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57호]2014-08-22 15:29

제주도 내 관광유통시장 독과점 관행 개선 시급
대기업 독점 심해, 시장 논리 앞세워 업체 압박

영세업체 영업 기반 붕괴 등 문제점 잦은 노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운영하는 제주항공우주박물관(2014년 개장)과 재벌그룹에서 운영하는 한화아쿠아플라넷제주(2012년 개장) 등 대형관광지들의 할인입장권 판매대행 업무를 특정업체인 한화그룹 마케팅 대행사인 S사에 인수된 H사에 독점시키면서 제주관광 유통구조의 독과점 문제 및 관광수입 역외유출, 도내 여행업체 영업기반 붕괴 등이 제주관광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제주도가 관광시장을 독점하려는 몇몇 대기업들의 횡포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도내 영세한 여행업체 영업기반이 붕괴되고 괸광수입 역외유출 등 문제점이 노출되면서 적극적인 대처가 요구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 국내여행업분과위원회에 따르면 한화아쿠아플라넷제주의 경우 관광지 할인 입장권을 딱 2군데 업체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한화그룹의 마케팅 대행사인 S사와 대형입장권할인판매업체인 H사(S사에 인수)가 바로 그 것. 문제는 판매를 위한 계약조건 자체가 제주도 내 소규모 여행업체에서는 사실상 접근하기 어려운 기준이라는 것이다. 협회에 따르면 초기에는 월 1만매(약2억5천만원) 이상을 의무적으로 선구매하는 조건을 제시했으나 최근에는 년간 100억원 이상을 분할 선 구매하는 조건으로 변경됐다. 자본력이 약한 영세업체로서는 엄두도 낼 수 없는 금액이다.

2014년 개장한 제주항공우주박물관 또한 마찬가지. 할인입장권을 판매하는 업체는 한화아쿠아플라넷제주 입장권
을 판매하는 H사와 동일하다. 공개입찰을 통해 선정됐다고는 하나 제주도 내 영세 여행사들은 신청조차 할 수 없는 높은 기준을 제시하고 범위를 한정함으로써 대기업 위주의 독점에 주력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H사와 S사가 아쿠아플라넷과 박물관의 할인 입장권 독점 판매뿐만 아니라 제주할인쿠폰 시장을 거의 석권하고 있다는 것. 물량으로 승부를 내는 만큼 도내 관광지들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이들의 요구조건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독과점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도내 여행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은 제주국제자유도시 건설을 촉진하기 위한 공기업이며 한화아쿠아플라넷은 투자진흥지구로 막대한 특혜를 누리며 건설, 운영 중인 업체이다. 혜택이 너무 과하다”고 꼬집으면서, “공기업이나 특혜를 누리고 있는 재벌업체 소유의 관광지들이 도내 여행사업체를 외면하고 재벌그룹이 운영하는 마케팅사들이 제주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개발이고 누구를 위한 관광진흥인지 허탈하다. 제주특별자치도 차원의 적극적인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은 JDC가 미래 첨단분야인 항공과 우주를 테마로 교육과 엔터테인먼트를 접목해 추진한 체험형 항공우주 전문박물관이다.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은 크게 항공역사관, 천문우주관, 테마체험존, 야외전시존, 전망대 등으로 구성됐다. 박물관 부지 내에는 110실 500명 수용규모의 항공우주호텔도 운영된다.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