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50호]2016-08-22 09:10

중국 패키지여행 출발 마감 빨라질 듯
단체관광비자 신청 시 여권 원본 제출해야

여권 분실 및 담당자 업무 증가 우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한-중 양국의 대립이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중국 측의 한국 길들이기가 심화되고 있다.

주한 중국대사관 영사부는 지난 16일부로 여행사가 중국비자센터를 통해 단체관광비자를 발급받을 경우 모두 여권 원본을 제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존 한국인 단체 관광객에 한해 사본 제출을 인정해왔던 관행을 무시하고 철저히 원본 제출을 요구하고 나선 것. 향후 담당자들의 과도한 업무 증가 및 고객 여권 분실 우려 등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 정부는 이미 지난 3일, 한국인을 상대로 상용 복수비자 관련 업무를 대행해 오던 중국 업체의 자격을 취소하고 중국 현지 업체로부터 초청장을 받도록 시스템을 조정한 바 있다. <본지 제948호 1면 보도> 이후 약 10일 만에 단체관광비자까지 손을 대면서 사실상 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을 현실화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행업계의 반응도 지난번 보다 구체적이다. 상용 비자는 관광보다는 무역, 중소기업 등에 피해가 갔던 만큼 실질적이지 않았지만 단체관광비자는 당장 여행사와 직결되는 문제인 탓이다.

중국 전문 여행사에 근무 중인 A실장은 “종전에는 여권 사본만으로도 단체 비자를 접수할 수 있었는데 이제부터는 원본이 있어야만 한다. 한 팀당 최소 출발 인원을 6~7명만 잡아도 복잡한데 20명 이상이 될 경우 실무자의 일이 너무 고되다. 분실은 조심한다고 쳐도 고객 정보 유출 등에서 여행사가 자유로울 수가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실무진은 “중국 패키지 상품의 고객층이 주로 4050대 중장년층과 노년층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상당히 까다로운 문제”라며 “예전처럼 출발일에 임박해 가격을 크게 내리고 막바지 모객에 집중하는 판매 전략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잦은 비자 변동과 함께 중국 현지의 냉랭한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일례로 중국 장사 (CSX) 공항 법무부는 향후 공항에 입국하는 한국 단체 여행객의 단체비자 제출 시 원본 오른쪽 상단에 중국 체류 호텔명(영문)과 연락처 기입을 요청해 왔다. 공항 입국 시 더 원활한 입국 수속을 위한 절차라고 하지만 결국 한국에 대한 불편함을 여행객에게 표출한 사례라는게 업계의 공통된 시선이다.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