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26호]2016-02-19 10:39

[Best Traveler(191)] 김진국 하나투어 사장







“사장이 아니라 대표 사원, 두 발로 직접 뛰겠다”
 
 
여행 산업은 잠재력 무한대, 테마 중심 패키지 승산 있어


올해는 ‘비전2030’, ‘마일스톤 2020’달성 위한 원년
 
 


하나투어가 올해 1월 1일자로 단행한 신년 임원 인사는 역대 하나투어 인사 중 대내외적으로 가장 큰 관심을 받았다. 최초로 창립 멤버가 아닌 직원 출신의 사장이 탄생했기 때문. 김진국 신임 사장은 익히 알려진 것처럼 캐세이패시픽항공을 통해 여행업계에 첫 발을 내딛었으며 그 당시 현 박상환 회장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04년 하나투어로 자리를 옮긴 뒤 전략 기획 및 글로벌 경영관리본부장 등 주요 요직을 거쳤다.



김진국 사장의 취임은 하나투어가 유수의 세계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창업주 중심이 아닌 전문경영인 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하나투어는 향후 모태인 아웃바운드 외에도 호텔, 인바운드, 유통, 공연, 레저, 한류, 금융 등 다각적인 사업 전개를 통해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 16일 하나투어 본사가 위치한 종로구 인사동 소재 한 식당에서 김진국 사장을 만났다. 그는 취임 후 약 한 달 반 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 정신없는 일정을 소화했다. 기존에는 업무를 처리하고 보고하는 걸로 끝이었지만 이제는 최종 결제까지 마쳐야 하기에 책임감이 크다는 웃음 섞인 말로 인터뷰의 운을 뗐다.
취재 협조 및 문의=하나투어(www.hanatour.com)
글·사진=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
 
 


-하나투어 최초의 직원 출신 사장이다. 첫 출발을 항공사에서 시작하기도 했고 여러 모로 남다를 것 같다. 취임 소감을 말해준다면.



▲2004년 9월 하나투어에 입사했다. 하나투어 22년 역사에서 12년을 함께했고 창업자 세 분 이후 최초로 직원 출신의 사장이 됐다는 점에서 어깨가 무겁다. 올해는 하나투어가 새로운 도전을 통해 제2의 성장기를 만들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사장으로 발탁된 것은 이러한 시기에 직원들과 더 자주 소통하고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 하나투어의 비전에 한걸음 더 다가서려는 창업 경영진들의 의지가 담긴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평소에도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지내는 편이다. 자주 의견을 묻고 일상적인 대화도 나눈다. 문턱 없는 사장이 되고 싶다. 솔직히 대표이사라기 보다는 대표 사원이라는 직함이 더 좋다. 하나투어 대표 사원으로써 분주히 뛰어서 올해 새롭게 시작하는 ‘비전 2030’과 ‘마일스톤 2020(오는 2020년 자회사의 영업이익이 그룹전체 영업이익의 60% 정도가 되는 것을 의미)’목표를 달성하겠다.


 
-항공사에서 여행사로 자리를 옮기는 일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듯싶다. 지금은 그나마 덜하지만 과거에는 항공사의 기업 브랜드가 더 높기도 했고. 업무 차이도 있었을 텐데 힘들지 않았나?




▲오래 생각하고 주변에서도 반대가 심했다. 그러나 캐세이패시픽항공사에서 대리점 영업업무를 하면서 대리점과 공동으로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역할을 주로 했기 때문에 여행사의 업무가 그렇게 생소하지는 않았다. 항공사가 중앙집중식 프로세스라면 여행사는 각 지역별로 서로 다른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다. 항공사와 여행사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각 본부 별 프로세스에 맞게 자율적으로 운영을 하되, 이들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앞으로 내게 주어진 과제다.



항공사 세일즈 당시 지금의 박상환 회장을 만났는데 처음으로 가격이나 좌석이 아니라 여행업의 비전과 방향성을 제안하고 설명해주셨다. 그때 감명을 받아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었다. 항공사에서 근무하던 시기에도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실적 확대를 꾀하는 등 도전 자체를 즐기는 DNA가 있다. (웃음)
 







-여행시장이 위기라는 지적이 쏟아진다. 한 해 1,900만 명이 넘는 인원이 해외로 떠나도 많은 국내 여행사들의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다. 여행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궁금하다.



▲과거 IMF와 사스부터 가깝게는 지난 해 메르스까지 여행시장은 늘 외부 악재와 싸운다. 그런데 우리 고객들이 예전보다 훨씬 더 똑똑해졌고 여행을 자주 경험하면서 오히려 악재와 사회 이슈에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같다.
여행시장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특히 관심을 두는 분야가 패키지다.


