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88호]2015-04-24 15:01

수도권 관광특구




‘세계 최고의 환승공항’ 인천… 환승투어는?
 

 
해외여행 중 환승시간은 목적지로 가기 위한 자투리 시간이다. 운이 좋으면 환승시간이 30분, 1시간 정도로 짧지만 간혹 반나절 이상이나 하루 이상을 경유지에서 머물러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때문에 환승투어는 코스요리로 치자면 에피타이저다.



본식을 먹기 전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한다. 환승시간이 짧다면 환승투어는 고려대상이 아니다. 그저 허브공항의 편의시설을 둘러보는 것으로 시간을 소비하면 된다. 그러나 5시간 이상의 반나절, 혹은 그 이상 환승시간이 소요된다면 공항에서만 시간을 보내기엔 너무 길다. 하지만 무턱대고 외부 관광을 하자니 부담스럽다.




메인 여행지에서의 일정이 있기 때문. 경비나 시간 모두 허투루 쓰면 안 된다. 이동시간이 조금만 지체되더라도 경유지가 목적지가 되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이 크다. 때문에 돈과 시간을 들여 환승투어를 할 것인가에 대해 여행자는 진지한 고민을 한다. 최근 인천공항은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환승공항’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인천공항은 오는 2017년까지 연간 10,000,000명의 환승객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삼았다.



목표 달성을 위해 다양한 환승투어를 개발하겠단 의지도 피력했다. 명실상부 최고의 환승공항이 위치한 인천의 환승투어는 인천공항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까. 전전년만 해도 인천 환승투어지로 인기가도를 달렸던 인천 중구 일대를 방문했다. 환승객들이 외면한 차이나타운의 문제점은 곳곳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인천=권초롱 기자 titnews@chol.com
 

 

 

“환승투어에서 제외된 차이나타운”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기자의 본 기사는 차이나타운과 동화마을에 집중됨을 밝힌다. 이유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과거 인기 환승투어 코스에서 이제는 제외 돼버린 차이나타운의 문제점에 중심을 뒀기 때문이다.



현재 인천공항은 무료 환승투어로 ‘인천 시티 투어’를 운영 중이다. 이 일정에는 인천대교와 월미도, 신포시장이 포함된다. 그러나 월미도와 신포시장을 잇는 차이나타운은 일정에서 쏙 빠져버린 지 오래다.


변명 아닌 변명을 우선하자면 인천공항에서 차이나타운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자동차로 1시간,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2시간이나 소요된다. (반면 인천국제여객터미널과는 자동차로 20여 분, 대중교통으로 30여 분으로 근교에 위치한다.) 때문에 무료 환승투어가 없다면 환승객에겐 시간 및 경비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3시간 30분 소요되는 짧은 일정이라 차이나타운이 제외됐다고 에둘러 변명하기엔 차이나타운이 갖는 문제점이 자못 많다.

 


차이나타운 입구는 누구나 쉽게 알아차릴 수 있을 만큼 화려한 문양의 패루가 눈에 띈다. 그러나 그도 잠시, 빵빵거리며 경적을 울려대는 자동차들에 혼이 쏙 빠지고 만다. 차이나타운 여행 시 자동차들과의 싸움은 계속된다. 패루를 지나 경사진 길을 올라가는 길가는 점포 주인과 거주하는 현지인들의 주차공간으로 눈부신 활약(?) 중이다.


여행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일등 공신이다. 중국 골동품숍, 기념품숍, 카페 등의 경사진 거리를 올라가면 중국풍의 화려한 건물들이 즐비해 있다. 그러나 이 모두가 자장면 가게인 것. 그 옆으로 화덕 만두와 공갈빵을 판매하는 상가가 늘어서 있다. 화교들의 삶의 터전을 보러 왔건만 어느새 먹거리 장터, 그것도 자장면과 만두 가게들만 줄기차게 구경하는 형국이다.



