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52호]2016-09-05 09:19

[칼럼] 권희정 뉴질랜드관광청 한국지사장





뉴질랜드 네 번째 이야기 ‘코로만델’


천연 바다 온천, 다양한 액티비티 천국
 

 
오클랜드에서 배를 타고 한 시간 정도를 더 이동하면 영화 <나니아 연대기>의 배경이 된 아름다운 코로만델 반도의 템스(Thames)에 도착한다. 템스는 코로만델 반도의 모든 지역으로 향하는 일종의 관문으로 광대한 숲에 둘러싸인 유서 깊은 지역이다. 금광과 숲에 관련된 깊은 역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무로 지어진 오래된 빌딩과 상점들이 멋스러운 느낌을 자아낸다.


뉴질랜드에서 가장 사랑받는 주말 휴양지 중 하나인 코로만델은 나무가 우거진 숲에서 산책할 수 있는 산책로와 트레킹 코스가 곳곳에 즐비하고 스카이다이빙이나 바다 카약과 같은 액티비티도 넘친다. 무엇보다 화산활동의 영향으로 저절로 뜨거워진 바닷물에서 즐기는 ’핫 워터 비치’는 천연 바다 온천으로써 코로만델 여행의 백미로 꼽힌다.


핫 워터 비치는 모래사장에서 온천수가 보글거리며 솟아오르는 광경으로도 유명하다. 제대로 자연 온천을 즐기려면 해변 남쪽 끝에 있는 바위 근처에 썰물 2시간 전후로 도착해야 한다. 모래사장에 자신(혹은 동행자)이 앉아있고 싶은 온천 크기만큼 파내면 된다. 의외로 파내야 할 모래 양이 많으니 출발 전 삽을 챙겨가는 것은 필수. 필자의 경우 당시 함께 한 일행 중 힘 좋은 남성들이 순식간에 온천 한 개를 만들어 냈다.


바로 몇 미터 앞에 찬 바다를 두고 해변에서 뜨거운 온천을 즐길 수 있다니, 신기하면서도 환상적인 느낌이다. 해변온천 지점에서부터 백사장이 길게 동쪽 방향의 해변 곶을 향해 굴곡을 이루는데 이 곶이 좋은 바람막이가 되기 때문에 주변에 조용하게 일광욕을 할 수 있는 곳이 많다. 참고로 핫 워터 비치는 만조에는 즐길 수 없으므로 물 빠지는 시간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 키위라면 꼭 해봐야 할 101가지 중 51번째에 순위를 올릴 만큼 인기 있는 곳이다.


핫 워터 비치에서의 나른한 온천욕을 마친 뒤에는 코로만델의 또 다른 명소 케시드럴 코브(Cathedral Cove)로 이동한다. 케시드럴 코브는 영화 나니아 연대기 2편 ‘캐스피언 왕자’에서 현실의 세계에 있던 페벤시 남매들이 마법의 힘에 의해 나니아로 다시 돌아갈 때 남매가 처음으로 나니아에 도착한 장소로 촬영된 곳이다. 파도에 침식된 자연동굴인 이 곳은 판타지 영화의 배경으로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하지 않아도 될 만큼 환상적인 풍광을 자랑한다.


케시드럴 코브에는 30분 정도가 소요되는 트래킹 코스가 마련돼 있다. 이름 모를 나무와 숲, 멀리 보이는 바다 등 주변 풍경을 벗 삼아 걷다보면 대자연의 경이로움에 흠뻑 매료되고 만다. 언제 이만큼의 시간이 흘러 지구상 새로운 길이 만들어졌을까. 어느 덧, 트래킹 코스의 끝, 바닷가의 암벽이 인상적인 해변에 도착하면 누구라도 자연의 위대함 앞에 금세 숙연해지고 만다.
 
 
who?
뉴질랜드관광청 한국지사장으로 한국여행시장에서 뉴질랜드 관련, 다양한 홍보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바쁜 와중에도 수시로 산과 명소를 찾아 부지런히 움직이는 타고난 여행인. 전 세계에 친구와 지인이 있을 정도로 뛰어난 네트워크를 자랑한다. <HeeJeong.Kwon@tnz.govt.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