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69호]2017-01-13 10:51

[B컷 포토 에세이] “어쩌면 A컷보다 사연 있는 B컷이 나을지도 모른다”



“무엇이든 해주고 싶다”
 

 
나의 엄마는 곧잘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린 나를 데리고 다니면서 예쁜 옷을 사 입혔고, 새로 생긴 맛 집이 있으면 꼭 함께 갔다. 틈 날 때마다 좋은 영화를 보여줬고 수영이나 피아노 따위의 예체능 교육도 배우게끔 했다. 그러면서 늘 내게 ‘무엇이든 해주고 싶은 딸’이라고 말씀하셨다.


어린 나이에도 그 마음이 와 닿아서 엄마가 해주는 것은 무조건 좋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생각은 지금도 여전하다. 달라질 이유가 없지. 엄마는 항상 진심이었으니까. 상해에 가니, 나의 젊은 엄마를 떠올리게 하는 엄마들이 많았다. 딸을 엄마와 똑같이 꾸며놓은 모녀도 있었고, 내 예쁜 아이 모습 놓칠세라 쉴 새 없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엄마도 있었다.


‘자기 자식이 그렇게나 예쁠까’ 싶다가도 문득 나의 엄마와 오버랩 되면서 싱긋 웃음이 나왔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있는 모습은 특별한 이유 없이 포근하다. 내가 이런 장면에 약하기 때문일까. 지난 상해 출장에서는 유독 엄마와 아이를 찍은 사진이 많다.



여행을 다닐 때 은근히 기대하는 것들이 있다. 일상이 아닌 곳에서 만나는 일상적인 풍경들. 예를 들면 아이와 함께 있는 엄마의 모습 같은 것 말이다. 어디서든 볼 수 있지만 어디서도 느낄 수 없는 애틋함이 전달된다.
그래, 지금 나는 나이 서른을 앞두고 엄마가 보고싶다고 고백하는 중이다.
<2016년 11월 중국 상해, DMC-GM1>
강다영 기자 titnews@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