차이나타운 곳곳마다 현 위치가 표시된 안내도와 주변 코스에 대한 소개가 덧붙여 있다. 또 방향과 이동 거리가 적힌 안내판도 곳곳에 위치한다. 그럼에도 미로처럼 얽히고설킨 공간 안에서 안내도나 안내판의 도움이 실질적으로 와 닿진 않는다. 실례로 기자 또한 삼국지 벽화거리에서 동화마을로 이동하기까지 차이나타운거리만 몇 번을 왔다 갔다 했는지 모른다. 결국 한 자장면 가게에 들어가서 길을 물어보고 말았다.



중화권 환승객이라면 기자와 같이 상가 주인에게 물어보면 된다. 중국어를 한국어보다 더 잘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 반면 비 중화권 언어 환승객은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자장면 거리(=차이나타운거리)를 지나 더 깊숙이 들어서면 △삼국지 벽화거리 △청·일 조계지 경계계단 △인천개항박물관 △인천아트플랫폼 △자유공원과 △동화마을 등 제대로 된 차이나타운을 즐길 수 있다.
 
 



“내국인에 집중된 서비스 아쉬워”


차이나타운 관광을 한 마디로 정의하라면 기자는 ‘내국인 맞춤 여행’이라고 단언하고 싶다. 차이나타운 입구부터 문화관광해설사와 자원봉사자들의 친절한 서비스가 제공된다. 특히 차이나타운 코스마다 노인봉사자 분들이 “어디로 가시나요?”, “사진 찍어 드릴까요?” 등 먼저 다가와 준다.


기자가 방문한 당시에도 청·일조계지 경계계단을 배회하는 가족여행객에게 미소를 머금은 풍채 좋은 할아버지 봉사자 분이 선뜻 다가와 길을 알려줬다. 그러나 이분들이 외국관광객에도 선뜻 다가서진 못했다. 문화해설사들 역시 봄 소풍 시즌을 맞아 방문한 중·고등학생 단체를 통솔하는데 집중됐다.



△삼국지 벽화거리는 외국관광객들의 발길도 멈추게 했다. 벽화와 한국어, 영어, 중국어로 쓰인 안내문은 그림을 통해 한중 역사를 알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중간 중간 한국어로만 제작된 벽화들이 눈에 띄었다. 벽화에 새겨진 숫자를 보니 최근 새롭게 더해진 벽화들이 한국어로만 제작되고 있다.



차이나타운에서 화교들의 생활상을 확인하고 싶다면 △한중문화관을 방문하면 된다. 2005년 건립된 이 곳은 중국 자매결연도시의 문물 및 경극과 기예공연이 펼쳐진다. 또 중국어와 한국어 교실 등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그러나 비 중화권 관광객에게는 큰 매력으로는 다가오지 못한다.

 


내외국인 모두가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바빴던 곳은 △동화마을이다. 동화마을은 차이나타운거리 왼쪽으로 300m 가량 쭉 직진하다 보면 나온다. 사실 기자도 그 근방까지 갔다가 현지 주민들이 사는 주택과 공사 현장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그런데 이 곳을 지나면 숨겨진 동화마을이 있다.


때문에 동화마을은 방문객들이 그리 많진 않았다. 콘텐츠는 비교적 잘 구축 돼 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피터팬’, ‘신데렐라’, ‘원피스’ 등 외국 인기 동화와 애니메이션부터 트릭아트 코너와 전래동화 벽화까지. 발길이 닿는 곳 모두가 포토존으로 활약한다. 다만 앞서 말했듯 안내표지판의 2% 아쉬움이 차이나타운만 배회하게 만든다.



즉흥적인 여행일지라도 다수의 여행객은 여행지에 대한 사전조사를 거친다. 차이나타운 또한 지난 2003년 사이버 인천 차이나타운, 즉 홈페이지(www.ichinatown.or.kr)을 개설했다. 지난 2010년까지 누적 방문자가 10만 명일만큼 관심은 뜨거웠다. 차이나타운의 역사부터 볼거리, 살거리, 먹거리, 심지어 숙박시설까지 자세히 안내한다.


