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63호]2014-10-17 08:22

방한 중국여행시장 관리 계속되는 헛발질 ‘답답’
 
김기홍 문화체육관광부 관광국장(단상 위)이 지난 15일 한국관광공사 TIC룸에서 방한
중국시장 내실화를 위한 정책을 발표했다. 이 날 현장에는 (사진 오른쪽 끝부터)
한국여행업협회 김안호 부회장, 한국관광공사 이강길 관광인력개발실 실장,
문화체육관광부 박병우 국제관광과 과장, 문화체육관광부 박종택 관광산업과 과장 등이
참석해 무자격 중국 가이드 제재 방안을 심도 있게 다뤘다.
(강다영 기자 titnews@chol.com)

 

문관부 중국어 관광가이드 수준 제고 방안 발표
무자격가이드 활용 3회 적발 시 전담여행사 취소
인바운드 여행업계 “현장감 떨어진다” 하소연
 
 
문화체육관광부를 주축으로 하는 방한 중국여행시장 관리에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인바운드 여행업계의 현실을 제대로 감안하지 못한 탁상행정(卓上行政)으로 몇 개월째 헛발질만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지나친 정책 강화와 압박이 오히려 시장 음성화를 초래하고 있다며 큰 관심을 두지 않는 분위기다.

문관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15일 오전 공사 TIC 상영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방한 중국관광객 시장 내실화 관련, 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을 위한 수용태세를 강화하고 서비스 품격을 높이는 것이 명분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무자격 중국인가이드 운영에 따른 처벌 강화와 전담여행사 사후 관리가 쟁점이다. 문관부는 올 한 해 방한 중국여행시장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다양한 전략을 전개해 왔다. 특히 무자격 가이드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문관부 측은 “현재 중국어 관광통역안내사는 총 6,450명 규모이지만 이 중 유자격 가이드는 50% 미만일 것으로 추정되며 이들은 주로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며 “중국어 관광가이드의 질적 수준 문제, 저가덤핑 시장 구조와 이로 인한 저질상품에 따른 만족도 저하 문제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문관부가 꺼내들은 마지막 카드는 더 엄격해진 업체 단속이다. 문관부는 유자격 우수가이드의 고용을 유도하기 위해 무자격가이드 활용 여행사에 대한 제재를 강화한다. 이에 무자격가이드 활용 3회 적발 시, 전담여행사 지정이 취소된다. 현재는 관광진흥법 규정에 의해 무자격가이드 4회 적발 시, 여행업 등록을 취소한다.

가이드의 역사왜곡 행위 등에 대한 수시·암행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한편, 매년 가이드 고용 형태, 직무수준별 수급 현황, 교육훈련 참여 현황 및 관광통역안내 표준약관 사용 여부 등 실태조사를 통해 그 결과를 전담여행사 갱신 평가 시 반영하고 우수여행사 지정 제도와 연계할 계획이다.

또 한국관광통역안내사협회에서 실시하고 있는 실무교육(관광법규·관광학개론 면제 시, 60시간)에서 한국사와 가이드 직업윤리 교육을 대폭 확대(68시간으로 상향 조정)한다. 자격증 소지자를 대상으로 한 역량강화 교육에도 이론 보다는 중국인 선호 문화현장 실무교육으로 개편한다. VIP대상 프리미엄 가이드 양성에도 나선다. 이밖에 자격증 소지자 대상 교육은 현재 연간 700명 수준에서 연 1,500명 이상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여행업계는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문관부와 정부가 끊임없이 중국전담여행사 지정 제도를 개편하고 무자격 가이드 적발을 논하며 시간을 끄는 사이 이미 법망을 피할 나름의 노하우를 확보하고 제 살길을 찾아낸 업체도 많다.

쉬운 예로 전담여행사 지정 취소는 법인만 설립하면 해결할 수 있으며 명의를 빌리는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영업이 가능하다. 무자격 가이드 운영과 인바운드 면세점 업계의 고질적 병폐인 리베이트 요구도 겉으로 드러나지만 않을 뿐 이미 뿌리가 깊다는 설명이다. 간담회 후 많은 기자들은 문관부 측의 전략이 생각보다 특별하지 않고 여행사보다는 가이드 개인에게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으나 의견이 수렴되지는 않았다.

한편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방한 중국관광객 규모는 지속 성장하고 있다. 최근 5년간 방한 중국관광객은 연평균 34%의 급속한 성장세를 유지했으며 2009년 130만 명에서 2013년 432만 명으로 그 수가 급증했다. 중국관광객은 전체 인바운드 시장의 36%를 점유하고 있으며 지난 국경절(10. 1~7) 기간 중에는 16만 4천여 명이 입국(전년 대비 38%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 연말까지 중국관광객 600만 명을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