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35호]2016-04-22 13:54

3년 잘 나간 일본 ‘지진’암초 만났다
 
구마모토 현에 진도 7.0 강진 발생
한국여행객 규슈 여행 취소 잇따라

 
 
한국인 특수를 누렸던 일본관광시장에 때 아닌 악재가 발생했다.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막강한 피해를 입었던 일본이 다시 한 번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복수언론과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구마모토현에서 진도 7.0의 흔들림을 동반한 강진이 발생한 데 이어 16일 새벽에도 추가 지진이 더해져 도시 기능이 마비되고 사상자가 발상하는 등 큰 사고가 일어났다. 공항과 신칸센 등 철도가 모두 폐쇄돼 물자 수송이나 구호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4월 19일 기준 사망자는 총 45명이며 현재까지도 구마모토현과 오이타현을 중심으로 강한 흔들림을 동반한 여진이 600회 이상 관측되는 등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 정부는 재빨리 구마모토현을 특별재해 지역으로 지정하고 인력 및 비용을 투입해 복구 작업에 힘쓸 계획임을 밝혔다.

대지진과 함께 국내 여행업계도 바빠졌다. 일본 여행을 계획했던 관광객들이 단체로 해외여행을 취소하고 있기 때문. 구마모토현은 평소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규슈 관광지의 중심지이자 곰 캐릭터인 ‘구마몬’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유후인, 벳부 등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온천(료칸) 관광지가 밀집해 있어 여행사 패키지 손님은 물론 개별관광객들의 비중도 높다. 지진 발생 지대와 상당히 떨어져 있음에도 여행지의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추세다.

업계 한 관계자는 “5월 황금연휴에 맞춰 상품을 예약했던 고객들의 취소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 최대한 취소 수수료 없이 정리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고객을 유도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규슈 상황만 분주한 것은 아니다. 오사카, 도쿄, 훗카이도 등 일본 내 다른 인기 목적지 역시 지진에 대한 두려움으로 고객들이 이탈하는 상황이다. 일본 팀 담당자는 “혹시라도 지진이 발생할 수 있지 않겠냐는 고객의 질문에 여행사가 뭐라고 정확한 답을 줄 수 없지 않느냐”며 “도쿄에서도 진동이 느껴졌다는 일본 시민들의 반응이 SNS를 타고 번지고 있다. 이상하게 온라인에서 반일 감정도 늘어나고 있더라. 3년 간 플러스 성장을 거듭했던 일본 여행의 기세가 당분간 한 풀 꺾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지진과 관련, 아시아나항공이 현지 체류객 수송을 위해 임시 운항편을 긴급 투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시아나는 16일 인천 발 15시, 후쿠오카 발 17시 20분의 스케줄로 A321 기종 171석 규모의 항공기를 각각 투입했다. 더불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생수, 담요 등 구호물품을 긴급 지원했다.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