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470호]2006-07-28 09:08

[국내여행] 보성차밭여행
“녹음과 물빛 안개가 은은한 차밭 여행”

가장 넓은 면적과 맛 자랑하는 대한다원
여행자를 기분 좋게 하는 초록 융단길

동이 트기 전인 이른 새벽부터, 전라남도 보성 차밭에는 이랑 사이마다 희뿌연 안개가 가득하다. 간혹 찻잎 끝에 대롱대롱 달려있는 물방울은 고요한 밭을 뒤로 하고 자기들끼리 소란스럽다. 녹음이 너무 선명해 눈이 부실 정도라는 표현은 자칫 미사여구의 남발로 보이는 약점이 있지만, 전라남도 보성읍에 위치한 대한다업(주) 보성다원을 소개하자면 이 정도는 무리가 아니다.

총 1백70만평에 이르는 대규모 숲에 약 50만평의 차밭이 조성되어 가족단위의 나들이 장소로 인기가 좋은 보성다원은 우리나라 유일의 차 관광농원으로 경치가 뛰어나다. 더불어 관광농원, 등산로, 녹차시음장, 음료전문점, 녹차전문음식점, 녹차전문판매장, 기념품판매점 등의 각종 휴게시설을 갖추고 있는 종합 휴양지.

단순히 녹차를 생산해 판매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보성하면 차밭과 보성다원이 떠오를 정도로 지역의 고유한 브랜드를 조성한지 오래다. 정식 명칭은 ‘대한다업(주)보성다원’으로 차의 역사를 찾아 올라가면 신라 선덕여왕 이후부터 남도의 명산에서 재배됐다는 얘기가 있다.

현대에 와서는 지난 1939년, 차에 대한 학술조사와 실지조사를 통해 보성(寶城)이 차 생산지로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 그리고 현재의 보성다원 입구 삼나무가로수길 1백미터 지점에 약 4천 5백평의 차나무를 심은 것이 보성지역 차 재배의 시초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유구한 역사와 특유의 멋을 자랑하는 보성다원의 녹차는 맛과 향이 야생차와 같은 유기농의 고급차가 생산된다. 또한 일교차가 크고 강수량이 많은 지역적 강점을 살려, 보성차원의 찻잎은 유난히 맑고 보드랍다. 그러나 차 맛이 좋고 나쁨을 탓하기 전, 보성다원을 둘러싸고 있는 녹차밭을 먼저 마주한 사람이라면, 흡사 초록색 융단 같은 다원의 경관이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이는 영화 ‘선물’, ‘목포는 항구다’, 드라마 ‘여름향기’, ‘하노이의 신부’등 무수히 많은 CF와 드라마, 영화 촬영지의 배경으로 보성다원이 이용되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짙푸른 삼나무가 늘어선 청량한 산책로와 울창한 아름드리 삼나무들은 주위에 인접한 율포 해수욕장과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소록도, 낙안읍성, 보길도 등과 함께 연중 관광객의 발이 끊이지 않는 유명 관광지로 보성다원을 뒷받침하고 있다.

게다가 일본, 싱가포르, 대만, 유럽 등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방문은 다시금 녹차의 땅, 보성다원을 찾게 하는 이유로 밑바탕이 된다. 반세기의 역사를 지니고, 온통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는 초록의 물결, 사계절 꽃이 지지 않는 아름다운 차밭에서 불어 오는 바람에는 싱그러운 녹차 향이 늘 함께 실린다.

문의 061)852-2593.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