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67호]2016-12-26 09:22

[연간키워드 3] 올 한 해 우리 사회는 무엇에 열광했나?(3)

2016년 병신년(丙申年)이 저물어 간다. 지속적인 경기 침체와 저성장 속에 우리 사회는 올 한 해도 조용하고 별 볼일 없는 위축된 한 해를 보냈다. 점차 현실화되는 일상 붕괴와 불균형 속에서 제 밥그릇을 챙기지 못하면 남는 것은 ‘도태’밖에 없다는 절망감이 사회 전반을 채우고 있다. 힘든 만큼 실속 소비가 늘어났고 여럿이 모이기보다는 홀로 즐기는 문화가 주류로 등장했으며 인공지능과 증강현실 등 멀게만 여겼던 신기술들이 빠르게 구현되고 있다.
여행정보신문은 올해 우리 사회가 열광했던 Best 키워드 12개를 선정하고 총 3회에 걸쳐 각 키워드를 분석하는 릴레이 기사를 담는다. 이번 기사에서는 세계적으로 열풍을 이끌었던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 고’, 스마트폰 족들에게 여행자극을 일으킨 영상마케팅, 하반기 이목을 집중시킨 도널드 트럼프, 사드배치를 조명한다. <2016 연간키워드 끝>
이예슬 기자 titnews@chol.com
 
 
[여행정보신문 선정 2016 ] Best 키워드
▲박근혜 게이트 ▲촛불집회 ▲김영란법 ▲아재열풍 ▲가성비
▲혼술·혼밥 ▲액티브 시니어 ▲알파고 ▲도널드 트럼프
▲ 사드배치 ▲영상마케팅 ▲포켓몬 고

 
기술·사회 여행업계에 다각적으로 영향 미쳐
 
1. ‘게임’이 사람을 ‘여행’하도록 만들다, ‘포켓몬 Go’
지난 여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게임이 있다. 바로 ‘포켓몬 GO’. 포켓몬 고는 게임업계뿐 아니라 여행업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에서는 속초와 울산 간절곶, 양양, 울릉도 등의 지역에서 포켓몬이 등장, 유례없이 방문객들이 증가했다.

각 지자체에서는 포켓몬 고 게이머들을 위해 무료 와이파이 지도를 제공하거나 무료 배터리 충전소 등을 설치하며 활발한 방문객 유치에 앞장섰다. 여행업계 또한 포켓몬 고 마케팅을 통해 활발한 상품판매를 꾀했다. 호텔 OTA를 비롯해 항공사, 패키지 여행사들까지 포켓몬 고를 주제로 프로모션 및 기획전을 펼치며 국내 상품을 판매에 주력했다.

그러나 포켓몬 출몰지역의 방문객들은 증가하는 반면 지역관광 및 시장 경제 성장에는 큰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게이머들이 게임을 하기 위해 지역을 방문하지만 오롯이 게임에만 집중할 뿐 주변 관광이나 소비활동에는 소극적이었기 때문.

이번 증강현실 게임이 여행업계에는 일시적으로 영향을 미쳤지만 앞으로도 소비자들을 위한 VR, 증강현실 등이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2. 예비여행객 여행욕구 자극, 5초면 충분하다
스마트폰을 애용하는 엄지족들에게 있어서 소셜 콘텐츠들은 단순한 재미 부여뿐 아니라 정보제공 및 욕구를 자극시키는데 충분한 역할을 한다.

특히 최근 엄지족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 딩고(Dingo), 여행에 미치다, 대한민국 방방곡곡, 오빠랑 여행갈래 등 영상콘텐츠를 제공하는 소셜채널들이다. 3초 내지 5초 분량의 짧은 영상을 통해 목적지에서 경험할 수 있는 먹거리, 즐길거리, 볼거리 및 여행 Tip까지 소개해하며 여행욕구를 자극시키고 있는 것. 짧은 시간에 핵심 정보들만 시각적, 청각적 요소로 제공하니 집중도 또한 높다.

여행업계에서도 목적지 홍보 및 한국시장 확대를 위해 동 채널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례로 홍콩관광청은 여행에미치다 채널을 통해 홍콩여행을 자극시켰다. 세 남자가 홍콩의 곳곳을 여행하며 촬영한 동영상을 바탕으로 다채로운 즐길거리가 소개되며 엄지족들 사이에서도 큰 호응을 얻었다.

 
3. 도널드 트럼프, 세계 시장을 위협하다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 11월 8일 제45대 미국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당선 이전부터 트럼프 지지자 측과 반대 측은 확연히 갈렸다.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 시장이 충격에 휩싸였다. ‘설마’하던 당선이 사실화 됐기 때문. 개표 당시 트럼프의 당선이 유력해짐과 동시에 캐나다이민국 홈페이지는 서버가 다운되는 일이 벌어졌다. 접속량이 증가하면서 사이트가 완전히 마비 돼 버린 것.

경제에도 영향을 미쳤다. 당선 이후 국제 외환 시장에서 엔화 가치가 약세했다. 지난 11월 9일 당선 다음날 엔화 환률은 3.77%나 폭락한 101.20엔까지 떨어졌다. 한국증시는 11월 9일을 기준으로 코스피가 2.25%하락, 코스닥이 3.92% 각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올해 초 미국의 경제제재 완화 등으로 화제를 모았던 이란 시장이 정체됐다. 강경한 중동 정책을 주장하던 트럼프가 차기 미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예정됐던 국내 기업들의 진출이 주춤한 상태다.
 

4. 안전을 위한 사드배치, 여행시장은 울상
정부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결정에 직격탄을 맞은 곳은 여행업계다. 사드배치 결정에 중국정부는 우선 대응책으로 한국인에 대한 상용(비즈니스) 복수비자 발급 규정을 강화하는 조취를 취했다. 현재 M비자 발급을 위해서는 중국 내 무역 협력 파트너가 발급한 비즈니스 활동 문서 및 무역 상담회 초대장 등 공식적인 서류가 필요하다. 더불어 주한 중국대사관 영사부는 지난 8월 여행사가 중국비자센터를 통해 단체관광비자를 발급받을 경우 모두 여권 원본을 제출해야 한다며 숨통을 조였다.

지자체의 타격도 크다. 지난 7월 개최 예정인 대구시의 ‘치맥 페스티벌’이 취소됐으며 하반기 개최 예정이었던 로드쇼와 세미나 등의 진행이 어려워 대상을 중국 시장이 아닌 전 아시아로 범위와 성격을 전환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중국국가여유국은 지방 정부를 통해 해당 지역 소재 여행사에 한국으로 중국관광객의 송출을 지난해보다 20% 줄이거나 저가 단체관광의 판촉을 금지하고 한국관광 중 쇼핑을 1일 1회로 제한하고 이를 어길 경우 30만 위안의 벌금을 부과한다는 등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