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24호]2016-01-29 14:42

[Best Traveler(189)] 양무승 한국여행업협회(KATA) 회장




“여행업 위상 강화 및 산업 고도화, 필수 과제”
‘KATA VISION 2020’ 달성 위해 중장기적 전략 발표
1,900만 해외 출국자 시대, 아웃바운드 산업 재조명 필요
 

 
한국여행업협회(회장 양무승, 이하 KATA)가 지난 27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KATA VISION 2020’ 달성을 위한 중장기적인 전략 과제들을 밝혔다. 양무승 회장은 지난 해 12월 27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5 KATA 정기 총회>에서 제 9대 KATA 회장으로 재 선출 된 바 있으며 1월 1일부터 오는 2018년 12월 31일까지 다시 한 번 KATA의 살림을 맡는다. 양 회장의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 3년간의 사업 실적을 총평하는 동시에 앞으로의 3년에 대한 각오를 밝히는 자리로 기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그는 무엇보다 국내 여행업계의 위상 강화 및 건전한 생태계 조성, 업체들의 수익 보존 등 당면 과제를 해결하고 멀게는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 그리고 인트라바운드를 모두 아우르는 KATA의 외연 확대를 구상 중에 있다. 특히 과거와 달리 우리 경제에 한 줄기인 아웃바운드 여행시장을 외화 낭비가 아닌 산업으로 재조명해야 함을 역설했다. 양 회장은 올해 업계 현안 해결을 위해 관련 부처는 물론 국회로 찾아가 관련 법안 마련을 촉구하는 등 직접 움직이는 회장이 될 것이라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취재협조 및 문의=한국여행업협회(www.kata.or.kr)
글·사진=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



 

 
 
 
-지난 해 연말 KATA 회장 재 선출 이후 기자회견이 다소 늦은 감이 있다.

▲연말에 생각보다 경황이 없었다. 또 조금만 지나면 금방 2월 설 연휴가 오니까 1월 중에 모셔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웃음)

오늘 이 자리는 지난 8대 KATA 회장 재임 당시 3년 간 진행했던 사업 내용을 토대로 실적을 발표하고 현재 KATA의 조직 및 목표 그리고 앞으로의 3년을 설명하고자 마련했다. 매월, 매주 KATA가 당장 실천할 과제, 장기적으로 추진할 과제 등을 분류해서 정리하고 있는데 2월 이사회 전에 먼저 만나 한 번쯤 논의하고 싶었다.

 
-지난 3년간의 임기 기간 중 주요 성과를 꼽는다면.
▲한 동안 탈퇴해 있던 대형 아웃바운드 여행사를 KATA 회원사로 다시 복귀시키는 등 통합적인 여행업협회를 완
성한 것이 우선이다. 협회 조직 역량 강화를 위해 특별 기여제도를 통해 재정을 확충했고 실무중심의 조직 개편으로 사무처가 많이 안정화 됐다.

또한 회원사 소통 창구 구축에도 주력했는데 BSP 실무위원회 구성, 분야별 상임위원회 구성(△외국인여행 위원회 △해외여행 위원회 △국내여행 위원회), 지역 위원회 구성(△일본 △중국 △동남아 △구미주) 등이 그 예다. 이 밖에 여행 산업 기초통계 및 분석 연구를 강화하고 분기별 산업보고서를 꾸준히 발표한 것도 우리 나름대로는 큰 성과다.

 
-현재 국내 여행업계의 가장 큰 위기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기본적으로 여행사들이 영세하고 수익 확보가 어렵다. 또한 여행 인구는 늘어났지만 소비자들의 여행사 의존은 점점 줄어들고 있어 이에 대한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 사실 여행상품을 팔고 소비자와 만나는 일은 상당히 가치 있고 재밌는 일이지만, 돈이 되지는 않는다.(웃음) 여행사들이 먹고 살기 힘든 상황에서 하나로 뭉치자고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다.

특히 항공권 유통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뀐 상황에서 TASF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돼야 하는데 이 부분이 매끄럽지 않다. 공공기관이나 일반 기업들은 여행사가 아직도 항공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종종 있고, 여행사 순위를 매기거나 시상을 할 때 수수료가 적은 여행사를 건전 여행사로 평가하는 경우도 있다.

여행사가 판매사가 아닌 항공사의 파트너로 성장하고 상생할 수 있도록 항공사와 좀 더 협력할 계획이다. 지난 해 처음 실시한 ‘여행사 친화 항공사 시상식’도 같은 맥락으로 일회성이 아니라 정례화 해서 추진할 것이다.
 

