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51호]2014-07-04 13:41

<2014년 상반기 결산> 온라인 여행시장 결국 빈익빈 부익부


개별여행 증가와 채널 다양화로 급성장했던 온라인 여행시장이 지나치게 단조로워지고 있다.

 

비슷한 상품 운영, 대부분 정체기 접어들어

기업 원동력 되는 차세대 시스템 개발해야


온라인 여행시장에 패키지와 똑 닮은 손님아 찾아들었다. 개별여행객의 증가와 스마트폰이라는 특수성 외 선명한 ‘빈익빈 부익부(貧益貧富益富)’가 시작된 것이다.

익스피디아, 호텔스컴바인, 아고다, 부킹닷컴 등 해외 OTA들이 전년대비 두 배 이상의 성장을 기록하며 고공행진하고 있는 사이 국내 OTA 중 다수는 시장 경쟁에서 밀리며 쓰라린 정체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OTA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 여행시장은 과거만큼 재미를 보지 못했다. 호텔예약엔진을 중심으로 봤을 때 객실 판매와 수익 면에서 성장을 거듭한 업체는 좀처럼 찾기 힘들다.

관계자들은 자본과 규모를 앞세워 무차별 공략을 펼치고 있는 해외 OTA들을 문제 삼지만 냉철하게 봤을 때 토종 OTA들이 내세우는 전략과 상품 서비스가 지나치게 단조롭고 비슷하다는 점이 더 큰 위기다. 객실 가격을 내리는 저가 전략, 직원 이탈, 전문가 부재, 개인정보 관리 허술 등 토종 OTA들의 허점들은 올 상반기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 지난 상반기 국내 온라인 여행시장을 흔들었던 이슈들을 찾아봤다.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


 

▲최저가 보상제에서 1천원 호텔까지


저가 상품을 통한 박리다매 전략이 지나치게 부각됐던 시기였다. 주로 해외 OTA들이 추진하던 ‘최저가격 보상제’가 올해 들어 국내OTA와 몇몇 온라인 여행사에서 동일하게 사용되면서 호텔 객실 판매에서도 출혈 경쟁이 시작됐다.
 


‘최저가격 보상제’는 해당 기업에서 판매하는 국내외 호텔 상품이 경쟁사에서 판매하는 동일 호텔 상품보다 비싸면 반드시 그 차액을 보상해주는 제도. 업체별로 보상 범위와 규모는 제각각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번거로운 가격 비교 절차 없이 쉽고 싼 가격으로 예약이 가능하다.

고객 서비스 강화의 전략으로 시행됐지만 최저가보상제는 아직까지 잡음이 많다. 해외OTA의 경우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의 객실 판매에서는 취소나 환불이 전혀 불가능하고 국내 OTA들은 블랙컨슈머의 공격에 힘을 잃기 마련이다.

특히 올 여름 휴가를 겨냥한 익스피디아의 천원 프로모션(부산, 서울, 홍콩, 오사카, 도쿄, 타이베이, 세부, 괌 등 전 세계 8개 도시의 인기 호텔을 1천원에 제공하는 글로벌 파격 이벤트)이 대대적으로 전개되면서 많은 경쟁사들이 가격 인하에 따른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국내 OTA 위기론 대두


국내 OTA들의 주된 문제는 시스템과 예약 매뉴얼이 모두 동일하다는 점. 자체 개발 시스템이 아니라 해외 엔진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객실가격만 내리는 전략으로 승부를 보고 있다.

패키지와 크게 다를 게 없는 구조를 유지하는 셈이다. 그래서일까? 호텔패스, 호텔엔조이, 호텔조인, 비코트립, 호텔박사, 호텔자바, 호텔트리스 등 개별자유여행시장을 이끌었던 1세대 호텔 예약엔진 업체들은 좀처럼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모객 감소와 과당경쟁으로 차별화된 상품과 전략을 내놓지 못하면서 대부분 하반기와 내년까지 위기 탈출을 위한 돌파구를 찾고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업체 별 이슈들을 있었다. 먼저 호텔패스는 올 5월 시장 변화에 보다 빠르고 전략적으로 대응하고자 기존 마케팅팀과 IT팀을 통합해 ‘전략기획본부’를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과 인사를 통해 강한 조직 만들기에 나섰다.
 


호텔엔조이는 3월 여행 관련 티켓, 입장권, 교통 패스 등을 판매하는 자회사 패스엔조이를 오픈해 사업 다각화를 통한 시너지 창출에 주력하고 있다.

비코트립은 지난 6월6일 기존 본사가 위치해 있던 서교동에서 충정로 구세군 빌딩으로 사무실을 이전했으며 법인명 변경, 새로운 광고 집행 등을 통해 기업 역량을 끌어 올리고 있다. 추가로 지난 5월 종전 비코티에스에서 비코트립으로 법인명을 변경하는 등 국내 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영업 확대에 따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끝으로 호텔조인은 당일예약 서비스인 ‘조인투데이’를 출시했다. 조인투데이는 고객이 지금 바로 이용할 수 있는 전국 각지의 호텔들을 모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만든 시스템. 가고자 하는 지역과 원하는 금액 대에 맞는 호텔을 고르기만 하면 실시간 이용이 가능하며 ‘투데이 특별가’를 적용한 할인 가로 더욱 저렴한 가격에 예약을 보장한다.

 

▲온라인 여행사의 실체가 없다


예약엔진을 제외하고 온라인여행사라고 부를 수 있는 업체들의 입지가 지나치게 축소됐다. 온라인투어, 웹투어, 투어익스프레스, 인터파크투어 등인데 그나마 인터파크투어는 패키지 사업을 시도하고 항공권 발권에 주력하면서 종합자유여행기업으로 모습을 탈바꿈 했다.
 

오프라인여행사의 반대 개념으로 생겨난 온라인 여행사는 고객과의 면대면 영업이 아니라 전화와 온라인을 통한 영업 전개와 마케팅이 핵심이다. 그러나 온라인 여행사가 호텔예약엔진을 중심으로 시장에 진출한 후기 OTA들과 크게 차별화되지 못하자 최근에는 단순한 중견사로 인식되는 느낌이다.

엔진 자체의 유무를 떠나 많은 OTA들이 호텔 외 항공이나 렌터카, 크루즈, 패스 및 티켓 등을 함께 판매하면서 개별자유여행 기업으로 성장하려는데 반해 온라인 여행사들은 아직까지 패키지와 에어텔 그리고 항공권 발권 사이에서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