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73호]2014-12-27 17:46

2014 항공 결산
 
 
양 민항 망신 살 LCC 경쟁 심화 판매 수익은 제자리
 
외항사 GSA 여행사 보다 개별고객 유치 신경 써

미주 행 신규 노선 잇따라 취항, 유럽 노선도 인기몰이
 
 
항공업계의 2014년은 ‘악재의 연속이었다. 새로운 노선 개척과 정부의 적극적인 자유화 노력으로 하늘 길은 상당히 열렸지만 각 항공사는 위기관리에서 허점을 드러내며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었다. 외항사 GSA의 경우 지나친 경쟁으로 수익보존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눈에 띄는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 그나마 델타항공의 시애틀 신규 취항, 유나이티드항공의 괌 신규 취항, 제주항공의 사이판 신규 취항 등 몇몇 노선의 공급석 확대가 성과로 꼽힌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부끄러운 한 해]
 
국내 항공업계의 우위를 독점하고 있는 대한항공 및 아시아나항공의 2014년은 순탄치 못했다. 양 민항은 올해 유독 사건사고에 시달렸는데 노선 개척이나 고객 서비스 보다는 기업 관리 면에서 예년과 다른 악재를 만났다. 창립 이래 최악의 시련을 겪고 있는 대한항공은 익히 알려진 것처럼 조현아 전 부사장이 개입된 뉴욕 발 램프리턴 사건에 따라 치욕의 12월을 보내고 있다.

조현아 전 한진그룹 부사장은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인천으로 가는 대한항공기가 이륙을 준비하던 중 기내 서비스에 문제가 있다며 담당 사무장을 내리게 하고 출발을 지연시키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으로 업계는 물론 국민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 대한항공은 사건 보도 이후 한동안 모르쇠로 일관했지만 ‘땅콩항공’이라는 오명과 함께 각계각층의 비난이 거세지자 결국 늦게나마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이미 성난 민심을 다스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지난 12월 17일 조현아 전 부사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으며 대한항공과 조 전 부사장에게는 처벌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가하면 아시아나항공은 글로벌 항공사라는 명성에 부합하지 못한 운송 서비스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아시아나는 지난 5월 19일 인천에서 사이판으로 운항 중이던 여객기(OZ603편)에서 엔진이상이 발견됐음에도 불구하고 운항규정에 따라 인근 공항(후쿠오카)으로 회항하지 않고 목적지까지 비행한 사례가 적발돼 국토교통부로부터 조종사 자격정지 30일, 항공사 항공기 운항정지 7일 또는 과징금 1,000만 원에 해당(행정처분심의위원회에서 심의·확정 예정)한 처분을 받았다. 과징금으로 끝날 것이라는 주변 의견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나는 실제 지난 10월 14일부터 20일까지 7일간 인천-사이판 노선을 한시적으로 운휴한 바 있다.

뿐만이 아니다. 아시아나는 지난 2013년 6월 발생한 샌프란시스코 사고 관련, 운항정지 처분을 내린 국토교통부의 처사에 심각한 오류가 있었다며 국토부의 행정처분에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나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지적이 일면서 관계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중이다. 이유와 배경을 떠나 올해 양 민항은 국적사라는 이름을 제대로 간수하지 못한 벌을 받고 있다.
 

[국내 주요 LCC 해외로 눈길 돌려, 외항사 GSA는 힘겨운 싸움]
 
진에어, 에어부산,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국내 주요 저비용항공사들의 해외 진출이 가파른 한 해였다. 제주항공은 올해 사이판, 오키나와 등에 하늘 길을 개척했고 진에어는 후쿠오카, 코타키나발루 등 올 하반기에만 4개 국제선에 신규 취항했다.

티웨이항공 또한 오키나와 하늘 길에 발을 내딛었으며 이스타항공은 씨엠립, 코타키나발루, 방콕 등 동남아 주요 목적지에 공급석을 확대했다. 다수의 LCC들은 이제 하늘 길 확대와 저렴한 운임 제공이라는 순기능 외 다양한 부가서비스, 이를 테면 공항 라운지나 현장사무소, 기내 안 도시락 판매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외국계 LCC의 전략을 고스란히 벤치마킹하고 있다.

외항사들의 사정은 생각보다 좋지 못했다. 경기침체와 상품 가격 하락으로 풀차터 실적이 저조했고 개별여행객이 크게 증가하면서 여행사에 공급석을 배분하는 기준이나 가이드라인이 모호해져 유난히 중견사와 다툼이 많았다. 특히 국내 GSA업체들 간의 지나친 경쟁과 인력 뺏기가 이어지면서 수익 마련이 실로 불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신규 취항으로 미주 하늘 길 다변화]

 
하늘 길은 여행시장의 확대에 힘입어 지속 넓어졌다. 그 중에서도 여행업계의 관심을 많이 받은 지역은 미주와 유럽. 특히 유럽은 올 한 해 개별과 패키지 모두에서 여행객이 고루 증가하며 항공사들의 사랑을 받았다. 서유럽과 남유럽의 허브 공항은 물론 이원구간을 활용해 유럽으로 이동할 수 있는 중동 국적의 항공사들도 혜택을 입었는데 에미레이트항공, 에티하드항공, 카타르항공, 핀에어 그리고 러시아 국적사 아에로플로트항공도 안정적인 실적을 냈다.

미주 지역에서는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의 신규 취항 소식이 관심을 모았다. 델타항공은 지난 6월 3일부로 인천 국제공항과 시애틀 타코마 국제공항을 잇는 직항 노선의 운영을 시작했다. 델타항공의 직항 서비스는 시애틀 관광 활성화 뿐 아니라 앵커리지, 로스엔젤레스, 라스베이거스, 샌프란시스코, 캐나다 밴쿠버 등 연계 도시 확대에 한 몫을 더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10월 26일부로 인천-괌 구간에 직항 노선을 신규 취항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새로운 노선을 통해 괌뿐만 아니라 괌을 출발하는 사이판, 팔라우, 하와이 호놀룰루, 호주 케언즈 등의 휴양지로 보다 쉽고 편리한 여행이 가능한 점을 홍보했다. 인천-괌 노선에는 유나이티드 비즈니스(United Business) 14석, 유나이티드 이코노미(United Economy) 141석, 총 155석 규모의 보잉 737-800 기종이 투입됐다.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