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50호]2016-08-22 09:27

[칼럼] 이용근 글로벌헬스케어학회장, 국립공주대학교 국제의료관광학과장




“관광의 시대에서 여행의 시대로” <1>

책 만 권을 읽는 것보다 여행이 더 중요하다
 
 
영국의 역사학자이면서 종교인인 토마스 풀러는 “바보는 방황을 하고, 현명한 자는 여행을 한다”라는 명언을 남긴 바 있다. 그런가하면 미국의 퍼스트레이디인 미셸 오바마는 중국 북경대학을 방문해 강연을 진행하면서 “‘독만권서불여행천리로(讀萬卷書不如行千里路)’, 즉 책을 만 권 읽는 것은 천리 길을 여행하는 것만 못하다”라는 말을 전했다.

시간과 장소의 차이가 있지만 토마스 풀러와 미셸 오바마 모두 바야흐로 ‘여행의 시대’가 열렸다는 점을 설파하고 있다. 학교와 도서관 그리고 책을 통한 이론에만 집중하고 공부하는 현대인들에게 더 넒은 미지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 직접 경험하고 몸으로 체험하면서 배우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 것이다.

마법과 같은 미지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려면 우리는 익숙한 일상을 벗어나야 한다. 그러나 익숙한 일상을 벗어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흡사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에서 엘리스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갑자기 굴속에 떨어져 미지의 세계로 모험의 여행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 삶의 틀에 치이고 규칙에 얽매인 지루한 삶을 살았던 엘리스는 토끼 굴로 떨어지고 나서는 모든 것이 변해 버린다.

규칙은 비뚤어지고 뒤집어져 더 이상 이전과 같은 것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엘리스는 미지의 세계를 두려워하기 보다는 호기심을 가지고 여행하며 온갖 경이로운 것들을 만나고 평범치 않은 인물들과 대화를 나눈다. 엘리스에게 그렇게도 낯설고, 예측 불가능하고 터무니없다고 여겨지는 이상한 나라가 바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자신이 꿈꾸는 삶을 살 수 있는 유일한 창조의 세계였던 것이다.

우리 모두는 운 좋은 엘리스처럼 현실에서 갑자기 토끼 굴로 떨어질 수는 없다.
다만 최근 과학기술의 발달로 새로운 문명의 시대가 오면서 많은 여행자들이 미지의 세계를 향해 여행을 떠나고 있다. 떠나는 원인도 다양하다. 어떤 사람은 상실감으로 인해 떠나고, 어떤 사람들은 삶의 허무로 인해 떠난다.

또 다른 이는 새로운 나를 발견하기 위해 일상과 작별하고 그대로 떠난다. 엘리스도 토끼를 따라갔다가 한 순간에 굴속으로 빠져버린 이후에는 지상에서 알고 있던 모든 원칙들과 이별하고 상당한 당혹감에 시달렸다. 어쩌면 이때가 진정한 여행이 시작되는 계기일 수 있다.

터키의 혁명가로 13년 동안 감옥생활을 했던 나짐 히크메크도 진정한 여행의 시작은 더 이상 어디로 가야할지 몰랐을 때부터라고 언급한 바 있다. (“When we don’t know anymore where we are supposed to go, it’s the start when the true travel has just begun.”)
<다음호에 계속>
 
 
<who?>
외국인 환자유치를 통한 의료관광활성화를 통해 한국을 아시아의료관광허브로 만들어 세계 의료관광대국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차세대 관광시장의 비전이라고 믿는다. 이를 위해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의 활성화가 뒷받침돼야 한국의료관광이 글로벌화 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하며 여러 단체와 의료관광 현장을 열심히 뛰고 있다.
(http://blog.naver.com/touryk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