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55호]2016-09-30 09:21

[Best Traveler(219)] 조산구 (주)코자자 CEO




코자자 “숙박에 신뢰를 더하는 기업”
내수시장 타깃 변경, 터닝포인트 맞아
네이버·트리핑·씨트립 등 제휴 채널 확대
 
 


한국판 에어비앤비 ‘코자자’가 사업 4년여 만에 터닝포인트를 맞고 대대적인 변화에 들어섰다. 코자자는 한국시장에 ‘공유경제’와 ‘에어비앤비’가 생소했던 지난 2012년 ‘공유숙박’을 내걸고 방한 외국인들에게 한옥 및 농촌체험 민박 등을 선보인 바 있다.

국내 ‘공유숙박’ 사업의 선구자 역할을 자처했던 코자자는 최근 인트라바운드로 사업 노선을 일부 변경했다. 방한 외국인들에게 한옥의 아름다움과 매력을 알렸던 코자자가 이제는 한옥은 물론 농촌체험 민박, 게스트하우스, 펜션, 호텔 등 다양한 숙박시설의 대체재를 통해 내국인을 타깃으로 사업 재편에 나선 것.

제2의 창업이나 진배없다는 조산구 (주)코자자 설립자 겸 CEO는 본지와의 만남에서 최근 변화의 중심에 선 코자자의 현 상황과 향후 계획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한국시장 내 여전히 뜨거운 감자인 ‘공유 숙박’과 관련한 자신의 기조 또한 언급했다.

취재협조 및 문의=(주)코자자(1544-5665/www.kozaza.com)
글·사진=권초롱 기자 titnews@chol.com

 
 

 
-코자자가 최근 대대적인 변화에 나섰다고 들었다. 기존과 무엇이 달라지는 건가.

▲코자자는 대한민국 숙박 공유 플랫폼을 내걸은 최초의 공유숙박 업체다. 지난 2012년 초 설립된 이제 4년 반이 넘은 회사다. 처음 사업을 론칭했을 땐 한국시장에 공유경제나 에어비앤비조차 낯설었던 시기다. 사업을 시작하고 서서히 한국시장에도 ‘에어비앤비’가 이슈가 됐다.

이후 자사와 같은 서비스를 선보인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났었는데 얼마 못 가더라. 현재 국내에 진정한 ‘공유숙박’ 사업을 펼치고 있는 유일무이한 회사가 코자자라는 점이 그나마 성공한 거라고 본다. 지금까지 생존할 수 있었던 요인은 한옥으로 서비스를 특화한 게 포인트였다.

이에 자사는 최근 공유숙박 사업을 유지하되 타깃을 달리 하자고 내부적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기존에는 방한 외국인 대상 한옥이나 농촌체험 민박 등을 연계해주는 인·아웃바운드 사업을 해왔으나 국내 시장 중심으로 포커스를 변경키로 했다.

인·아웃바운드 사업은 유지하나 그 규모를 축소한다고 보면 된다. 기존에는 인·아웃바운드가 사업의 대부분이었다면 지금은 인트라바운드 7, 인·아웃바운드 3의 비율로 사업을 재편했다. 상세히 말하자면 내수시장 7, 중국시장 2, 여타 해외시장 1로 선택과 집중 측면에서 내국인을 타깃으로 사업을 더욱 집중하고자 한다.
 

-사업재편에 나선 까닭은 무엇인가.

▲지금이 적기라고 봤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지난해 말 가장 힘든 고비를 겪었다. 에어비앤비의 가치는 300억 달러(한화 약 34조 원)에 육박했으며 구글이 에어비앤비에 9억 달러를 투자했다. 에어비앤비의 몸집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동안 우리는 각종 법적 규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외국인들에겐 생소한 한옥을 콘텐츠화 해 판매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사업 초기에는 ‘에어비앤비’와 한국시장에서 만큼은 어깨를 나란히 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에어비앤비’가 너무 커졌다. 사실상 직접적으로 경쟁하기엔 무리라는 판단이 들었다.

여기에 최근 우리정부가 ‘규제프리존’을 통한 ‘공유숙박’사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시점이지 않나. 20대 국회에서 동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우리국민들의 여행패턴 또한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자유여행이 대세가 됐고 공유숙박에 대한 거리낌도 없다.

무엇보다 외국인을 상대하는 일이 쉽지 않더라. 외국인 대상이다 보니 단순히 그들을 상대하는 것뿐만 아니라 홈페이지 또한 영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 구축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상품 하나하나의 콘텐츠 또한 다양한 언어로 변경해야 하는 수고가 많았으며 글로벌 마케팅 채널 확보에도 난관에 부딪혔다. 이미 콘텐츠와 4년 반 동안 사업을 운영하면서 쌓인 노하우를 가지고 더 잘 할 수 있는 내수 시장으로 사업을 돌린 셈이다.

 
-코자자가 최근 다양한 업체들과의 제휴에 나서고 있다. 마케팅의 일환인가.

▲그렇다. 굵직굵직한 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홍보 및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자 한다.

우선 △네이버와 지난 9월 1일부로 업무제휴를 체결했다. 코자자가 갖고 있는 한옥스테이 데이터베이스를 네이버에 노출시켰다. 네이버를 통해 코자자로 한옥스테이 노출 및 검색, 예약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하게끔 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는 자사 보유 데이터를 네이버에 노출 시키는 데까지 상황이 진척됐다. 앞으로는 네이버 ID를 가지고 코자자에 등록된 한옥을 원스톱으로 예약할 수 있도록 서비스 개발 중에 있다.

