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33호]2016-04-08 10:37

[Best Traveler(198)] 마리콘 바스코-에브론 필리핀관광청 한국지사장
“마닐라·세부·보홀, 그리고 다시 필리핀” 
테마상품 통해 신규 지역 홍보 및 여행객 유입 확대 꾀할 것
다이빙·골프·그룹여행 타깃 ‘소비자 지향’ 프로모션 펼쳐
 
 
서울 토박이가 아닌 기자는 한강 다리가 3개였던 시절의 서울을 알지 못한다. 그런데 한국인도 아닌데 한강을 잇는 다리가 3개에서 18개로 늘어나는 소위 ‘한강의 기적’을 지켜본 이가 있다. 바로 마리콘 바스코-에브론 필리핀관광청 한국지사장. 한국을 ‘제2의 고향’, ‘나의 집’이라고 표현할 만큼 애정 또한 남다른 마리콘 바스코-에브론 한국지사장은 본인 또한 서울시민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12월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서울시 명예시민증’을 받은 바 있다.
올해 8월이 되면 한국사무소를 맡은 지 꼭 9년이 된다는 그는 한국관광의 변화되는 트랜드 또한 함께 했다. 깃발부대부터 자유여행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일련의 과정을 함께 걸어온 마리콘 바스코-에브론 한국지사장은 한국여행객을 ‘스마트 트래블러’라고 칭했다. 성숙된 여행문화를 갖춘 한국여행객들에게 여전히 알릴 필리핀의 숨겨진 지역들이 많다는 그와의 대화는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유쾌했다.
취재협조 및 문의=필리핀관광청(02-598-2290 / www.7107.co.kr) | 글·사진=권초롱 기자 titnews@chol.com
 

 
-지난해 필리핀 관광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내린다면.
▲2015년 필리핀을 방문한 한국인은 약 134만 명을 넘어서 최다 방문 기록을 세웠다. 사실 놀라웠다. 지난해 한국 언론 및 각종 매스컴에서 필리핀을 부정적인 이미지로 많이 부각시키지 않았나. 2015년은 마이너스 성장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되레 2014년 대비 14%나 성장해 매우 놀라웠고 기뻤다.
필리핀관광부가 발표한 2015년도 필리핀 입국 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총 1,339,678명의 한국여행객이 필리핀을 찾았다. 한국은 필리핀 전체 방문 국가 중 부동의 1위를 여전히 고수 중이다. 전체 필리핀 방문객의 약 24.99%가 한국인으로 집계됐다. 즉 필리핀에 입국하는 외국인 4명 중 1명이 한국인인 셈이다.
 
-올해 관광청의 목표는 어떻게 되나.
▲올해는 150만 명의 한국인이 필리핀을 방문하기를 희망한다.
올해 연장된 ‘2016 필리핀 재방문의 해’ 캠페인과 다양한 소비자 프로모션을 통해 한국여행객들의 여행지로 필리핀이 선택될 수 있도록 활발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아직도 한국인들이 알지 못하는 매력적인 필리핀의 지역들이 넘쳐난다. 첫 해외여행자와 ‘something new’를 원하는리피터 여행자 모두에게 필리핀의 다양한 여행지들을 소개할 방침이다.
 

올해 8월이면 한국사무소를 이끈지 9년이 된다는 마리콘 바스코-에브론 한국지사장.

-구체적인 계획이 궁금하다. 우선 연장된 ‘2016 필리핀 재방문의 해’를 맞아 진행되는 이벤트는 무엇인가.
▲교황 방문 및 APEC과 같은 국제 행사들이 없다는 점만 빼면 ‘2015 필리핀 방문의 해’에서 진행했던 주요 액티비티들은 올해도 이어진다. ‘마드리드 퓨전 마닐라’와 각종 페스티벌들이 대표적이다. 올해는 그 규모가 더 커진다고 보면 된다. 1에서 10, 11정도 까지 말이다.

현지 호텔 및 리조트 업계와도 소비자 할인 이벤트를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실질적으로 여행객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들 수 있는 프로모션들이 올해는 다채롭게 선보여질 것이다. 기대해도 좋다.

올해 한국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이벤트는 ‘소비자 지향’에 포커스를 맞췄다. 관광청이 홍보하는 지역 및 테마여행도 ‘소비자 지향’이라는 큰 틀 안에서 이뤄질 것이다. 업계 종사자라면 모두 알다시피 필리핀관광청은 소비자와 접점에서 만나 친밀도를 쌓고 지역을 알리기 위해 다방면의 박람회에 줄곧 참여했었다. 그러나 박람회 참여에 대한 실효성이 입증되진 못했다.

이에 올해부터는 더 많은 한국인이 필리핀을 찾을 수 있는 실질적인 결과물이 나올 수 있는 프로모션을 펼칠 계획이다. 그간 어디에 무게중심을 놓느냐는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소통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들이 직접적으로 혜택을 받고 필리핀으로 여행을 갈 수 있는 동기부여가 필요다고 판단했다.
 
-‘소비자 지향’적인 이벤트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까.
▲실무진들과는 지속 논의 중에 있다. 쉽게 말해 새로운 테마상품을 출시하는 것이다. 현재 계획 중인 ‘소비자 지향’을 키워드로 내건 이벤트는 △다이빙 △골프 △그룹여행이다. 올해 소비자 프로모션은 소비자들에게 가격적인 혜택뿐만 아니라 ‘왜 필리핀에 가야하는 지’와 ‘가서 무엇을 할 것인지’를 명확히 설정함으로써 필리핀을 여행지로 택하게끔 만드는 게 목표다.

