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62호]2016-11-21 09:37

[칼럼] 남태석 중부대 항공서비스학과 교수
“시내 면세점 일시적인 증가, 우려 커져”
업계 자율 건전 위한 경영 환경 구축 우선

 
지난해에 이어 서울 시내 면세점이 또 다시 늘어날 전망이다. 그간 방한 외래관광객 규모에 비해 시내 면세점 수가 적어 외래관광객 뿐만 아니라 출국 내국인까지도 면세 쇼핑이 어렵다는 여론과 함께 시내 면세점의 추가 설영 특허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관세청은 지난해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등에 대한 신규 설영 특허를 내준데 이어 지난해의 후유증을 감안하듯 서울에 대기업 3곳을 추가로 허가하기로 했다. 최근 공개 입찰을 마감했는데 유통 공룡인 롯데면세점, 현대백화점, 신세계, HDC신라, SK네트웍스 등이 입찰에 응했다. 특히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는 지난해 설영 특허기간이 만료돼 입찰에 응했다가 탈락한 업체들이여서 이번 입찰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관광업계가 눈 여겨 볼 대목은 이 부분이다. 현재 서울시내에는 모두 9개의 시내 면세점이 영업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중 신생 업체들은 제대로 자리도 잡지 못하고 있는데 추가로 3개 업체가 늘어나면 경쟁은 더욱 치열할 수밖에 없다.
시내 면세점 수가 적어 추가 허가의 필요성은 당연했지만 일시에 업체 수를 대폭 늘리는 것은 결국 외국 유명 브랜드 입점을 위한 무리한 유치로 불필요한 외화 낭비와 과당 경쟁으로 인한 경영 부실 등을 초래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방한 외래관광객에게 쇼핑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다. 실제 기존 시내면세점과 신생 면세점 간에는 보이지 않는 과당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각 시내면세점마다 단체관광객 입점에 따른 옵션투어 무료 제공 등 출혈 경쟁이 한창이고 일부 시내 면세점은 여행사의 영역인 중국 송객 여행사와의 입점 계약을 맺는 등 부작용도 현실화 되고 있다. 특정 업체를 선호하는 외래관광객의 쇼핑패턴 상 일부 업체의 쇼핑환경 또한 크게 개선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국 경쟁력을 갖춘 업체에 외래관광객의 쇼핑 수요가 집중 될 수밖에 없다.

필자는 5년 시한부 시내 면세점의 설영 특허 기간의 문제를 지적하고 지속 가능 경영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 오고 있다. 다행히 관세청은 이 문제는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반길만 하다.

그러나 현재 서울시내 면세점이 12개로 늘어나면 각종 부작용이 우려 수준을 넘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설영 특허권자인 관세청이 영업에 대한 세세한 부분까지 관여해서는 안 되는 만큼 시내 면세점업계가 자율적인 건전 거래 질서를 확립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외국 명품 입점 유치에 따른 불필요한 경쟁, 국산제품에 대한 지나친 위수탁 판매 수수료율 적용, 판촉 직원 등 부당한 스카우트 자제, 외국 여행사와 직접 송객 계약 체결로 여행사 업무 영역 침해 자제 등을 사업자들이 자율적으로 협의를 통해 질서를 잡아 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who?
한국호텔관광연구원 소속으로 중부대학교에서 항공서비스학과 교수로 관광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