개별자유여행객이 늘어났지만 실제 자유여행은 비용이나 교통 등 불편한 요소가 많다. 과거의 패키지가 같은 일정, 같은 패턴으로 정형화돼 있었다면 앞으로는 여행객의 취향과 니즈를 고려한 테마 별 패키지가 시장을 선도할 것이다. 소규모, 특정 주제에 따른 패키지 그룹을 만들고 그에 걸맞는 현지 인프라와 가이드 서비스가 제공된다면 여행사 경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인바운드 또한 곳곳에 기회가 숨어있다. 현재 하나투어가 운영 중인 3개의 서울 시내 호텔들(5월 개관 예정인 티마크그랜드호텔 포함)의 하루 평균 공급량이 1,200실 수준이다. SM면세점과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하나투어의 최대 경쟁력을 꼽는다면. 반면 현재 하나투어가 직면한 가장 큰 위기는.


▲하나투어의 경쟁력은 크게 고객, 공급, 판매채널, 직원 4요소가 바탕이 된다. 하나투어는 현재 약 375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하나투어에서 400만 명의 고객에게 상품과 항공권을 판매했다. 이러한 볼륨(volume)을 통해 가격/시간대별 다양한 상품을 구성할 수 있다.



안정적인 공급도 하나투어의 원동력이다. 매월 27~28만 개의 항공좌석을 공급하고 있으며 전 세계 5만 개의 호텔을 공급해 매월 7만 룸 나이트를 판매한다. 광범위한 판매채널도 장점인데 현재 1,200개의 전문판매점과 6,000여 개의 일반대리점, 27개 브랜드 몰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하나투어 기업여행토탈 서비스인 ‘CATS(Coporate Account Travel Service)’를 현재 1,864개 법인에서 사용하고 있다.



우리의 최대 경쟁력은 하나투어를 채우는 직원들이다. 현재 하나투어에 2,300명, 자회사에 1,9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하나투어의 경쟁력은 금액으로 가치를 따질 수 없는 것들이고 모두 사람으로부터 출발해 완성된다.



위기는 수익성에 대한 고민이다. 핵심 사업인 패키지는 수익성이 줄어들고 자유여행은 수요 대비 수익 확보가 어렵지 않나. 이는 비단 하나투어만의 문제는 아니고 우리 여행 산업 전반의 문제인 만큼 해결책을 고민하고 있다.
 


-현재 하나투어가 시행 중인 ‘스마트 워킹’에 대한 평가는.



▲스마트 워킹을 진행하면서 다른 기업이나 언론의 우려를 많이 받았다. 아직까지 스마트 워킹을 성공한 국내 기업이 드물다는 이유에서다. 하나투어는 직원 및 각 팀장(혹은 본부장)에 대한 지원과 권한이 상당히 잘 구축돼 있는 기업이다. 독립적으로 일하고 생산성을 더 높일 수 있도록 업무 환경과 공간을 바꿔보자는 의도였다.


고정 비용 감소를 이유로 단행했다는 의견들이 많았는데 사실 비용은 더 들었다. (웃음) 우리는 스마트 워킹으로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동시에 모든 직원들이 맡은 업무를 주도적으로 진행하는데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는 직원들이 일과 삶에서 균형을 이루며 스스로 동기부여가 돼 업무를 펼치도록 장려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하나투어를 전망할 때 ‘과도기를 겪고 있다’라는 표현을 종종 쓴다. 업무 효율성이나 자회사의 실적들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들이 그것이다.



▲지난 5년간 우리나라 전체 출국자의 연평균 성장률은 10.3%였고, 하나투어의 연평균 성장률은 25%였다. 2020년까지 앞으로 4년간 전체출국자가 연평균 8.5%가 성장한다고 전제하면 하나투어는 연평균 22%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체 출국자의 성장보다 하나투어가 2배 이상 더 높은 성장을 이어왔기 때문에 효율성이나 과도기의 시기는 아니다. 다만 시장의 걱정은 앞에 언급한 것처럼 여행 산업 전체에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데 기인한 결과이다. 사실 자회사 성적도 나쁘지 않다.



지난 2015년 자회사를 포함한 하나투어 그룹 전체의 전년대비 성장률을은 18%였다. 이 중 본사는 평균보다 낮은 15% 성장에 그쳤고, 국내외 자회사는 전년보다 30% 성장했다. 물론 새로 시작하는 호텔이나 면세점 등에는 아직 투자가 이뤄지는 중이지만, 기존에 투자했던 글로벌 사업이나 다른 자회사는 이미 자리를 잡고 그룹 매출에 기여하고 있다.
 


-끝으로 하나투어의 비전은.



▲패키지와 개별로 나뉘는 핵심사업에 대한 지속적 확장을 통해 ‘캐시카우’로서의 역할을 더 견고히 다질 것이다. 더불어 하나투어가 가진 고객과 판매유통채널,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인바운드, 호텔, 면세점, 식음료, 문화공연 사업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겠다.



하나투어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이다. 국내 1위 여행업체로만 만족했다면 당분간은 안정적인 평가를 받았겠지만, 더 큰 꿈을 꾸지는 못했을 것이다. 올해 하나투어의 경영목표인 ‘시너지를 통한 제 2의 성장’ 에 따라 각 사업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판매유통 역량을 통합, 강화하고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잘 유지해나가면 끝에는 기대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