여행사가 관련 상품을 기획, 출시할 경우 TV 홈쇼핑이나 조인 프로모션도 지원할 계획이다.
우선 △다이빙 패키지(가칭)는 6박 7일 일정으로 전문 인솔자에게 다이빙 교육을 배우는 여행상품이다. 동 패키지는 스쿠버다이빙 강습을 이수한 여행자에게 교육 이수 증서를 발급해 줄 계획이다.

마닐라, 세부, 팔라완, 보홀 등 이미 유명한 지역 외에도 바탕가스나 아닐라오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쿠버다이빙 지역들도 상품 일정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아닐라오’는 수도 마닐라에서 차로 2~3시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호주의 그레이트오션로드와 같은 자연환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렇듯 한국시장에 다소 낯선 지역들을 방문하게끔 유도함으로써 향후 한국여행객들의 필리핀 여행지역을 점차 확대시켜 나가고자 한다.

동 패키지가 출시되면 우선 미디어 팸투어를 진행해 홍보할 계획이다. 미디어 관계자를 비롯해 여행작가, 파워블로거 등을 초청해 다이빙 패키지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하고 관련 내용이 기사나 블로그에 게재됨으로써 소비자에게 자연스레 홍보될 수 있다.
 
 
-‘골프’를 테마여행상품으로 하기엔 여타의 동남아 국가들과 차별화된 경쟁력이 있을까.
▲알다시피 필리핀은 연중 온화한 기후와 세계적인 골프 시설들을 겸비하고 있어 골프 목적지로도 제격이다. 그러나 여타의 동남아 국가들도 온화한 기후와 최신의 골프 시설들로 한국의 골프여행객들을 유혹 중이다. 관광청은 여기에 ‘플러스알파’를 더한 테마 상품을 계획 중이다.

한국의 유명 여자 프로 골퍼인 박세리 선수가 어린 시절 필리핀에서 골프연습을 했다는 점을 알고 있나? 박세리 선수의 활약으로 필리핀의 골프클럽들이 효과를 톡톡히 봤었다. 관광청은 이러한 사례들에 착안해 △골프 레이디 패키지(가칭)를 출시할 계획이다. 예컨대 박세리 선수와 함께 필리핀 내 최고의 골프클럽에서 함께 라운딩도 하고 팬 사인회, 식사 등을 묶은 일정이 주다.

지난해는 모두투어와 골프 협약을 맺고 ‘바클로드’ 지역을 골프목적지로 집중 홍보한 바 있다. 반응이 꽤나 좋았다. 골프시설이 잘 돼 있는 것은 기본이고 가족여행지로도 제격이라는 피드백이 많았다. 바클로드 외에도 화산을 볼 수 있는 레가스피와 세계 7대 자연 경관으로 선정된 푸에르토 프린세사 지하강이 있는 팔라완 등도 연계 골프목적지로 홍보할 계획이다.
 
-세 번째 테마인 ‘그룹여행’은 기업 인센티브 여행을 의미하나.
▲그렇다. △그룹여행은 주요 기업이나 협회 등의 행사를 필리핀에 유치시키는 것이다. 필리핀 내에는 최대 5만 명까지 한 번에 수용 가능한 컨벤션센터 등 특화된 시설과 전문성을 자랑한다. 과거로 조금 거슬러 올라가보자면 1980년대 필리핀은 국제회의 및 기업 인센티브 등의 MICE 유치 건수가 세계 8위까지 오른 바 있다.

이달 한 달 동안에만 5개가 넘는 한국 기업(△엔클린 △한성 △대교 △암웨이코리아 △AIG)들이 필리핀에서 기업행사를 치를 예정이다. 행사 인원 규모에 따라 베네핏은 상이하다. 단순 할인 외 웰컴 리셉션이나 저녁 식사 시간에 공연이나 퍼포먼스 등의 부대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한다. 소규모 그룹의 경우 무료 저녁식사도 가능하다.

지난해 관광청과 대사관이 공동 주최한 ‘거주 외교 관계자 대상 팸투어’도 매우 성공적이었다. 본청 해외 지사로는 한국과 미국사무소가 진행했는데 해당 지역(한국 또는 미국)에 거주 중인 대사관 직원 및 외교관과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필리핀여행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었다. 행사 이후 프로그램 운영 및 신청 관련 문의가 쇄도해 올해는 시기를 앞당겨 준비하게 됐다. 오는 5월에 진행될 동 팸투어는 한국 거주 외교 관계자들을 팔라완으로 초청해 팸투어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미 신청자가 40명을 넘어섰다.
 
-마지막으로 민감한 질문이다. 지난해 필리핀 거주 한인교민 살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됐다. 필리핀에 대한 한국인들의 부정적 이미지가 확산되고 있는데 관광청의 입장은.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사실 통계적으로 보면 관광객을 위협한 사고나 사건은 거의 전무했다. 그러나 필리핀에 거주 중인 한인교민들이 피해를 입는 범죄사건이 자주 매스컴에 노출되다 보니 필리핀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많아졌다. 관광청과 대사관이 함께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나 쉽진 않다.

우선 필리핀은 한국처럼 경찰 인원이 많지 못하다. 지난해 방문 한국인 134만 명과 거주 한인교민을 포함하면 15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한국인을 전담하는 필리핀 경찰은 10여 명이다. 경찰 인력이 매우 부족하다. 그러나 10명의 경찰 인력은 지난해 양국 당국의 협의 끝에 인력 배치가 확대됐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인 성과다.

미디어의 자극적인 보도는 아쉬운 부분이 크다. 앞뒤 상황 설명은 배재한 채 자극적으로 ‘피살’만 언급하는 형태는 결국 소식을 접하는 한국인들에겐 필리핀이 부정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관광청이 할 수 없는, 손을 벗어난 일들은 어쩔 수 없지만 한국여행객들이 더 안전하게 필리핀을 여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