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50호]2014-06-27 09:31

[Best Traveler(122)] 강경원 호텔엔조이 공동대표/CEO

 

“직원 4명에서 80명으로, 위기는 가장 훌륭한 기회”

 

온라인 여행시장의 태동과 함께 개별자유여행시대의 물꼬를 틀었던 1세대 국내 OTA들의 사정이 예년만큼 좋지 못하다. 지난 몇 년간 비슷한 가격대의 비슷한 호텔 객실로 우물 안 경쟁을 벌이는 사이 거대 자본과 규모를 앞세운 해외 OTA들이 동 시장을 잠식하면서 토종 OTA들의 입지가 점차 좁아지고 있는 탓이다.

이에 본지는 성수기를 앞두고 국내 OTA들의 상황을 재점검하고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특집 기사를 연재한다.

첫 주자는 창립 12주년을 맞아 사업 다각화를 통한 내실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 강경원 호텔엔조이(공동 대표 신민수) 대표다.  지난 18일 서울 구로구 소재 호텔엔조이 사무실에서 직접 마주한 강경원 대표는 “가격 경쟁으로는 한계가 있다. 우리만의 칼라와 해외 OTA들이 따라올 수 없는 고객 서비스로 승부하겠다”는 소신을 거듭 강조했다. 사업 초기 고작 4명에 불과하던 직원 수가 현재는 80명을 넘어섰다며 모든 것은 운이 좋았다고 에둘러 말하는 그에게서 리더 특유의 근성과 의지가 느껴졌다.

취재협조 및 문의=호텔엔조이(http://www.hotelnjoy.com)
글·사진=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

 

호텔엔조이 사업 다각화 통해 국내 1위 예약업체 타이틀 고수
여행 관련 티켓 및 입장권 판매 자회사 ‘패스엔조이’설립
가격 출혈 경쟁은 재미없어, 세심한 고객 서비스로 승부할 것

 

-전반적으로 시장 상황이 우울했다.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호텔엔조이의 실적을 설명해 준다면.

▲세월호 참사로 4,5월 모객이 부진했던 것은 사실이다. 예약 업체 뿐 아니라 대형 여행사, 전문사, 온라인 에이전시 등 모든 업체가 힘들었을 꺼다. 국내 여행은 대부분 철회됐으니까. 상반기에는 전체 목표를 100이라고 본다면 85 정도 달성했다.

우리 고객들은 일반 고객도 많지만 대형 기업들도 여럿이다. 정부 공기업이나 지방자체단체, 교육 기관 등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대형 행사가 위축된 만큼 규모는 줄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6월 초부터 성수기 예약이 들어오고 있는데 전년대비 비슷한 수준이라 안심하고 있다. 국내는 제주도에 대한 고객 문의와 예약이 많고 해외는 LCC영향인지 중국, 홍콩마카오, 일본 등 동남아 지역이 선전하고 있다.

 

-1세대 토종 OTA로써 현 시장을 어떻게 분석하고 있는지.

▲개별자유여행시장으로 완전히 돌아섰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전반적으로 FIT+스마트투어로 모습을 갖추고 있다. 여행업계 내에서 각 업체들이 제각각 능력을 발휘하고 건전하게 경쟁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워낙 파이가 작으니까 업체 간 경쟁은 심화되는 추세다.

해외 OTA들이 한국 시장에 쏟아 붓는 마케팅 비용과 프로모션은 국내 기업들이 쉽사리 따라할 수는 있는 규모는 아니다. 장기적으로 OTA 시장도 양질의 역량을 갖추고 있거나 정말 특화됐거나 이도 저도 아니면 덩치가 큰 기업들만이 살아남는 적자생존 구조가 될 것이다.

 


 

-크고 작은 호텔예약엔진들이 계속해서 생기고 금세 문을 닫는다. 호텔엔조이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마진을 줄이는 가격 경쟁은 한계가 있다. 해외 OTA들이 감히 생각할 수 없는 디테일한 고객 서비스와 아이디어가 답 아닐까? 예약 취소나 변경, 여행 문의 등은 콜센터 상담 직원들이 원만하게 처리하고 있다. 18명 정도가 근무 중인데 아예 팀을 단독으로 운영해 퀼리티를 끌어올렸다.

해외 OTA들이 특가를 자주 내고 파격적인 이벤트도 종종 하지만 취소가 안 되거나 환불조차 불가능하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우리에게는 오히려 기회인 셈이다. 우리가 한 달에 약 8만객실 정도를 판매한다. 토종 업체로서는 나쁘지 않은 실적이다. 그리고 전체 예약 가운데 55%는 모바일을 통해 이뤄지는 만큼 모바일 시스템을 리뉴얼해 기능과 서비스를 업그레이드 했다.