 



-아웃바운드 위상 강화를 중요 과제로 여긴다고 들었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아웃바운드는 지난 임기와 마찬가지로 수익 기반 구축 및 확장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특히 아웃바운드 여행 산업에 대한 국민인식 대전환은 상당히 긴급한 문제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관광을 ‘외래관광객을 유치해서 외화를 획득해야 한다’는 도입 초기 개념, 즉 인바운드로만 인식하고 있다. 이에 반해 아웃바운드는 외화 낭비 혹은 단순한 송출, 운송 실적만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한 해 1,900만 명이 넘는 출국자가 해외로 나간다면 이제는 이 수치를 좀 더 산업적으로 그리고 외교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지난 몇 년 간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의 관계자들이 방한 시 KATA와 만나고 싶다는 연락을 종종 취해왔다. 그리스, 크로아티아, 라트비아, 헝가리 등이 그 예인데 결국은 한국관광객을 어떻게 자국으로 유치할 수 있는지를 물어보기 위한 자리였다. 우리도 관광청 한국사무소 개설이나 온라인 예약 플랫폼의 활성화 등을 제안하면서 대화를 나눈 바 있다.

이처럼 신생 국가들이 한국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은 매년 증가하는 여행객 수와 무관치 않다. 과거와 달리 아웃바운드 여행이 우리 경제에 끼치는 효과와 영향력이 큰 만큼 산업으로서의 재조명이 시급하고 좀 더 다각적인 지원과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요즘 각 부처별로 관광과 연결되지 않는 곳이 없다. 문화체육관광부를 필두로 크루즈는 해양수산부, 안전은 행정자치부, 재무 및 기타 운영은 기획재정부, 산림청, 농림수산식품부, 교육부까지 전부 연결돼 있다. 그러나 제대로 관광산업을 위한 전략을 논의하고 뼈대를 만들 수 있는 전담 기관은 부재한 상태다.

최근의 제주 대란에서 알 수 있듯이 관광과 안전을 따로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것처럼 여행안전센터 설치 및 운영도 필요하다. 선진국을 예로 들면 외교부 산하에 관광청을 발족하거나 경제, 무역의 카테고리에 관광을 추가하기도 한다. 우리도 관광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개념으로 생각할 때가 왔다.


 
-그간 KATA의 여러 사업 중 인트라바운드 관련해서는 미진했다는 지적이 많다.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국내 인트라바운드는 기초 체력이 허약하다. 통계 자료 구축이나 데이터 확보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이 어렵고 일단 만나고 싶어도 간판만 있고 영업을 하지 않는 여행사도 수두룩하다. 올해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코자 지자체 및 지역관광협의회, 시도 국장들과 더 자주 만나 지역 관광 활성화를 논의할 방침이다.

우리나라는 관광지의 접근이 생각보다 까다롭다. 땅이 좁고 다들 주말에 한시적으로 움직이는 만큼 주요 관광지 어딜 가든 교통체증에 시달린다. 이러한 단점을 개선하고 접근성을 늘려야 한다. 특히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개발을 넘어 지역 자체를 상품화 하려는 노력도 뒷받침돼야 한다.

전국 수백 개의 축제가 있지만 축제를 통해 외래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굵직한 상품은 단박에 떠오르지 않는다. 또한 각 시도 및 광역지자체들이 관광객 유치만 집중하지 말고 상호 교류 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올해 KATA 사무처나 조직 개편을 계획하고 있는지.

▲회원사업국, 기획조정실, 회원지원국은 그대로 운영하고 항공협력국(가칭)을 새로 추가했다. IATA관련 업무, BSP발권 동향, 항공권 관련 분쟁, TASF 제도 등 항공 관련 여러 개의 사안을 논의하고 연구하는 기관이다. 홍사운 국장이 전담하게 된다.

이 밖에 수배업 특별위원회, OTA위원회, 의료관광 위원회, 관광쇼핑위원회 등 특별위원회 구성 및 발족을 준비하고 있다. OTA는 국내외를 총망라해 수요를 여행사로 유치할 수 있는 개념에 한한다. 현재 KATA 회원사가 약 1,700개 사 규모인데 올해는 여기에 250개의 BSP 여행사를 더 유치하고 이들만의 협의회 구성도 염두하고 있다.



-관광업계 대표 단체로써 KATA의 외연도 강화할 것이라고 들었다. 이를 위한 내부 전략은.

▲통합 여행업협회로서 대외위상 강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에 매진할 것이다. 그 중 세계 각 국 관광지의 국제 관광기구, 예컨대 일본, 타이완,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과 정기적으로 교류하고 유관기관 네트워크 구축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더불어 올해부터는 협회의 사회적 책임(CSR)에도 더 적극적으로 나선다. 기타 전문위원회 및 TF 구성(법률, 교육, 홍보), 여행산업 조사 및 연구 강화, 통계자료 시스템 구축, 여행산업 연구, 기획센터 R&D 기능 고도화, 시장별 동향보고, 아웃바운드 및 국내 여행 통계 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한다.

끝으로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만 세계적 규모의 관광 페어(Fair)를 개최하고 싶다. 세계 각 국의 관광전이나 박람회를 다녀오면 매해 빠른 시장의 변화에 감탄하게 된다. 현재 한국의 여행박람회는 여행사 주도 그리고 코트파는 민간 기업이 주도한다는 한계가 있다.

구매자가 아닌 판매자가 중심이 돼서 한국의 관광자원과 상품, 콘텐츠를 세계 시장에 팔고 제대로 소개하며 서로 교류할 수 있는 국가적 규모의 트레이드 행사가 꼭 열렸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