네이버는 자사와의 제휴를 통해 일본의 료칸처럼 한옥을 글로벌 상품으로 만들어 한옥스테이를 활성화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자사는 네이버라는 든든한 채널을 통해 자사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실질적인 판매까지 이어지게끔 하고 있다.

글로벌 메타서치 사이트인 △트리핑과도 지난해 말부터 제휴를 통해 외국인들에게 한옥스테이를 홍보 및 판매하고 있다. 중국시장에는 △씨트립과 △투지아를 통해 우선적으로 시장 진출에 나설 방침이다. 이미 씨트립과는 제휴를 통해 자사 상품들을 방한 중국인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투지아와도 9개월 동안 협업을 통해 API 연동 서비스 개발 중이다. 투지아를 통해 방한 중국인들에 코자자가 보유한 다양한 숙박 상품들을 판매할 예정이다. 중국 시장은 위챗이나 블로그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한 B2C 마케팅도 펼칠 계획이다.

별도로 한옥스테이 앱을 출시해 경쟁력을 갖출 방침이다. 현재는 iOS 버전만 선보이고 있는데 동 앱의 문제점들을 개선하고 콘텐츠를 보강해 마케팅할 예정이다.
 

 

국내 유일 ‘공유숙박’ 플랫폼 업체 코자자가 내수시장에 집중한다.
 


-이밖에 내수시장 공략을 위한 또 다른 사업 전략이 있나.

▲한옥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문화체육관광부나 한국관광공사 등 관련 부처 및 지자체와도 활발하게 협력을 논의 중에 있어 조만간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

한옥스테이, 농촌체험 민박, 게스트하우스, 펜션, 호텔, 숙박형&기능형 모텔 등 대체재 전국 5천여 개, 호스트 250여 명이 현재 코자자에 등록돼 있다. 한옥은 전국 500개 이상 구축돼 있으며 제휴 숙박시설은 서울 1,000여 개 및 지방에 고르게 분포돼 있다.

현재 자사가 보유한 숙박시설 중에는 방공호나 갤러리 등과 같은 테마형 숙소들도 있는데 대체재를 통한 내수공략이 하나의 접근 방법이다. 한국마켓에 ‘공유숙박’ 로컬 기업은 코자자가 유일무이하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숙박에 신뢰를 더한다’는 콘셉트로 접근할 방침이다. 게스트가 신뢰할 수 있도록 몇 가지 정책을 개설 중에 있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가격투명성을 통한 신뢰감 상승이 우선될 것이다. 한국인 정서에는 팁 문화가 여전히 낯설고 거부감이 든다. 에어비앤비는 게스트가 비용을 지불할 때 호스트에게 팁까지 지불하게끔 요금정책이 돼 있다. 우리는 게스트가 아닌 호스트에게 팁을 받게끔 한다. 예컨대 게스트가 12불짜리 방과 24불의 방 중 직접 선택해 해당 가격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 받도록 할 방침이다.

공유숙박이 숙박O2O 모델과 가장 큰 다른 점은 마켓 플레이스가 아닌 커뮤니티의 장이라는 점이다. 사이트에 올라온 펜션 사진을 보고 예약했다가 낭패를 봤다는 이들이 많다. 그런데 공유숙박 사업에서는 거짓된 정보나 사진을 올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해당 호스트가 거짓 사진이나 정보를 기재했다가 발각되면 게스트들로 하여금 신뢰를 잃고 영업이 어렵게 된다. 향후 자사는 등록된 모든 호스트들을 직접 방문해 VR 및 비디오 촬영을 통한 실감형 정보들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밖에 우수 숙소 검색 서비스를 통해 게스트들에게는 신뢰와 큐레이션 기능을 더하고 호스트들에게는 서비스 독려에 나설 방침이다. 또한 숙박과 관광상품을 연계한 서비스도 추후 선보일 예정이며 사업이 안정화되고 로컬기업으로서 입지를 탄탄히 구축하게 되면 우수 호스트들을 주주로 모시는 크라우드펀딩까지 구상 중에 있다.
투자유치 또한 계획 중이다. 투자가 이뤄지면 서비스 고도화와 더 많은 숙소 확보를 통해 레벨업 시키는 것이 일차 목표다.
 

-공유숙박이 전 세계적 이슈인 반면 우리정부는 트렌드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들이 많다. 코자자는 한국시장에선 선두 격인데 대표님의 견해가 궁금하다.

▲어렵고 아쉬운 시장이다. 전 세계적 트렌드가 숙박을 공유하는 것이다. 호텔 채널이 나오기 백년 전에는 인(inn) 즉 모텔이 메이저였다가 호텔 체인이 생겨나면서 시장은 바뀌어왔다. 호텔이 숙박시장의 메이저로 활동한 지 100년이 지나면서 ‘숙박공유’라는 이름으로 이제는 누구든지 숙박업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그러나 우리정부의 대처는 굼떴고 전 세계적 경제 흐름과 트렌드를 반영하지 못했다. 국내 제도가 관련 사업을 받쳐주지 못하면서 국내 로컬 기업과 글로벌 기업 간의 역차별 규제라는 부작용 또한 생겨났다. 법을 지키려는 로컬 기업은 규제하고 국내법에 저촉되지 않거나 법을 무시하는 해외 기업들은 제재하지 못하고 있지 않나.

그나마 최근 정부가 공유숙박을 중요한 먹거리 산업으로 인식하며 관련 법 규제 완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점은 다행이다. 코자자는 사회규범에 반하지 않고 타인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는 한에서 시장을 개척하고 앞서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