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64호]2014-10-24 08:03

저가 유럽 패키지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다


경쟁력 높이려 가격 낮추는 대신 서비스 질 떨어트려
A여행사 인솔자, 일정 중 강압적 태도로 일관 소비자 분통
 
 
최근 한 소비자가 한국여행업협회 홈페이지에 게재한 여행사 상품 후기와 불만이 온라인과 SNS에 퍼지면서 많은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글에 따르면 A여행사의 11박 12일 유럽 6개국 투어를 이용, 부모님 효도여행을 보내드렸는데 부모님이 일정 내내 원활하지 못한 행사 진행과 옵션 강요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것. 특히 인솔자 자격으로 동행한 여행사 직원이 노부부에게 폭언에 가까운 말과 행동을 하는 등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전혀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글쓴이는 “팀을 담당한 인솔자가 16년간이나 유럽 현장을 누빈 베테랑이라고 들었는데 고객들의 마음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 첫 날 청소가 안 된 호텔방을 보고 놀란 고객들을 나 몰라라 하고 일정이 끝나기도 전에 공항에서 먼저 사라지고, 조금이라도 관용이나 친절을 베풀 수는 없없을까”라며 “3~4시간 버스타고 가서 고작 20분, 사진 찍고 관람할 시간주면서 조금이라도 늦으면 계속 눈치를 줬다고 했다.

본인들(여행사) 이익을 볼 수 있는 쇼핑센터나 면세점 등에서의 시간은 여유롭게 주면서. 패키지를 쓰면 쇼핑시간은 길고 사진 찍고 여행하는 시간은 짧다는 사실을 왜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는 걸까”라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글쓴이는 인솔자와 해당 여행사의 구체적인 실명은 물론 현지에서의 일정 진행 상황과 여행경비 관련 표까지 상세한 내용을 덧붙였다. 구설수에 오른 A여행사는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어느 하나라도 사실인 부분이 존재한다면 정중한 사과가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유럽전문사 한 임원은 “여행사들이 비수기 타개를 위해 판매하고 있는 저가 유럽 패키지가 잦은 고객 컴플레인으로 위기에 처했다. 이는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모객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이지만 가격을 지나치게 낮춘 탓에 상품 질이 형편없이 떨어져 해당 여행사는 물론 여행시장 전체의 이미지조차 부정적으로 만들고 있다”며 “장거리 상품의 특징을 무시하고 흡사 동남아와 중국 같은 옵션투어로 유럽 상품을 운영한다. 결국 인성이나 서비스 자세보다는 수익을 낼 수 있는 인솔자와 가이드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이대로 간다면 유럽 패키지는 사실상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전했다.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