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494호]2007-01-26 10:39

[강원도 용대리 황태마을] 황금빛 황태 물결과 넘실거리는 추억
"전형적인 농촌마을 탈피"
황태 특산물+관광지 접목

존재가 시드는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썩는 것과 마르는 것. 영하의 추위와 백두대간에서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을 곧이곧대로 맞으며 얼다 녹는 황태를 보다가 문득 ‘마르다’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썩기 전에 스스로 물기를 줄여나가면서 살고 싶음의 욕구를 표현하는 세상의 모든 피조물들의 존재 방식이 더할 나위 없이 커보였다.

내 안에 맞는 건조 방식에 다다르기도 전에 늘 방부제나 건조제를 서둘러 찾았던 일상들이 자연의 순응과 섭리, 생명이라는 기습 앞에 너무나 초라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겠다. 올 겨울도 여행에 기대어 살아가는 당신들에게 눈 내린 낭만이 가득하고 마음까지 풍성하게 해줄 황태마을, 강원도 인제 용대리를 추천한다.

김미경 기자 titnews@chol.com


"겨울의 낭만과 재미가 가득"
추위가 어깨를 들쑤시고 지나가는 이 무렵, 강원도 인제 황태마을을 방문하면 겨울의 낭만과 다양한 재미와 맞닥뜨리게 된다.
매해 겨울 2월말부터 3월초면 인제의 특산물 황태를 주제로 한 요리경연대회 및 직거래장이 펼쳐지는 ‘인제황태축제’가 열린다. 특히 올해부터는 온 가족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만해 아이스파크’가 오픈돼 사계절 내내 강원도의 명소와 명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제황태축제는 눈과 얼음썰매, 스노우모빌, 스케이트장, 얼음낚시터, 눈조각전, 문화체험까지 가능해 지역적 특성을 살린 마을축제의 재미를 더욱 쏠쏠하게 느낄 수 있다. 또한 축제를 통해 용대리의 황태를 널리 알리는 것은 물론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문화관광부 지정 사업으로 열리고 있다. 이미 그 전부터 용대리 황태마을의 이장을 비롯한 지역 주민과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용대리 황태마을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최대 황태의 주산지인 용대리는 전국적으로 명성이 높은 황태 덕에 산골마을치고는 꽤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어 전형적인 농촌 이미지를 탈피하고 새로운 체험과 모험이 가능한 관광단지로의 변화를 모색 중”이라며 “황태를 소재로 한 다양한 체험행사와 그 밖의 풍성한 공연, 직거래장 등을 마련해 향후 용대리가 강원도의 으뜸 명소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황태마을 주민들의 이러한 열정적인 마음 때문일까. 1999년 제 1회 황태축제만도 5만여명의 관광객이 찾아 2억원의 소득이 창출되는 효과를 거두었으며 해를 거듭할수록 주민들의 노고를 알기라도 하듯 ‘용대리’하면 ‘황태마을’이라는 이미지가 고취돼 전국에 황태를 알리는데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백두대간의 겨울바람이 불어오는 창밖의 고즈넉한 풍광에 심취해 있다 보면 나무 막대 사이로 켜켜이 줄지어 선 진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이 마을 용대리의 자랑 ‘황태’다.
강원도 인제에서 원통을 지나 한계령을 뒤로하고 진부령을 향하는 길에 위치한 인제군 북면 용대리는 우리나라의 최대 황태 덕장 마을로 전국에서 생산되는 황태의 70%가 이곳에서 생산되고 있다.

특히 명태가 얼고, 다시 녹는 반복을 통해 먹음직스럽고 노르스름한 황태로 거듭날 수 있는데 그러한 기후적 특성을 갖춘 용대리가 제격으로 알려지면서 그 유명세는 더해지고 있다.
용대리 주변에는 볼거리도 많다.
외가평에서 동남쪽 계곡 8km 지점에 있는 백담사, 원통으로 가는 길에 있는 십이선녀탕 계곡, 그리고 진부령 가는 길에 알프스스키장이 있고, 미시령 쪽엔 도적 폭포가 가히 유혹적이다.

용대리는 내설악의 관문으로서 등산객들에게는 최고의 코스로 꼽힌다.
백담사에서 수렴동계곡을 통해 가야동계곡이나 구곡담계곡을 거쳐 봉정암, 소청봉을 지나 대청봉에 이르는 설악산 등산코스는 내설악의 백미를 훤하게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겨울철이면 높이 88m 매바위의 인공빙벽이 산악 코스에 또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그 주변 일대에는 얼음썰매, 팽이치기 등 다양한 겨울 스포츠도 구비되어 있다.

미시령을 넘어서 속초까지 가는데 차로 20분이면 충분한 용대리는 주변 관광지로의 이동도 매우 편리해 자유롭게 여행하길 원하는 마니아층 및 일반인들에게까지도 매년, 매 계절마다 경유해 건너갈 수 밖에 없는 여행의 새로운 기점이 되고 있다.

취재협조 및 문의=용대황태축제추진위원회 033)636-6661, www.yongdaeri.com.


[강원도 용대리의 특산물, 황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산물 명태는 가공방법과 포획방법 등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얼리지 않은 것을 생태라고 일컬으며 말려서 수분이 말끔히 빠진 것을 북어, 반쯤 말린 것을 코다리라고 한다. 또 겨울철에 잡아 얼린 것을 동태라고 하며 산란기 중에 잡은 명태를 얼리고 말리는 과정을 반복해 가공한 것을 바로, 황태라고 부른다.

강원도 특유의 맑은 햇빛과 바람에 의해 1월초부터 3개월간 얼고 녹기를 반복하는 수고를 거쳐야 명태가 이내 황태로 만들어진다.
황태가 사람의 입에 들어가려면 33번의 사람 손을 거쳐야 하며 고단백 저지방 식품으로 원기 회복과 해독작용도 뛰어나 농촌 특산물 치고는 가격대가 비싼 편이다.

황태는 콜레스테롤이 거의 없고 명태가 마르면서 황태가 되면 단백질의 양이 2배로 늘어나 다이어트와 미용에 큰 효과를 나타낸다.
특히 간을 보호해 주는 메티오닌 등 아미노산이 풍부해 과음 후 해장용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용대리의 황태 명성은 입소문을 타고 전국 일대로 소개되고 있다.



[찾아가는 길]
▲승용차 : 서울에서 3시간 정도 소요된다.
서울→홍천→인제→원통→민예단지 삼거리(한계령과 갈림길)에서 진부령과 미시령 방향(좌회전)→백담사입구→용대삼거리(진부령과 미시령 갈림길)

▲시외버스 : 동서울터미널, 상봉터미널에서 원통 또는 용대리(백담사)행을 이용한다.

▲시내버스 : 원통터미널에서 하루 9차례 운행하고 있다.