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59호]2014-09-05 07:56

같은 LCC 다른 전략, 춘추항공의 이색 행보

 
공인인증서 및 액티브 없는 발권 시스템 도입

비코트립 상하이 지사와 단독 공급 서비스 체결

FIT 증가-OTA 강세-LCC 차별화 시장 핵심
 
중국 최대 LCC항공사인 춘추항공이 한국 진출과 함께 이색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오는 23일 인천-상하이 및 석가장 2개 국제선 노선에 에어버스사의 A320기종으로 취항을 앞두고 있는 춘추항공은 최근 한국에서는 흔치 않은 발권 서비스를 오픈하고 국내 OTA와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다각적인 움직임을 모색하는 중이다. 개별여행객이 여행업계의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구도에서 해외LCC의 진출은 더는 새로운 뉴스가 아니지만, 여행사에 전혀 의존치 않고 소비자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길을 개척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한국에 진출한 해외LCC들이 한국 시장의 정서를 고려해 미흡하나마 여행사 쪽에도 살짝 발을 담구고 있는 상황에서, 아예 발을 빼버리고 이제는 몸통조차 돌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춘추항공이 도입한 서비스는 기존의 공인인증서나 액티브엑스 없이 쉽고 간편하게 온라인 발권이 가능한 페이게이트의 글로벌 간편결제 서비스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페이게이트 마케팅 팀 김민홍 차장은 “이번 페이게이트의 춘추 항공 서비스 제공건은 중국 알리바바의 한국 진출과 같이 한국 전자결제 기업의 중국 진출로 비견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결과이다. 이는 한국과 중국 간의 보다 원활한 전자상거래와 교역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품 출시에서도 춘추항공은 국내 여행사와의 협력 대신 다른 길을 택했다. 상하이 혹은 석가장 도착 후 ‘항공+고속철도’ 상품을 이용해 중국화동 15개 지역 및 베이징 등의 목적지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기획 상품을 출시한 것. 상하이철도국과 협력아래 개발한 ‘항공권+고속철도’ 상품은 지난 7월부터 개통돼 현재 중국 쑤저우, 우씨, 창저우, 항저우, 쟈싱, 난징, 닝보, 사우싱, 쿤산, 쩐쟝, 이우, 퉁샹, 딴양, 허페이 등 15개 도시를 운행하고 있다.

국내 토종 OTA인 비코트립(대표 이미순)과의 제휴도 눈에 띈다. 춘추항공은 비코트립 상하이지사와 단독 계약을 맺고 중국 발 여행객들의 객실 공급을 담당한다. 업계에 따르면 기존 춘추항공에 근무했던 매니저가 비코상하이 지사로 이직하면서 자연스레 업무도 함께 옮겨왔다는 설명이다.

이미순 대표는 “비코 상하이지사가 중국 여행객들의 한국 호텔 수배 업무를 단독으로 담당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비행기가 운항되고 소비자와 시장 반응을 살피는 것이 우선이라 특별한 계획은 언급할 것이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용객 수가 증가하고 노선이 활성화 된다면 아웃바운드 측면에서 승산이 있다”는 설명이다.

자유여행객 수 증가와 한중 항공회담에 따른 여파로 국내 항공시장에는 중국 내 다른 LCC들도 속속 진입하고 있다. 길상항공은 지난해 5월 상하이-제주 노선을 개설한 데 이어 8월 상하이-강원 양양 노선에 취항한 바 있다. 이 밖에 상하이항공, 톈진항공, 산둥항공 등 중국 지역항공사 중 상당수가 한·중 노선에 취항했거나 부정기편을 띄운 경험이 있다. 춘추항공을 시작으로 후발주자들의 정규편 취항이 더 많아지고 저렴한 직판 요금과 동일한 시스템으로 접근할 경우 국내 여행사들의 입지는 점점 위축될 수밖에 없다.

한편 춘추항공은 중국 국내 60여 개 노선과 국제 10여 개 노선을 운영하고 있으며 총 43대의 에어버스 A320을 보유하고 있다. 항공기의 평균 기령은 3.7년으로 중국국적의 항공사 중 가장 젊은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0년 7월 28일 중국LCC로는 처음으로 상하이-이바라키 국제노선에 취항한 바 있으며 현재 상하이-홍콩, 마카오, 가오숑, 타이베이 등 국제선에 항공기를 투입하고 있다.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