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51호]2016-08-29 09:13

[칼럼] 이용근 글로벌헬스케어학회장, 국립공주대학교 국제의료관광학과장




“관광의 시대에서 여행의 시대로” <2>


지혜로운 여행 위한 마음의 자세 필요
 
 

<지난호 이어>


동양에서도 여행에 대한 설화나 교훈은 많다. 특히 동양에서 진정한 여행은 주역의 ‘려(旅)’괘에 있다고들 한다. 공자도 40대 후반쯤에 뽑은 괘가 ‘화산려(火山旅)’ 괘이다. 이것은 64괘 중에서 56번째 괘다. 려(旅)는 나그네라는 뜻이다. ‘나그네’라는 것은 말 그대로 거처를 잃고 정처 없이 떠돌아다닌다는 의미이다. 공자가 직접 이 괘를 뽑고 나서 그 해석을 제자에게 부탁했다고 한다. 제자는 대뜸 “선생님이 덕은 많이 췄으나 등용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라고 해석을 전했다. 이후로 50대 중반부터 공자는 천하를 떠돌아 다녔다. 스스로 나그네 생활을 한 것이다.


‘화산려(火山旅)’는 산 위에 불이 붙는 형상이기 때문에 그 산을 떠날 수밖에 없다. 공자는 자신이 등용되지 못하고 거처 또한 잃게 돼 필경 나그네 생활을 할 것을 미리 알고 이후 출세와 성공을 위해 발버둥치지 않았으며 자신의 부족함을 보충하고 다음 시대를 준비하는 ‘와신상담(臥薪嘗膽)’의 삶을 살았다. 물론 그는 끝내 재기도 했다.


‘려(旅)괘’는 이렇듯 풍요로움을 나타내는 55번 풍(豊)괘 다음에 온다. 우리는 이미 풍요로운 시대를 지나 엘리스처럼 갑자기 그 거처를 잃고 새로운 미지의 세계로 떨어지는 나그네 신세가 됐다. 주역의 ‘려(旅)괘’를 통해 공자가 관직에 등용되지 못했을 때 지혜롭게 대처했던 것처럼 우리도 지혜를 얻어 진정한 여행을 떠날 수 있어야 한다.


필자가 제안하는 진정한 여행을 위해서는 주역에서 말하는 몇 가지 지혜가 필요하다. 첫째, 자신의 삶의 터전을 떠나 낯선 곳을 여행함으로서 어쩔 수 없이 생기는 각각의 불편함을 자연스럽게 수용해야 한다. 둘째, 낯선 곳에서 숙소를 구하고 친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들이 나의 행복을 위해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 대신 그들의 행복을 위해 내가 무언가를 노력할지 마음을 바꿔야 한다. 셋째, 낯선 곳을 여행하면서 즐거움을 얻었지만 이내 자신의 일상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해야 한다. 넷째, 결국 우리 삶의 행복은 일상에 의한, 일상을 위한, 일상의 행복이라는 것을 빨리 깨달아야 한다.


어쩌면 진정한 여행은 ‘려(旅)괘’의 마지막 문구인 ‘선소후호(先笑後號)’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즉 새 생명이 태어나면 주위에서 모두 웃음으로 축복해 주고, 살다가 세상을 하직하는 날에는 주위에서 이름을 부르며 통곡하는 것처럼 지구라는 공간 속에서 일월이 나에게 주어진 시간 동안 잠시 머물다 간다는 지혜를 깨닫는 것이다. 우리는 진정한 여행을 통해 그동안의 불행과 상실로 인한 어려움을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기 위한 또 하나의 배움의 기회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who?
외국인 환자유치를 통한 의료관광활성화를 통해 한국을 아시아의료관광허브로 만들어 세계 의료관광대국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차세대 관광시장의 비전이라고 믿는다. 이를 위해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의 활성화가 뒷받침돼야 한국의료관광이 글로벌화 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하며 여러 단체와 의료관광 현장을 열심히 뛰고 있다.
(http://blog.naver.com/touryk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