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06호]2015-09-11 11:24

[칼럼] 남태석 중부대 항공서비스학과 교수
 서울 도심 비즈니스호텔의 명암?
 
 
지난 1월 정부는 관광인프라를 확충해 오는 2017년까지 호텔 객실 5,000개를 더 확충한다는 관광투자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그동안 호텔 건설이 원활하지 않은 이유로 자금조달의 애로점을 꼽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소형 호텔을 위주로 신용보증기금의 보증공급 규모 및 한도를 확대하기로 했다.신라호텔의 ‘신라스테이’는 5월과 9월에 서대문, 마포에 각각 들어섰고 두 호텔 모두 300실 내외 규모의 비즈니스호텔이다.

내년 신라스테이는 광화문과 서초동에도 추가 진출한다. 호텔롯데는 오는 10월 중구 장교동에 롯데시티호텔 명동을 435실 규모로 오픈할 계획이다. 또 오는 12월 중구 충무로 세종호텔 인근에 젊은 층을 겨냥한 새로운 브랜드인 ‘라이프스타일 호텔 명동’(가칭)을 만들어 새로운 비즈니스호텔을 선보일 예정이다.

총 255실 규모로 지어지는 이 비즈니스호텔은 옥상에 바와 스파 등의 부대시설을 만들어 20~30대 중국, 동남아 관광객을 주 고객으로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의 조선호텔은 스타우드호텔&리조트와 손잡고 첫 비즈니스호텔인 ‘포 포인츠 바이 쉐라톤’을 상반기 서울역 부근에 개장했다.

하얏트호텔의 중·저가 브랜드 ‘하얏트 플레이스’도 오는 2016년 오픈을 준비 중이다. GS계열 파르나스호텔은 오는 2016년 중구에 ‘나인트리 명동시티센터 호텔’ 개장을 앞두고 있다. 시행사나 호텔 운영사 측면에서는 비즈니스호텔의 증가는 기회요인이며 고객 측면에서는 저렴한 숙박 시설인 비즈니스호텔이 4대문 안에 신축되면 출장 시 편의성, 외국인 관광객 숙박 시 가격 경쟁력 제고 등이 매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처럼 서울 도심은 이미 비즈니스호텔 확장으로 객실 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불과 2009년만 해도 인바운드 여행사 대표를 만나면 4대문 안에 호텔 신축이 필요하다고 역설하는 것이 대체적인 관광업계의 분위기였다.
정부 관계자, 서울시 관계자 등이 입을 맞춘 듯 관광호텔 객실 확충에 대한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울올림픽 이후 서울 4대문 안에 관광호텔이 건설되지 않아 객실이 부족했던 게 현실이었다. 한해 방한 외래관광객 1,000만 명 이상 시대에 관광호텔의 확충은 장점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서울 도심 비즈니스호텔 등의 폭발적 증가 이후에 문제점이 일부 발생하고 있다. 비즈니스호텔 증가 이후에 상대적으로 특 1급, 특급 2급 관광호텔의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강남구 삼성동의 한 특급호텔은 3년 전 97%의 객실 점유율이 2015년 현재 70%선에 머무르고 있다. 물론 일본 관광객의 한국 기피 현상과 메르스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지만 비즈니스호텔의 양적 팽창으로 인해 특급호텔의 객실 점유율 하락으로 연결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서울에 비해 매력이 떨어진 인천, 수원, 의정부, 천안 등의 중소 관광호텔을 이용하는 외국관광객도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서울시내 호텔 객실 점유율이 하락하니 상대적으로 매력성이 떨어진 수도권 외곽지역의 관광호텔 객실 점유율 하락을 가져온 셈이다. 그리고 동대문 패션타운은 현재 일부 패션몰이 호텔로 리모델링됐다. 명동의 오피스텔도 마찬가지 추세이다.

하지만 조심해야할 문제점이 도사리고 있다. 정확한 분석과 방향성을 타깃으로 사업성을 판단해야 하는데 막연한 수익 분석으로 일부 동대문 패션타운과 명동 오피스빌딩에 혼란만 가중 되는 것도 있다고 본다. 이러한 현상은 2-3년 내에 일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모 연구원은 몇 년 후에는 관광호텔 객실이 포화 상태가 될 수도 있음을 발표하기도 했는데 눈 여겨 볼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한해 외래관광객 2,000만 명 시대를 넘어 3,000만 명 유치를 추구해야 하는 관광업계는 관광인프라 확충이 무엇보다도 중요하지만 경쟁력을 갖추고 체계적인 경영을 하는 비즈니스호텔의 증가를 바라는 것은 전체 한국관광의 발전 차원에서 결코 욕심만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