 


특히 홈페이지에는 차이나타운 추천 코스가 테마별로 A부터 D까지 제공된다. 추천코스별 지도도 다운 받을 수 있어 차이나타운 전도를 갖고 있는 것보다 여행도 수월해진다. 또 월미도, 신포국제시장 등 인근 관광지 소개도 알차다. 문제는 홈페이지 또한 한국어 버전만 제작돼 있다는 점이다. 동 사이트가 영어, 중국어 등 외국어로도 번역, 제작된다면 개별 환승객을 비롯해 외국관광객들에게 다시 인기 여행지로 부상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부록. 인천공항의 무료 환승 투어 서비스


인천공항에서 현재 시행 중인 무료 환승투어는 8개 코스다. 투어 소요시간이 최소 1시간부터 최대 5시간까지이며 지역은 인천과 서울이다. 무료 환승투어는 가이드가 포함된 투어차량을 통해 진행된다. 인천 투어는 최소 1시간부터 최대 3시간 30분 소요되며 서울은 이동시간이 긴 탓에 5시간 소요된다.



△인천 용궁사 투어는 하루 5차례 진행되며 투어시간은 1시간이나 실질적인 투어시간은 용궁사에서 30분이다. △인천 사찰 투어는 공항-인천대교-인천상륙작전기념관/인천도시박물관(20분)-흥륜사(20분)-공항 일정으로 2시간 소요된다. 하루 3차례 각각 오전 9시, 오후 1시, 오후 3시 출발한다. △인천 문화 투어는 공항-신기시장(50분)-인천도호부 정부청사(40분)-공항 일정이다. 오후 3시 단 1회 출발하는 3시간 코스다

 


. △인천 시내 투어는 공항-인천대교-월미도(60분)-신포시장(50분)-인천대교-공항으로 오전 10시와 오후 2시 출발한다. 소요시간은 3시간 30분. 나머지 3개 무료 환승투어는 서울에서 진행되며 각각 5시간 소요되는 일정이다. 그러나 이동시간이 긴 탓에 포함된 일정은 많지 않다. △서울 시내 투어는 공항-경복궁(60분)-인사동(60분)-청계천/조계사(20분)-공항으로 이른 오전 8시 단 1회 출발이다.



△서울 문화 투어는 공항-DDP(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70분)-창덕궁(70분)-공항으로 오전 10시 단 1회 출발한다. 끝으로 △서울 쇼핑 투어는 공항-명동(120분)-남산골 한옥마을(40분)-공항으로 오후 1시 출발이다.




오는 5월 인천공항이 운영하는 무료 환승투어 프로그램이 더욱 풍성해진다. 인천공항은 K-Water(한국수자원공사, 사장 최계운)과 ‘경인아라뱃길 투어’를 오는 5월부터 새롭게 선보인다. 인천공항 환승객들은 다음달부터 아라뱃길에서 요트를 체험하는 이색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또 인근에 위치한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쇼핑을 즐기고 아라뱃길 내 수향원과 매화동산 등을 방문해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을 경험하게 된다.



박완수 인천공항 사장은 “K-Water와의 이번 MOU 체결은 인천공항의 환승투어를 다양화하고 환승서비스의 품질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인천공항은 환승객 유치를 위해 △중국/일본 환승객을 위한 전담 외국어 요원을 배치했으며 병원 및 호텔과 협력해 △의료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무엇보다 △항공사 및 여행사 대상 유치 인센티브를 확대 시행하고 있다. 항공사에 환승객 1명당 인센티브를 5,000원으로 기존보다 1,000원을 더 지급하고 여행사에도 환승객 규모에 따라 1명당 4,000~7,000원을 지원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