제외한 타 아시아 국가 관광객의 감소세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치달았다. 주변 국가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업계 특성상 큰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인 것이다.

반면 이웃 국가인 일본의 경우 올 들어 역대 최다 외국인 관광객 기록을 갱신하며 관광산업 황금기를 맞고 있다. 분명 한중 관계 악화에 따른 반사이익도 크지만 그간 국가 차원으로 온천, 스키, 음식, 자연경관 등 다양하고 테마를 체계적으로 개발해 아이덴티티를 구축해놓은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 이와 함께, 각 지역별 특색 있는 관광 테마가 골고루 분포되어 있어 서울, 부산, 제주 등에만 집중되어 있는 한국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물론 지리적으로 종횡으로 상당히 긴 열도형태를 띠고 있는 일본에 비해 한국이 관광 콘텐츠 면에서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밖에 없다. 실제 일본 최남단에 위치한 오키나와는 아열대 지방인 반면 북단 훗카이도의 경우 한겨울 영하 20도 이하까지 자주 내려가는 한랭한 기후를 보이고 있다. 관광 테마에 있어 최적의 여건을 갖추고 있는 셈.
우리나라도 지역적 특색을 강화하기 위해 관광특구 31곳을 지정해 지난해까지 약 361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그 중 절반 이상인 16곳은 외국인 관광객 연 10만도 채우지 못할 정도로 아쉬운 성과를 보이고 있다.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도 한국의 지리적 지형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한식 콘텐츠를 더욱 발전시키는 뱡향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 초밥, 낫토, 오코노미야키 등이 일본 여행의 필수요소를 넘어 하나의 문화이자 관광의 목적으로 자리를 잡았듯이 춘천 닭갈비, 안동 찜닭, 부산 해산물 등을 국제 브랜드화시켜 한국만의 특별하고 안정적인 관광 콘텐츠로 개선해나가는 것이 바로 그 것.

실제로 몇몇 국내 업체들은 이러한 식도락 트렌드를 상품화시켜 전문적인 서비스에 나서고 있는 추세다. 현재 음식관광 전문 여행사인 온고푸드커뮤니케이션은 외국관광객을 대상으로 푸드투어 및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업체는 지난 3월 미국과 뉴질랜드 관광객 100여 명을 대상으로 잇따라 부산 푸드투어를 진행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해외에서도 한식에 대한 체험을 넘어 직접 배우고 만들어보는 테마를 상품으로 구성해 판매하는 업체도 속속 생기고 있다.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및 여행 서비스 기업 월드벤쳐스의 경우 올해 한국 여행상품 중 한식 만들기 테마를 새롭게 추가했다. 점차 관광의 목적이 단순 관람에서 해당 국가의 의식주를 아우르는 문화적인 이해로 넘어감에 따라, 첫해 예상 실적을 전체 한국 여행상품 비중의 20%로 둘 정도로 높은 기대를 걸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국내 관광 콘텐츠는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고 지리적 지형적 이유로 인해 양적으로 떨어지는 것이 사실” 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식은 물론 특유의 길거리 음식 문화 등에 대한 콘텐츠를 더욱 늘리고 발전해나가는 방향으로 투자를 늘려 한국만의 확실한 관광 테마로 아이덴티티를 구축해나갈 필요성이 있다” 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