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70호]2017-01-23 08:07

대형사 경영 압박에 중소형 업체도 ‘苦行’



가격은 최대한 싸지만 판매사 규제는 엄격하게

항공권 취소 및 객실 확인 여부 등 기준 높아져
 
 
국내 대형여행사들이 협력사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지나친 경쟁 심화와 경기 불황 그리고 수익 감소로 이어지는 악재에 위기감을 느낀 기업들이 많은 탓이다. 여행시장 성장과 함께 월별 송출 여행객 수는 지속 증가하며 외형은 확대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돈이 돌지 않아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대형사들의 경우 판매대리점을 상대로 가혹한 영업 기준을 제시해 불만을 사고 있다. 물량을 무기로 볼륨은 지속 확대하되 상품을 판매하는 대리점이나 중견 업체에게는 규제를 강화하는 고질적인 영업 방식을 구사하는 것이다.

특히 일부 업체의 경우 항공 스케줄 및 TL변경과 좌석 취소 등에 있어 유난히 까다로운 모습을 보여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항공권 취소 후 가이드라인과 상관없이 곧바로 패널티를 부과하는 것은 물론 평소라면 탄력적으로 적용했던 특전 역시 일일이 제제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담당자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아예 처음부터 열어주지 않는 것. 항공 패널티에 대한 부담감을 호소하는 업체와 실무진들이 늘어나면서 굳이 대형사의 시스템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는 비난의 여론도 함께 형성되는 추세다.

일부 업체의 경우 내부 사정으로 결제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랜드사에 납부해야 할 미수금을 제 때 처리하지 못하는 등 미성숙한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한 업체는 직원의 실수로 불거진 호텔 예약 문제를 랜드사에 전가해 한동안 거래 랜드사의 속을 태웠다. 요사이에는 상품 품질을 업그레이드 한다는 명목 아래 현지 가이드와 행사 운영에 오히려 지나친 갑질을 하고 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굳이 대형사에 의존해야 하냐는 질문에는 속상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답이 대부분이다. 여러 가지 제제가 심하고 태도 또한 위압적이지만, 요금에 대한 경쟁력만큼은 단연 최고를 자랑한다는 것. 실제 한 실무진에 따르면 주말이나 특정 휴일이 아닐 경우 회사가 미리 보유해 놓은 블록에 비해 대형사의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항공 좌석이 월등히 싼 가격으로 책정돼 있어 소위 게임이 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한 실무진은 “올해 장사가 쉽지 않다는 소문이 들려오면서 중견사는 물론 대형사들도 앞 다퉈 허리 띠를 졸라매고 있다”며 “전세기 좌석이나 호텔리조트 단독 판매 등 물량만큼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움켜쥐고 있다. 가격 또한 요 몇 년 사이 가장 저렴하게 시중에 유통시키는듯 하다. 아쉽지만 판매 경쟁력이나 노하우가 없는 군소 여행사들은 대형사에 기댈 수밖에 없는데 뭔가 종속되는 느낌이라 불안하다”고 내막을 전했다.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