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03호]2015-08-21 16:38

[칼럼] 한준희 (주)소나기마케팅 홍보마케팅 실장



여행시장 트렌드 예측 ‘무용지물’ 상황 별 전략 필요
 

 
힘들고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고 어느 덧 다음 주면 차가운 바람이 분다는 처서가 시작된다.

올 여름 휴가는 다른 해와 달리 뜨겁게 달궈지기 전에 미리 끝났다고 할까? 5~6월 메르스여파와 국제 경제 및 환율의 영향으로 시장의 완전한 회복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재밌는 것은 제법 큰 위기 요소였던 메르스 탓에 올여름 휴가는 그 어느 때보다도 다양한 민낯을 드러냈다는 점이다. 휴가를 포기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장기간 휴가로 모처럼 원거리를 떠나는 모험파도 있었고 아예 늦가을이나 겨울쯤으로 휴가를 연기한 사람들도 많았다.

올 여름 근거리 동남아 지역 중 두각을 나타낸 지역이 있다면 베트남 쪽이 아닌가 한다. 그동안 베트남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인기가 미미했지만 최근 나트랑에 대한항공이 직항편을 취항하면서 빈펄리조트가 온 가족이 쉴 수 있는 새로운 리조트로 인기를 끌어 모으고 있다. 나트랑은 아름다운 해변과 맛 집들이 밀집돼 있어 에어텔 위주의 젊은 손님들도 방문이 늘어난다.

서론이 길었는데 풀어 말하면 더 이상 우리 여행시장의 시즌 별 트렌드 및 소비자 행동을 예측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메르스로 아웃바운드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지만 그래도 8월 초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로 나가는 내국인 비중은 전년과 동일한 수준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이 전세기를 투입한 베트남 나트랑은 개별여행지로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오히려 정규편이 운항되는 베트남 내 다른 지역은 아직까지 대중적인 입지가 약하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생명력이 끝났다는 평가를 받던 괌-사이판은 저비용항공사의 잇따른 취항으로 가족여행지로 탈바꿈했다. 항공 공급이 시장 전체를 주도하거나 여행사가 나서서 시즌 별 맞춤 상품이나 인기 지역을 추천하는 것은 어느 덧 무의미한 헛발질이 된지 오래다.

그렇다면 가을 허니문은 어떨까? 허니문 지역에는 물론 베스트 지역이 있다. 몰디브, 유럽, 하와이, 동남아 풀빌라 등이 지속적으로 강세를 띈다. 특히 지난 상반기 세계 경제 침체로 유럽 및 중국 그리고 러시아관광객이 빠진 몰디브 시장은 아이러니하게도 한국 시장만 깜짝 상승했다. 몰디브 소재 리조트들이 자존심을 버리고 한국을 겨냥한 다양한 프로모션과 이벤트를 기획하며 가격을 낮춘 것이 한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여행시장은 계속적으로 모습을 달리하고 형태를 바꾸며 변하고 있다. 그에 발맞춰 소비자도 끊임없이 변한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여행사 밖에 없다. 시장 예측이나 소비자 패턴을 분석하며 걱정하기 보다는 여행사가 나서서 차별화된 트렌드를 창조해야만 그나마 소비자와 같은 출발선에 설 수 있지 않을까?
 
 
 
who?
국민대 조형대학원을 졸업하고 천도관광, 애썸투어 등에서 홍보 및 마케팅 업무를 총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