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13호]2015-11-06 16:34

[취재수첩] [광화문 연가] 김문주 - 취재부 차장
 
“관광단체장 선거, 그들만의 리그에서 탈피해야”

 
 
전년에 비해 여행업계의 11월이 시끌벅적하게 흘러가고 있다. 올해로 임기가 끝나는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한국여행업협회, 서울시관광협회 등 주요 관광사업자 단체장들의 회장 선거가 11월 중에 일제히 개최되는 탓이다.

이 중 양무승 회장의 단독 출마로 재선 확정이 예고되는 한국여행업협회를 제외하면 중앙회와 시협은 그리 순탄치 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선거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출마 후보와 대의원 명단이 확정된 중앙회나 실체 없는 풍문에 휩싸인 시협 등은 아무리 변명을 해봐도 체면을 구긴 것이 사실이다.

관광 대표 단체의 선거는 전임 회장의 임기가 종료되는 3년에 한 번 꼴로 열린다. 여행업계에 처음 들어온 2006년부터 지금까지 총 3번의 선거를 현장에서 직접 목격했으며 그때마다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어떤 해에는 회장에 출마한 후보들이 언론사 주도의 공청회까지 공동으로 개최하며 날선 공방을 벌이기도 했고 또 어떤 해에는 후보들이 개표 전 구두로 합의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 현장에 고성이 오가고 비서진 간의 싸움이 벌어지는 등 아찔했던 순간도 있다.

이렇듯 3년마다 돌아오는 관광단체들의 회장 선거는 상당한 스토리와 이미지로 기자의 머릿속에 남아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 중요한 선거가 소위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투표권을 보유한 몇몇의 대의원과 협회 활동을 하고 있는 위원장들을 제외하면 선거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업계 종사자들은 극히 드문 탓이다.

실제 여행사 직원들 가운데는 올해 회장 선거가 열리는 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상당수다. 전임 회장이 3년간의 임기 동안 어떤 성과를 냈는지,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이 내세우는 공약은 실효성이 있는지, 우리 여행업계가 협회에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등 서로 논의할 것들이 많지만 조용하기만 하다.

관광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할 대표를 뽑는 중요한 선거와 그 과정에서 정작 우리 업계 종사자들이 소외되고 있다는 날카로운 지적은 상당히 아픈 대목이다. 11월 말로 모든 선거가 끝나면 또 새로운 3년이 올 것이다. 너무 이른 것 같지만 부디 다음번 선거에서는 여행업계 모두가 참여하는 ‘축제’ 같은 선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