지난 2013년 기준 웹 사이트 페이지 뷰는 102,578,931건에 달했으며 어플리케이션 다운로드 누적 건수는 356,562건. 호텔엔조이 자체 홈페이지의 회원수는 63만명을 넘어 섰다.브랜드가 약하다고 생각지 않는다. 앞으로는 기능과 시스템을 꾸준히 개발하되 제휴사와의 프로모션 및 이벤트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주고 국내 호텔 예약의 최강자로 이미지를 정착 시키는 일에 무게를 싣을까 한다.
 


 

- 최근 오픈한 패스엔조이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상당하다. 사업 모델과 현황, 운영 전략 등을 소개한다면.

▲패스엔조이는 입장권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온라인 패스+티켓 솔루션 기업이다. 지난 3월3일 공식 오픈했으며 레드캡투어 출신인 이윤복 대표가 총괄하고 있다. 국내외 테마공원, 관광 어트렉션, 공연, 탑승권, 액티비티 등 레저, 문화, 교통 포함 콘텐츠 상품 구성이 핵심이다.

현재는 관광지 제휴 및 관리, 입장권 송부 시스템을 개발 중이며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지만 해외 업체와 GSA 혹은 홀세일 형태의 사업 전개도 추진 중이다.자유여행시장의 증가와 함께 이제 소비자는 여행사가 만들어 놓은 패키지 상품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본인이 원하는 여행 요소를 단품으로 제각각 구매하고 여행 전체를 고객 스스로 컨트롤 하고 싶은 거지. 대형 여행사들이 관련 사업부를 신설하고 티켓 판매와 현지투어 등에 집중하는 이유가 이처럼 지속적인 수요 창출에 있다고 본다.

우리는 지역별, 도시별 다양한 관광 목적지가 풍부하게 연계되는 패스컨텐츠를 통해 기업이 아닌 소비자가 원하는 여행 정보와 혜택을 동시에 전달할 생각이다. 가령 부산이나 강원도, 제주 등 유명 관광지를 방문할 때 한 번에 여러 개의 관광지와 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지역 패스를 구축해 제공하는 형태다.패스나 티켓 자체가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그러나 소셜이나 온라인 몰에서 불과 5천원, 만원에 판매되는 저렴한 방식과는 다른 전략을 펼칠 것이다. 개인과 기업은 물론 여행산업 전체에서 필요로 하는 넘버 원 온라인 패스 솔루션이 비전이다.

 


왼쪽부터 이윤복 패스엔조이 대표, 강경원  대표.
 

 -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IT+여행을 기반으로 한 젊은 벤처들은 잇따라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대부분 예약 관련 시스템을 포함하고 여행 일정을 제안하거나 현지와 연결해주는 사업들이더라, 끝으로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열심히 하면 되지 않을까? 사실 환경이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 호텔엔조이도 처음에는 호텔 관련 마케팅 및 컨설팅 업무를 기반으로 출발했는데 장기적으로 예약 사업과 객실 공급이 좋은 수익원이 될 것이라는 예측에서 바쁘게 움직였다. 당시에는 경쟁자도 지금처럼 많지 않았고 자유여행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현 시장은 자유여행 시장 이후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정확히 정립되지 않았다.


단지 기술이 있어서 혹은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안일한 생각으로는 접근 자체가 어려울 것이다.(평온해 보인다고 묻자) 우리? 계약을 위해 찾아갔다가 거절당하거나 일이 틀어진 사례는 너무 많아서 말하려면 입이 아프다. (웃음)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화 됐지만 호텔엔조이도 처음에는 직원 4명이서 일궈낸 기업이다. 그러던 것이 80명으로 증가했으니 뒤 돌아 보면 신기하기도 하다. 관광학부 출신이기도 하고 전공 관련 후배들을 자주 만나는데 하나 같이 경영 팁이나 성공 노하우를 많이 묻더라. 개인적으로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을 정말 믿는다. 지난 겨울 개인정보유출로 호텔엔조이도 곤혹을 겪었다.

그때 당시 사고 수습에도 주력했지만 나는 다른데 주목했다. 3개 공중파에서 호텔엔조이를 국내호텔예약시장 1위 업체라고 언급했거든. 그 만큼 영향력 있다는 반증 아닐까? 분명 홍보효과도 봤다고 생각한다. 비즈니스는 답이 없다. 위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기회로 만들려는 움직임이 리더의 덕목이라고 본다.

 

<메이트아이>강경원, 신민수 공동 대표 체재로 2003년 5월1일 오픈했다. 자본금은 10억 원 규모이며 국내외 호텔 마케팅/컨설팅, 온라인 정보 제공, 호텔예약 시스템 개발 및 보급 등이 주요 사업 영역이다. 국내외 호텔예약엔진 호텔엔조이를 비롯해 코리아호텔, 호텔스토리, 레스토랑엔조이, 콜엔조이, 패스엔조이 등 다양한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 약력>세종대학교 호텔관광경영학부 졸업한양대학교 경영대학원 MBA임피리얼 팰리스 마케팅팀 근무강남역 M쉐르비르 마케팅팀 팀장(현) 메이트아이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