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10호]2015-10-16 10:07

[B컷 포토 에세이] “어쩌면 A컷보다 사연 있는 B컷이 나을지도 모른다”


“평범한 저녁 식사가 그리워졌던 순간”
 
 
낯선 여행지에서 감동을 받는 순간은 다양하다. 사람마다 다를 테지만 기자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바라볼 때 울컥한다. 나의 현실과는 동떨어진 곳에서 너무도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엿볼 때 여행자, 이방인이라고 생각한 나의 신분이 그들과 별 다를 바 없음을 느끼게 된다. 동질감에 안도하게 된다고나 할까. 여행의 묘미인 셈이다. 평범해서 소중함을 잊고 살았던 개인의 삶을 돌아보게 해준다.

타이완 출장 중 타이베이 골목을 돌아다니다 찍었던 사진이다. 편한 사람들과 소박한 식당에 둘러 앉아 맛있는 음식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며 하루일과를 도란도란 얘기하는 타이완 사람들. 소음으로 가득 찼던 골목의 풍경과는 대조되는 잔잔한 가게의 풍경이 기자의 손을 카메라 셔터로 향하게 했다. 언제든 편하게 볼 수 있는 지인과 화려하지 않은 평범한 저녁 식사를 하는 일에 무료함을 느낀 때도 종종 있었는데 부러웠다. 이날 새삼스레 지루하리만큼 단조로웠던 편한 저녁 식사가 그리웠다.

<2014년 11월 타이완 타이베이. EOS 650D>
 
권초롱 기자 titnews@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