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02호]2015-08-17 09:01

호텔 vs OTA, 파트너 관계 무너지나




OTA 향한 따가운 시선 “배보다 큰 배꼽”
높은 커미션정책 및 뒤바뀐 갑을관계 영향
 
 

전 세계 호텔업계가 글로벌OTA들에 불편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소위 ‘갑’이었던 호텔업계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는 탓이다.

OTA들이 시장에 진입하던 초기 호텔업계는 자신들의 판매채널 정도로 OTA를 치부했다. 때문에 호텔업계는 초기 OTA들과 커미션 계약을 객실 당 대략 15~30%(국내는 10% 안팎)정도로 체결했다. OTA들이 시장에 진입하던 당시에는 호텔 자체 시스템을 통한 예약 판매와 여행사(홀세일러)들을 통한 판매비중이 주를 이뤘기 때문에 높은 커미션이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패키지에서 FIT로 여행 트렌드가 빠르게 재편되면서 호텔업계는 OTA에 지불해야 하는 커미션 부담이 커졌다. ‘배보다 배꼽이 커진 것’. 실례로 지난 2013년 싱가포르 현지 호텔들이 OTA에 지불한 커미션 금액은 1억 8천만 USD 달러로 매해 천문학적으로 금액이 늘고 있다.

더욱이 OTA를 통한 예약 비중이 매년 늘면서 호텔업계는 객실이 만실이더라도 이익률이 높지 않다. OTA는 13%의 성장을 보이고 있는 반면 호텔업계는 마이너스 성장(-5.5%)을 보이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호텔 이용자의 1/3이 익스피디아나 아고다, 부킹닷컴 등과 같은 호텔 OTA를 통해 예약한다. 이제 호텔의 적은 근처에 위치한 타 호텔이 아닌 OTA다. OTA를 통한 객실 예약이 많아질수록 호텔들의 경영난은 더 가중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악어와 악어새의 공존이 불가피해진 이유는 또 있다.

OTA들이 호텔업계에 균일한 최저가 요금 정책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풀어 말하자면 OTA에 제공하는 최저가 객실 가격과 호텔 자체 시스템을 통한 객실 판매 시 같은 클래스의 객실에 동일한 금액을 책정하자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의 말을 빌리자면 이는 곧 ‘호텔업계가 OTA로부터 방어할 수 있는 방패를 포기하란 것’과 같은 의미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호텔업계와 균일한 최저가 요금 정책을 요구하면서도 OTA들은 자체적인 프로모션으로 추가 할인을 제공하며 호텔업계를 우롱하고 있다. 예컨대 우리가 디럭스 룸을 자사와 OTA에 최저가 10만 원에 판매하도록 규정해도 OTA는 카드사 추가 제휴 할인이나 비수기 특가 할인 프로모션 등을 펼치며 가격경쟁력 우위에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호텔업계가 자체 예약시스템 및 로열티 프로그램 강화에 치중하는 이유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해 OTA로 향하는 고객들을 자사로 유입하기 위한 것. 일각에선 호텔업계가 글로벌OTA들과 커미션 재조정을 위한 움직임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권초롱 기자 titnews@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