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64호]2016-12-02 10:34

[취재수첩] [광화문 연가] 이예슬 - 취재부 기자
“당신만을 위한 자리가 아닙니다”

 
 
 
 
‘여행업계 행사’란 무엇일까? 관광청의 지역 설명회, 항공사의 노선 설명회, 호텔들의 트래블마트 등 업계 내에는 다양한 행사들이 진행되고 있다. 분명 목적이 뚜렷한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의 참가 목적은 알 수가 없다.


최근 한 관광청의 행사에 참석했을 때다. 코리안 타임 없이 행사는 계획대로 진행됐다. 그러나 시작한지 10분도 채 되지 않아 인상을 찌푸리게 만드는 상황이 발생했다. 진행자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지역의 매력을 한껏 어필하고 있는데 기자의 테이블에 착석한 참가자들이 진행자와 동시에 말하는 탓에 집중을 흐트러트리던 것.


신입 직원도 아닌 한 여행사의 부장 혹은 대표급으로 보이는 참가자들이 주변의 눈치는 하나도 보지 않고 이야기를 나누는 탓에 일부 테이블의 시선이 쏠렸다. 그러나 아랑곳 하지 않고 행사 진행자가 설명을 마칠 때까지 계속해서 목소리를 높여대 결국 같은 자리에 착석한 참가자들 모두가 인상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문제의 두 주인공에게선 미안함과 민망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이미 잘 알고 있는 지역, 상품에 대한 내용이더라도 다른 참가자들을 위한 기본적인 자세와 매너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이번 행사 뿐 아니라 대부분의 행사 현장에서도 무례한 참가자들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연설자가 연설하는 내내 핸드폰을 만지다가 경품행사 때만 반짝 집중하는 경우, 현지 관계자들이 테이블을 찾아 관광 상품을 소개하는데 계속해서 다른 행동을 하며 집중을 흐리는 경우 등.


물론 행사가 같은 지역이나 유사 상품을 판매하는 업계 관계자들을 위한 ‘만남의 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주최 측의 행사 개최 의도는 깨끗하게 무시하고 오롯이 친목도모, 점심 끼니 해결로만 생각하는 관계자들이 아직도 많다.


주최 측에서도 최근 들어 행사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다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기존 진행방식을 변경시키거나 색다른 장소를 탐색해 참가자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하는데 목적을 두는 등. 주최 측의 노력에도 불구 아직까지 국내 여행업 관계자들의 행사 매너는 개선돼야 할 점이 많다.


함께 윈윈(Win-Win)하기 위해 마련된 여행업계 행사인 만큼 좀 더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