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02호]2015-08-17 09:28

[B컷 포토 에세이]“어쩌면 A컷보다 사연 있는 B컷이 나을지도 모른다”





“일어나라! 아침 해 떴다 친구 만나러 가자!”
 



매주 일요일 오전 8시, 아침 잠도 포기하고 형제들과 바보상자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현재 뽀통령의 아성에 버금갔던 ‘디즈니만화동산’ 때문이었다. 미키마우스가 하얀 도화지를 펼치면 여러 연필들이 캐릭터를 그리고 형형색색의 물감들이 그들에 옷을 입히며 시작하던 오프닝 영상은 여전히 기억에 남아있다.



지난 6월 출장으로 가게 된 올랜도에서 기자는 깊숙이 박혀있던 동심을 다시금 깨웠다. 만화 속 세상을 직접 만나게 됐기 때문. 30여 분 줄을 서서 곰돌이 푸를 만나 그의 친구들과 사진을 찍고 너무 좋아 펄쩍 뛰었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의 TV 속으로 들어간 기분이었다.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도 찍고 호박마차 앞에 서 있는 신데렐라와 왕자도 구경했다. 자랑하고 싶어 입이 간질거릴 정도로 기자는 들떠 있었다.


디즈니의 상징, 궁전에서 펼쳐진 화려한 불꽃 쇼와 레이저 쇼로 피날레를 장식하고 아쉬운 맘을 달래며 발길을 돌리는데 저 멀리 미키마우스와 미니마우스가 인사를 전했다. 기자 인생에 절대 잊히지 않을 한여름 밤의 꿈이었다.
<2015년 6월 미국 월트디즈니랜드 올랜도. EOS 650D>
 

권초롱 기자 titnews@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