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19호]2015-12-17 14:40

2015 ‘지역2(단거리)’ 결산 - 3. 중국

중국 아웃바운드 시장은 3백만 명이 넘는 한국인 돌파라는 성과 외
저가 상품의 몰락과 지역 사업부의 침체 등 존재감 없는 한 해를 보내야했다.
장기적으로는 중국도 그룹 패키지 보다는 일본 못지 않은 개별여행지로의 전환이 기대된다.
사진은 2015 하나투어 여행박람회 현장에서 만난 중국 서안지역 관계자들.




패키지에서 재미 못 보는 중국, 존재감 제로
메르스 여파로 하늘 길 줄고 상품 경쟁력 떨어져
개별여행시장 서서히 꿈틀, 인바운드에 관심 쏠려
 

 
1. 동남아 (上)
2. 동남아 (下)
3. 중국
4. 일본
 
 
2~3년 전부터 중국 여행시장 관계자들이 전망한 미래는 일본에 필적하는 개별여행지로의 전환이었다. 특히 여행사 간 과당경쟁으로 중국 패키지 상품 가격이 지나치게 저가로 떨어지면서 여행사가 얻을 수 있는 수익이 거의 없다는 점은 개선이 시급한 문제다.

월별 상황에 따라 관광객 수가 증가하기는 했지만 재기발랄한 신상품이나 새로운 프로모션은 드물었고 같은 단거리인 일본 시장에 비해 여행객들의 관심도 떨어져 전반적으로 존재감 ‘제로’의 한 해를 보내고 말았다.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

 
 
 

△그룹 패키지, 가격 경쟁으로 수익률 바닥

중국 아웃바운드 시장을 대표하는 패키지 상품의 몰락이 씁쓸한 한 해였다. 올 하반기 파리 테러 이전까지만 해도 유럽과 장거리 시장이 여행시장의 선두에 서면서 단거리들은 어려운 시간을 보내야 했는데 그 중에서도 중국의 존재감 부족은 특히 심각했다.

대형사는 물론 중견사까지 지역 별 좌석 소진과 전세기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업체 간 과당 경쟁을 부추겼으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상반기 메르스 여파까지 더해져 하늘 길이 줄어드는 등 악재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비수기 소셜커머스에 게재된 ‘북경 2박 4일’ 패키지 상품이 1인 기준 169,000원, 부산출발 ‘장가계+원가계 5일 패키지’가 최저 299,000원에 책정됐을 정도로 시장의 질서가 심각하게 무너졌다. 대형사라고 해서 시장의 침체를 빗겨나가지는 못했다.

전세기를 투입한 지방 출발 중국 상품이나 5월 시즌을 고려한 효도여행 상품들도 가격이 60만 원 수준을 넘기지 못했다. 월별 실적이나 모객이 우수하다는 기업 실적은 홍콩, 마카오, 타이완 등 중화권 지역의 국가들을 중국 전체 실적에 포함한 꼼수로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일례로 분기별 혹은 월간으로 책정되는 인센티브 지급에서 중국사업부 혹은 중국지역팀이 우수한 성적으로 인센티브를 받았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수년 째 변화 없는 동적인 일정, 현지에서의 옵션 강요, 장거리 대비 프로모션과 마케팅 부족 등 중국 패키지 상품의 몰락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으로 꼽힌다.

특히 최근 들어 소비자 위주의 여행관련 제도와 표준안 등이 꾸준히 개설되면서 현지에서의 불투명한 옵션 관리나 정보 독점은 자연스레 제제를 받는 상황. 최대한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하고 현지에서의 일정과 쇼핑으로 수익을 보존하는 중국 저가 패키지는 점차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통계는 안정적이다. 그러나 같은 단거리인 일본이나 몇몇 동남아 시장에 비하면 성적 자체가 훌륭하다는 인상은 약하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중국을 찾은 한국인은 3,286,700명으로 전년대비 6.8% 상승했다. 공휴일이 몰렸던 5월에는 약 20% 정도 방문 수치가 상승했지만 다른 월에는 기본적인 볼륨을 유지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더하면 올 연말까지 400만 명이 넘는 한국인이 중국을 찾을 것으로 예측된다.


△칭다오, 광저우, 리장 등 신규 목적지 개별관광객 증가

올해 중국여행시장에 그나마 성과로 꼽히는 것은 새로운 신규 목적지들이 조금씩 한국 시장에 소개됐다는 점이다. 2014년 말 한국에 진출한 사천성 여유국의 사천성 홍보를 시작으로 칭다오, 광저우, 리장, 서안, 쿤밍 등을 찾는 개별관광객이 소수지만 조금씩 늘어났다.

최근 한국사무소(헬로우팡)를 지정한 중국 허베이성까지 더하면 대도시와 몇몇 관광지로만 한정돼 있던 중국 시장의 문이 서서히 열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일부 여행사들도 천편일률적이던 전세기성 그룹 상품에서 벗어나 개별여행객을 위한 에어텔이나 자유여행 상품을 론칭했다.

그러나 개별여행지로서의 중국에 대한 가능성은 아직 반신반의 하는 분위기가 더 짙다. A여행사 중국사업부 마케팅 팀 관계자는 “대중교통시설이 잘 발달하고 여행지에 대한 정보가 온라인에 어느 정도 축적돼 있는 일본과 달리 중국은 대도시와 몇 개 관광지를 제외하고는 개별적으로 여행하기에 한계가 있다. 지도나 여행 정보 등에 공유도 부족하고 언어에 대한 불편함은 생각보다 큰 것이기 때문에 급속하게 개별관광지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중국 지역의 스테디셀러인 황산, 장가계, 상해, 항주, 북경 등은 이미 저가패키지로 안 좋은 인식이 너무 많이 퍼져 있는 만큼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상품의 다양화는 필요할 것 같다”고 개인적인 의견을 전했다.

참고로 올해는 중국국가여유국이 지정한 <2015중국관광>의 해로 연초부터 다양한 마케팅 및 대규모 행사가 진행됐는데 여유국의 목표 또한 중국 각 지방과 소수민족이 거주하는 특수 지역을 한국에 알리는 일로 시장의 변화와 뜻을 같이 한다. 실제 중국 정부에서도 개별여행객 유치를 위해 한시적이나마 72시간 무비자 허용이나 자유여행객 대상의 할인 쿠폰과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등 국내 여행업계와 손을 맞추고 있다.

한편 내년 1월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2016 한국 관광의 해’ 개막식이 열린다. 양국 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한중 상호 방문객 연속 1천만 명 돌파와 여행 및 민간에서의 교류 강화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중국인들의 한국 관광 유치를 위해 올해 추진했던 △중국 전담여행사 관리시스템 운영 △현장 전문가들로 구성된 단체관광 품질관리위원회 운영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 전자화(IC칩 탑재)’ △저가 상품 근절 등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